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發 요소수 ‘대란’…제약업계는 관련 민원 제기 ‘0건’
1톤 트럭·단거리 운행 위주 제약업계, 의약품 유통 ‘정상’
일부 업체, 정부 수급대책 ‘예의주시’…판매사 접촉 시도도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중국發 요소수 품귀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제약업계의 관련 민원은 아직 한 건도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본지 취재 결과 확인됐다. 의약품 유통에 사용되는 차량 대다수가 경유(디젤) 차량이지만 사전에 비축해둔 물량이 넉넉한 데다 단거리 운행 위주로 운영되는 만큼 현재까지 직접적인 타격이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일부 업체들의 경우 정부의 수급대책을 예의주시하며 지속적으로 요소수 판매업체와 접촉을 시도해 물량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9일 정부와 정유업계 등에 따르면, 중국의 수출 제한 정책으로 요소수 생산 원료인 요소 재고가 이달 말 바닥을 드러낼 전망이다.

요소수는 경유 차량에서 나오는 발암물질인 질소산화물을 물과 질소로 바꾸는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에 들어간다. 현재 운행되는 경유 화물차 330만 대 중 60%인 200만 대 정도에 SCR이 부착됐는데, 해당 차량은 요소수가 없으면 아예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문제는 우리나라에서 사용하고 있는 요소수 생산 원료인 요소는 대부분 수입 제품으로 중국산이 전체 사용량의 97%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중국이 원자재 부족을 이유로 요소수 생산과 수출을 통제하면서 품귀 현상을 빚게 된 것이다.

국내 요소수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롯데정밀화학도 이달 말까지 요소수를 생산할 수 있는 재고만 보유하고 있는 상태다. 다른 업체들 역시 상황은 비슷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요소수 품귀 현상이 심화되면서 물류대란 발생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는 의약품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의약품유통업계 역시 대부분 경유 차량을 이용하는 실정이라 당장 요소수 수급이 어려울 경우 상당한 경제적 피해를 부를 수 있다.

무엇보다 의약품 배송에 차질이 생길 경우 국민 건강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악의 경우 제때 약이 배송되지 않아 환자가 치료를 못받을 수도 있는 상황인 것.

하지만, 의약품유통업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도 크게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미 비축된 물량이 상당한 데다 대부분 소형 화물차에 단거리 시내 주행 위주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버틸 여력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한국의약품유통협회 관계자는 9일 <메디코파마뉴스>와의 통화에서 “회원사들이 요소수 품귀 현상과 관련해 심각하다고 생각했다면 당장 민원을 제기해 협회 현안으로 올렸겠지만 문제를 제기한 업체가 단 한 곳도 없다”며 “주로 장거리 운행이 많은 대형 화물차를 운영 중인 물류업계는 심각한 문제지만 1t 미만의 화물차가 주를 이루는 유통업계는 절박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대형 화물차는 보통 300~400㎞를 주행하려면 요소수 10ℓ가 필요하다. 반면, 의약품 운반 차량은 대부분 1t 미만으로 한 번 요소수를 넣으면 1달까지 운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의약품유통업계가 요소수 사태에 미온적으로 대처하는 이유다.

앞서의 관계자는 “이 사태가 장기화되면 회원사들에게도 분명히 영향이 있겠지만 현재까지는 의약품 배송이 정상적으로 잘 이뤄지고 있다”며 “협회에서도 지속적으로 지켜보며 향후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업체에서는 자체적으로 요소수 확보에 나서는 등 향후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현재까지는 사전에 구매한 비축분을 통해 의약품을 정상적으로 배송하고 있다”면서 “향후 이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정부의 대응책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요소수 판매업체와 접촉해 물량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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