독감백신 시장 ‘발 뺀’ SK바사…녹십자, ‘반사이익’ 기대
독감 환자 급감…코로나19·독감 백신 ‘동시접종’도 변수로
GSK 백신 품은 광동제약, 유통 경험 無…‘기대와 우려 공존’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올해 독감백신 시장은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겹치면서 여러 변수가 작용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시장 선두였던 SK바이오사이언스가 독감백신 생산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시장 파급력이 상당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여기에 올해 국가예방접종사업(NIP)의 대상자 범위도 축소되는 데다 지난해 독감 환자마저 급감하면서 접종률 급락에 대한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다국적제약사 독감백신의 국내 유통 파트너사 변화 역시 시장에 영향을 미칠 요소로 꼽힌다.

<메디코파마뉴스>는 올해 독감백신 시장 상황을 예측했다.

≫ SK바사, 코로나백신 ‘올인’…독감백신 생산중단, 600억 어디로?

지난해 하반기 SK바이오사이언스의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 4가’는 636억 원(아이큐비아 기준)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 국내 유통 독감백신 가운데 가장 많은 매출 규모다.

앞서 2019년 하반기, SK바이오사이언스의 독감백신 매출은 국가예방접종사업에 공급된 스카이셀플루 3가(87억 원)와 4가(129억 원)를 합쳐 216억 원이었다. 2020년부터 NIP 적용 백신이 4가로 일원화되면서 스카이셀플루 4가의 매출도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런데 지난 3월, SK바이오사이언스는 독감백신 생산 중단을 결정했다. 해외 수주 코로나19 백신 생산에 시설을 집중하겠다는 판단이었다. 올해 독감백신 시장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요인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독감백신 시장에서 발을 빼면서 스카이셀플루 4가의 매출은 GC녹십자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다국적제약사의 경우 독감백신 공급 물량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 GC녹십자의 4가 독감백신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는 513억 원의 판매고를 올렸다. 전년 같은 기간 GC녹십자의 독감백신 매출은 지씨플루(3가) 110억 원과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 123억 원을 더해 233억 원이었다.

경쟁 제품이 사라지면서 올해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의 매출액은 1,000억 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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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접종률·환자수·NIP·코로나 백신, 시장판도 가를 ‘변수’될까

독감백신 시장에 변화를 줄 또 하나의 요소는 접종률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8년 12월~2019년 1월 84만5,813명, 2019년 12월~2020년 1월 76만8,130명에 달하던 독감 환자는 2020년 12월~2021년 1월 1,402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년 새 독감 환자 수가 600분의 1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떨어진 것.

이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독감 의심 환자들이 선별진료소로 향하고, 재택근무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감염 위험도까지 떨어지면서 독감 환자 수 역시 급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변수는 또 있다. 코로나19 백신과 독감백신을 함께 접종했을 때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은 영향에 대한 우려다. 최근 높아지고 있는 코로나 백신 접종률과 반대로 독감백신을 찾는 인구는 줄어들 수 있다는 뜻이다.

두 가지 백신 접종으로 인한 의료현장의 과부하를 막고자 올해는 독감백신도 사전예약제로 운영될 가능성이 있다. 이 또한 독감백신 접종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한시적으로 확대 적용했던 독감백신의 국가예방접종사업 대상자 범위도 올해부터 다시 줄어든다. 당초 독감백신 대상은 만 65세 이상 고령자, 생후 6개월~만 13세, 임산부 등이었지만, 지난해에는 만 62세 이상 고령자, 생후 6개월~만 18세, 임산부로 확대 시행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1,898만 명이던 무료접종 대상자도 올해는 1,460만 명으로 대폭 감소한다.

유명 독감백신의 판매 업체가 바뀌는 것도 변수다.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GSK의 4가 독감 백신 ‘플루아릭스 테트라’의 판매 업체가 올해부터 GC녹십자에서 광동제약으로 변경된다.

앞서 이 제품의 판권을 가졌던 GC녹십자는 그동안 자사의 독감백신을 플루아릭스 테트라와 함께 판매하던 구조였다.

반면 광동제약의 경우 독감백신 판매 및 유통 경험이 없다. 플루아릭스 테트라 유통에 대한 우려와 기대가 공존하는 배경이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의료기관 방문 빈도 감소, 독감백신 이상반응, 사망신고 등에 대한 보도 등이 퍼지면서 이전 절기 대비 접종률이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났다”며 “코로나19 뿐 아니라 독감백신의 필요성과 안전성을 강조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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