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이슈 없는데…8거래일 연속 상승에 쏠리는 ‘의문’
감기 관련 주력 품목군 ‘고전’ 장기화…올해도 지지부진
현 분위기 끌고갈 모멘텀 부재…“보수적 투자 접근 필요”

▲ 사진=삼아제약 사옥 전경(출처: 삼아제약 홈페이지)
▲ 사진=삼아제약 사옥 전경(출처: 삼아제약 홈페이지)

삼아제약의 주가가 최근 급등세를 연출하고 있다. 지난해 급락한 실적을 만회할 만한 마땅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오랜만의 반등 시그널이다. 그러나 시장 분위기는 호의적이지 않은 모양새다. 상승 동력의 실체가 불분명한 데다 대기하고 있는 특별한 호재도 없다는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투자에 있어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삼아제약의 주가가 연일 우상향을 그리고 있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8일까지 8거래일간 하루도 빠짐없이 상승한 주가는 1만6,050원에서 2만700원으로 28.97% 올랐다.

거래량도 덩달아 폭발했다. 올해 들어 1만 건 이하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던 이 회사의 하루 거래량은 본격적인 상승세를 탄 시점부터 모두 3만 건을 훌쩍 넘어섰다. 이달 8일에는 16만9,248건으로 올해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지난 7월 기록한 최소 하루 거래량(1,561건)과 비교해 무려 108배 증가한 수치다.

최근까지 삼아제약의 주가가 1만5,000원~1만6,000원 박스권에 장기간 갇혀 있었고, 투자자들을 유인할 만한 실적 성적표나 상승 모멘텀이 사실상 부재했던 것을 감안하면 의외의 결과다.

실제로 이 회사의 현재 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 코로나19 이후 감기 진료 건수나 내원 환자가 감소하면서 주력인 소아과와 이비인후과 등의 감기약 처방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기준 전체 매출에서 호흡기계(63.2%), 항생제(2.8%), 해열진통소염(10.7%) 품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70%를 훌쩍 넘는 만큼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하반기 전망도 밝지 않다는 점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으면서 개인 위생에 대한 경각심이 최고조에 올라 있는 상태라 실적 반등 열쇠인 감기 환자의 증가를 사실상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록한 어닝쇼크가 올해도 이어지면서 연매출 500억 원 수성마저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배경이다.

특히 코로나19 이전, 안정적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한 영업이익률이 지난해와 올해 크게 훼손되면서 내실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것도 시장의 우려를 사고 있다.

여기에 현 시가총액(9.8일 종가 기준 1,319억 원)을 웃도는 1,669억 원의 순자산(올해 상반기 기준)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사업구조 개편이나 중장기 성장 모멘텀 발굴 움직임이 딱히 보이지 않는 점도 이 회사의 미래를 어둡게 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때문에 최근 삼아제약의 주가 흐름은 비정상적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기업가치를 새롭게 재평가할 만한 호재성 재료가 없는 상황에서 갑자기 거래량이 급증하고 주가 상승이 이어지는 것에 대해 의심해 봐야 한다는 것. 개인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배경이다.

제약바이오업계에 정통한 증권가 관계자는 “삼아제약은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주식이 66%에 육박해 유통되는 물량 자체가 많지 않은 데다 시가총액 규모도 크지 않은 만큼 어느정도 자본력을 갖추고 있으면 인위적인 시세 조정이 가능할 수 있다”며 “이유 없는 상승은 결국 제자리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최근 시장 분위기에 편승하기보다는 기업의 실적과 성장 잠재력을 최우선 평가 기준으로 놓고, 투자 여부를 결정해야 손실을 막을 수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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