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기업 22개사 30~40대 젊은 경영인 학력 해부
전체 22명 중 15명은 외국 학위자…美·英 순으로 많아
국내 대학 출신도 9명…서울대 4명, 연세대·동국대 순
경상대 출신 42% ‘최다’…대웅제약 대표만 제약학 전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제약업계가 3040 젊은피를 수혈하며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젊은 경영인들의 학력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0명 중 6명은 해외 유학파였으며, 5명 중 2명은 경영학 등 경상대 출신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우리나라 제약업계를 이끌어 온 초기 대표들이 국내 대학의 의·약학 계열 출신이 많았던 것과 비교했을 때 사뭇 다른 모습이다.

15일, <메디코파마뉴스>는 30~40대가 경영인으로 있는 22개 제약기업, 24명 대표의 학력을 해부했다.

≫ 10명 중 6명은 ‘해외파’…미국·영국 순

분석 결과, 15명은 해외 유학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13명은 미국 소재지의 학교에서 공부했으며, 2명은 영국 대학에서 수학했다.

국제약품 남태훈 대표(41세)는 메사추세츠주립대학교 보스턴에서 유학 생활을 마쳤다, 보령제약 장두현 대표(45세)와 보령홀딩스 김정균 대표(35세), 아주약품 김태훈 사장(39세)은 미시건대학교 출신이었다.

한미약품의 3남매도 해외 유학파 출신이다. 임종윤 사장(49세)은 보스턴 칼리지를 졸업했으며, 임주현 사장은 스미스대학, 임종훈 사장은 벤틀리대에서 유학 생활을 보냈다.

삼천당제약 전인석 대표(47세)와 삼아제약 허미애 대표(46세)는 각각 오리건대학교와 컬림비아대 버나드대에서 수학했으며, 일성신약 윤종욱 대표(35세)는 페이스대학 출신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연제약 유용환 대표(47세)와 하나제약 조동훈 부사장(41세)도 각각 펜실베니아대학교와 하와이주립대학교를 졸업했다. 일양약품 정유석 부사장(45세)은 뉴욕대학교 출신이다.

영국 소재의 대학 출신은 유유제약 유원상 대표(47세)와 삼일제약 허승범 부회장(40세)이다. 두 사람은 아일랜드 트리니티대학을 나왔다.

국내 대학 출신은 9명으로 이 중 서울대가 4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연세대, 동국대, 강남대 순이었다.

동아에스티 김민영 사장(49세)과 녹십자 허은철 대표(49세), 대웅제약 전승호 사장(46세), 환인제약 이원범 대표(47세)는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동문이다.

연세대학교 출신으로는 유나이티드 강원호 대표(45세)와 제일파마홀딩스 한상철 대표(45세), 녹십자홀딩스 허용준 대표(47세) 등 3명이다.

현대약품 이상준 대표(45세)와 경동제약 류기성 부회장(39세)은 각각 동국대학교와 강남대학교를 졸업했다.

 

자료 출처=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각사 반기 보고서, 메디코파마뉴스 재구성

≫ 경영학 전공 ‘최다’…어문 계열·음악과 전공 ‘특이력’도

그렇다면 젊은 경영인 24명의 전공은 무엇일까.

3040 대표들은 경영학을 가장 많이 전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동제약 류기성 부회장과 국제약품 남태훈 대표, 한미약품 임종훈 사장, 동아에스티 김민영 사장, 하나제약 조동훈 부사장 등 5명이다.

일양약품 정유석 부사장과 보령제약 장두현 대표, 삼아제약 허미애 대표, 유유제약 유원상 대표는 경제학을 전공했으며, 일성신약 윤종욱 대표는 금융학과를 졸업했다. 경상대 출신만 총 10명으로 5명 중 2명인 셈이다.

어문 계열과 음악을 전공한 대표도 눈에 띈다.

유유제약 유원상 대표는 경제학 뿐만 아니라 일본어학과를 공부했으며, 유나이티드 강원호 대표는 노어노문학을, 현대약품 이상준 대표는 독어독문학을 전공했다.

또한, 한미약품 임주현 사장은 스미스대학에서 음악과를 전공한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었다.

공대 출신 대표는 3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령홀딩스 김정균 대표와 제일파마홀딩스 한상철 대표는 산업공학을 전공했으며, 환인제약 이원범 대표는 재료공학과 출신이었다.

자연대는 2명으로 한미약품 임종윤 사장이 생화학을, 아주약품 김태훈 사장은 세포분자생물학을 전공했으며, 녹십자 허은철 대표는 식품공학과를 수학했다

대웅제약 전승호 사장만이 유일하게 제약학을 전공한 인물이었다.

과거 대부분의 제약사 대표들이 의·약대 출신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대조적인 모습이다.

실제로 한미약품 故 임성기 회장이나 동국제약 오흥주 대표이사 사장, 삼진제약 최승주·조의환 회장은 약대를 졸업한 약사 출신이었으며, 동화약품 윤도준 회장과 삼성제약 김상재 대표이사는 의대를 졸업한 재원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젊은 경영인들은 경영 공부에 좀 더 치중한 모습이다. 대학 졸업 후 MBA(Master of Business Administration, 경영학 석사 과정)를 밟은 대표들이 상당수를 차지한 것이다.

경동제약 류기성 부회장과 국제약품 남태훈 대표, 삼아제약 허미애 대표, 유유제약 유원상 대표, 유나이티드 강원호 대표, 현대약품 이상준 대표, 제일파마홀딩스 한상철 대표, 아주약품 김태훈 사장, 환인제약 이원범 대표, 대웅제약 전승호 사장, 녹십자홀딩스 허용준 대표, 삼천당제약 전인석 대표 등 12명이 국내·외 대학원에서 MBA 과정을 마쳤다.

특이한 점은 한미약품 임종윤 사장이다. 음악에 조예가 깊은 것으로 알려진 임 사장은 버클리음대에서 재즈 작곡 석사 과정을 공부했다.

보령홀딩스 김정균 대표는 중앙대학교 의약식품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녹십자 허은철 대표는 전공을 살려 서울대학교 대학원 생물화학공학 석사와 코넬대학교 대학원 식품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들도 글로벌 추세에 맞춰 좀 더 젊은 경영인이 회사를 이끌어가는 문화로 바뀌고 있다”며 “젊은 사장들은 경영수업을 받으면서 CEO 능력을 검증받거나 관련 학위를 취득하는 방법을 통해 전문성을 갖춰 왔다. 오너가로서의 책임의식과 전문성을 갖춘 CEO들이 전면에 나서게 된 만큼 향후 제약업계 판도에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메디코파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