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DV 2021서 BRAVE-AA1·BRAVE-AA2 결과, 탈모 범위 20% 회복 입증
BRAVE-AA1, 전체 654명 중 한국인 200명 참여…적응증 확대 ‘청신호’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자가면역질환으로 알려진 ‘원형 탈모증’에서 JAK 억제제가 성과를 냈다. 일라이 릴리의 올루미언트(성분명 바리시티닙)가 대규모 글로벌 3상 연구에서 주목할 만한 결과지를 받아든 것이다.

국내 상황도 올리미언트에 유리하게 돌아가는 분위기다. 이 약이 이미 류마티스관절염과 아토피피부염에 대한 적응증을 국내에서 획득한 데 이어 원형 탈모증에 대한 효능을 확인하는 글로벌 임상에서는 한국인 환자가 상당수 참여했기 때문이다.

그간 원형 탈모증의 경우 치료법이 없었던 만큼 올루미언트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지 관심이 쏠린다.

최근 온라인으로 열린 유럽피부과/성병학회(EADV, European Academy of Dermatology and Venereology) 2021년 연례학술대회에서는 올루미언트의 원형 탈모증 관련 2개의 임상 3상 결과가 발표됐다.

BRAVE-AA1과 BRAVE-AA2로 불리는 이 두 임상시험에는 탈모증 중증도 평가척도(SALT, Severity of Alopecia Tool) 50 이상의 중증 원형 탈모증 환자들이 참여했다.

SALT 점수 0은 탈모가 없음, 100은 완전한 탈모를 뜻한다. 등록 당시 참여 환자의 평균 SALT 점수는 85점이었으며, 두 임상의 1차 목표점은 36주 후 SALT 점수 20 이하 달성이었다.

두 임상에는 각각 654명과 546명이 환자로 등록됐다. 이 환자들은 올루미언트 4mg군, 2mg군, 위약군으로 3:2:2 배정해 1일 1회 복용했다.

그 결과 4mg군의 SALT 점수 20 이하 달성률은 AA1에서 35.2%, AA2에서 32.5%로 나타났다. 4mg군의 반응은 4주만에 나타났으며 이후 반응률은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1차 종료점인 36주에도 반응률 곡선은 상향하고 있었다.

2mg군의 경우 24주부터 위약 대비 유의미한 반응을 보였지만, 4mg 반응률에 절반 수준이었다.

36주에서 2mg군의 SALT 점수 20 이하 달성률은 AA1에서 21.7%, AA2에서 17.3%로 나타났다. 위약군의 경우 각각 5.3%, 2.6%에 불과했다.

2차 평가변수에 포함된 눈썹 및 속눈썹의 재성장(등록당시 각 탈모 기준점수 2점 이상인 환자의 0~1점 도달률)에서도 올루미언트 4mg군 31~35%, 2mg군은 14~19%, 위약군은 3%로 나타나며 효과를 확인했다.

안전성 이슈도 허용 가능한 수준이었다. 가장 흔히 발생하는 이상반응은 상기도 감염, 비인두염, 요로감염, 두통 등이었으며 경증~중등도 수준이었다. 부작용으로 인한 중단 비율은 두 임상 모두에서 3% 이내였다.

이날 발표를 맡은 브렛 킹(Brett King) 예일의대 피부과 교수는 “원형 탈모증은 삶의 질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흔한 장애”라며 “지속적인 효능과 안전성 확인을 위해서는 더 오랜 추적 관찰이 필요하지만, 이번 결과가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치료법이 될 가능성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원형 탈모증 환자는 국내에서도 늘어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원형 탈모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2010년 13만6,740명에서 2019년 17만4,605명으로 27.7% 증가했다. 코로나19 영향이 있던 지난해(17만2,090명)를 제외하면 환자수는 매년 증가하는 모양새다.

다행인 건 올루미언트가 국내에 출시할 기반을 이미 마련했다는 점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19년 3월과 7월, BRAVE-AA1과 BRAVE-AA2 연구의 국내 실시를 잇따라 승인한 뒤 각각 11개, 7개 기관에서 연구를 진행하며 한국인 데이터를 만들었다.

특히 BRAVE-AA1 임상의 경우 당초 계획했던 725명의 글로벌 환자 가운데 한국인 수는 207명에 달한다. 실제 등록 환자는 글로벌 환자 수가 줄고 한국인은 더 늘어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같은 한국인 환자의 비율은 글로벌 신약의 임상 연구 가운데 이례적이다. 이는 올루미언트의 국내 원형 탈모증 적응증 확대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화이자의 JAK 억제제 후보물질 리틀레시티닙이 최근 원형 탈모증 임상에서 1차 목표점을 달성하고 세부 데이터 공개를 앞두고 있다. 이 약 역시 2019년 10월 식약처로부터 국내 임상을 허가받고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다만, 올루미언트의 경우 앞서 아토피 피부염 분야에서 글로벌 승인에서 앞서가다 린버크(성분명 유파다시티닙) 등 후발 JAK 억제제와 간접 비교 시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원형 탈모증 치료 영역에서도 같은 상황이 반복될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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