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버스터 중심의 포트폴리오, 우수한 사업 안정성 ‘강점’
나보타 소송 일단락…향후 판매 추이, ‘모니터링 과제' 대상
“단기차입금 비중 높지만…현금동원력 우수, 문제 없을 듯”

▲ 사진=대웅제약 사옥 전경(제공: 대웅제약)
▲ 사진=대웅제약 사옥 전경(제공: 대웅제약)

대웅제약이 블록버스터 중심의 제품 포트폴리오에 대해 신용평가사로부터 후한 점수를 받았다. 다만, 이 회사가 현재 떠안고 있는 단기차입금 규모와 이제 막 소송전을 마친 나보타의 해외 매출추이가 향후 신용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핵심키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메디코파마뉴스>는 올해 신용등급 ‘A+’ 이상을 받은 국내 주요 제약사들의 신용평가보고서를 해부하고, 그 세 번째 편으로 대웅제약의 강점과 약점을 공개한다. 신용평가사는 한국기업평가(이하 한기평), 한국신용평가(한신평), 나이스신용평가(나이스평가)로 3개사다.

대웅제약은 한기평과 나이스평가로부터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 회사가 받아든 신용등급은 A+다.

신용평가사의 기업평가등급은 회사채를 기준으로 ‘AAA-AA-A-BBB-BB-B’ 순으로 매겨진다. 일반적으로 A 이상이면 우수한 등급으로 보고 있다. BBB는 원리금의 지급 확실성은 있지만, 환경변화에 따른 리스크의 존재 가능성을 열어둔 결과지다. B는 원리금 지급확실성 조차도 의문이 드는 상태를 말한다.

한기평과 나이스평가는 대웅제약에 대한 신용평점의 주요 근거로 대형품목 중심의 포트폴리오 및 연구개발역량에 기반한 사업 안정성을 높게 봤다. 또 이 회사 주력품목 중 하나인 나보타의 수출증대 등에 따른 외형 성장 및 수익성 회복을 향후 주목해야 할 이유로 들었다.

실제로 대웅제약은 간기능개선제 ‘우루사’ 등 자체 개발 품목과 도입 신약을 중심으로 지난해 연매출 100억 원 이상의 대형품목이 14개에 달한다.

한기평은 대웅제약의 주력 품목이 안정적인 실적을 내고 있는 데다 미국에서 나보타 소송도 일단락된 만큼 중장기적으로 이 회사의 외형과 수익성 모두 개선될 것으로 내다 봤다.

실제로 대웅제약은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대폭 개선됐다. 이 회사의 2분기 매출은 전년보다 20% 성장한 2,730억 원, 영업이익은 267억 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 같은 실적 성장에는 전문의약품(ETC) 부문의 매출 증가와 보툴리눔톡신 제제 ‘나보타’의 고성장이 원동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나보타 매출은 지난해 2분기 56억 원에서 올해 232억 원(국내 90억 원, 수출 142억 원)으로 4배 이상 뛰었다. 나보타의 美 유통사인 이온 바이오파마가 메디톡스와 소송 취하 합의를 이끌어낸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 회사가 떠안은 차입금은 해결 과제로 지목됐다.

앞서 대웅제약은 오송공장 시설투자 등으로 대규모 자금을 지출하면서 지난 3월 기준 총차입금이 4,452억 원으로 늘어났다. 한기평에 따르면 이 중 단기차입금은 1,473억 원으로 전체 차입금의 33%를 차지하고 있는 것.

대웅제약이 현재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2,193억원, 현금창출력은 3년 평균 729억 원 수준이다. 이 회사의 단기차입금이 전체 차입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수준임에도 한기평이 대웅제약의 유동성 대응력을 우수하다고 평가한 이유다.

나보타의 문제도 아직 남아 있다. 대웅제약은 내년까지 이 제품에 대한 3자 합의 이행과정에서 최대 5,050만 달러(한화 약 577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유출 할 수도 있다. 다만, 이 중 일부는 이미 올 1분기 자사주 매각(399억원)을 통해 지급을 완료했으며 나머지 분도 내년 3분기까지 수출 실적에 연동돼 로열티 형식으로 지급될 예정이어서 사실상 현금 유출 부담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대웅제약에 대한 나이스평가의 분석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나이스평가는 이 회사의 주요 모니터링 과제로 국내·외 나보타 판매실적 및 수익성 추이, 유무형 자산 및 지분투자 규모를 꼽았다.

일단 대웅제약은 현재로선 대규모 투자 부담은 없는 상황이다. 이를 감안할 때 이 회사가 향후 매출 성장을 바탕으로 EBITDA 마진율(EBITDA/매출액)이 12%를 상회하고 총차입금/EBITDA 지표가 2.5배 미만이라면 신용등급 상향도 가능하다고 내다 봤다.

반면, 이익 창출능력이 저하돼 EBITDA 마진율이 6%를 밑돌 경우에는 신용등급이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순차입금/EBITDA 지표는 일종의 이익 대비 채무를 나타내는 것으로 이 수치가 높을수록 기업에는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가령 순차입금이 200억 원이고 EBITDA가 100억 원일 경우 순차입금/EBITDA 지표는 2배가 된다.

한편 대웅제약의 상반기 EBITDA 마진율은 11.0%였다. 이 수치를 1분기만 따로 떼어 놓고 보면 12.2%로 상향기준을 웃돌았다. 앞서 2020년 이 회사의 EBITDA 마진율이 5.5%에 불과했던 만큼 최근 지표 개선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한국기업평가는 대웅제약에 대해 “대형품목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제대로 갖췄으며 수익성 저하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재무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나보타의 수출 증대 등에 따라 외형과 수익성 모두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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