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노안치료제 부이티 승인…점안제 형태, 투약 후 6시간 효과 지속
기존 쓰이던 성분, 국소 작용제…韓 가교임상 문제되지 않을 듯
국내 허가신청 가능하지만…본사發 한국시장 우선순위 판단이 ‘관건’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애브비가 개발한 노안 치료제 부이티(미국 제품명 Vuity)의 국내 도입 시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출시를 위한 별도의 가교임상(해외 의약품에 대한 한국인 안전성 평가)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은 일단 긍정적이지만, 한국시장의 우선순위를 바라보는 글로벌 본사의 판단이 출시 시점을 가를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식품의약국(FDA)은 노안을 치료하는 전 세계 첫 안약 형태의 제품인 부이티를 승인했다.

이 약은 애브비가 지난 2019년 73조 원이라는 거금으로 인수한 앨러간이 개발하던 제품으로 무스카린 수용체 작용제로서, 아세틸콜린 유사물질인 필로카르핀을 주성분으로 한다. 이 성분은 수정체를 탄력적으로 만들어 근거리 시력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원거리 시력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게 사측의 설명이다. 여기에 약물이 눈물막의 생리학적 농도에 빠르게 최적화될 수 있도록 개발된 pHast라는 기술도 적용됐다.

실제로 부이티는 임상 결과, 점안 후 15분 내에 작동해 이를 6시간가량 유지하면서도 심각한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마이클 세베리노 애브비 부사장은 “부이티는 노안에 대한 치료 접근 방식을 바꿀 것으로 기대된다”이라며 “이번 FDA 승인은 기존 치료의 한계를 뛰어 넘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 GEMINI1/GEMINI2 임상 기반 승인…국내 도입 ‘미지수’, 본사 판단이 ‘관건’

지난해 10월, 애브비는 AGN-190584(부이티의 개발명)에 대한 주목할 만한 탑라인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애브비는 AGN-190584의 효능, 안전성, 내약성을 평가한 2종의 임상 3상 연구인 GEMINI1와 GEMINI2 결과, 1차 목표점을 충족했다고 밝혔다.

GEMINI1의 1차 목표점은 저조도, 고대비, 양안 DCNVA(원거리 교정 상태의 근거리 시력) 조건에서 위약 대비 원거리 시력 영향에 대한 판단이었고 GEMINI2는 근거리 시력의 개선을 평가하는 것이었다.

연구 결과, 두 임상시험 모두 1차 목표점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지를 받아냈다.

GEMINI1의 세부데이터는 지난 4월 열린 2021년 미국백내장굴절수술학회(ASCRS) 연례회의에서 공개됐다.

323명이 부이티군과 위약군으로 무작위 배정된 이 연구는 30일 동안 1일 1회 점안해 결과를 도출했다.

그 결과, 판독 차트에서 추가적인 3줄 이상 읽기가 가능한 비중이 30일째에 투약 후 3시간에서 22.5%, 6시간에서 9.7%로 나타났다. 15분 내의 빠른 작용과 최대 6시간의 지속시간을 확인한 셈이다.

2줄 이상 읽기가 가능한 비중은 75%였으며 93%가 일광 내 포토픽(photo peak, 광전피크) 테스트에서 20/40 시력을 달성했다.

연구에서 심각한 부작용은 관찰되지 않았으며 참가자의 5% 이상에서 나타난 이상반응은 두통이었다. 대부분은 경미하고 일시적이었으며 부작용으로 인한 투약 중단은 1.2%에서 나타났다.

애브비는 이 결과와 427명이 참여한 GEMINI2 임상결과를 결합해 FDA의 신약 검토 자료에 추가했다. 그 결과 이번 FDA 승인이 이뤄진 것.

앞서의 GEMINI1, GEMINI2 모두 미국 내 시험기관에서만 임상시험이 이뤄졌다. 일반적인 신약의 경우 국내에 허가신청을 위해서는 최소한 한국인 대상의 가교임상이 필요하다. 현재까지 부이티의 한국인 대상 임상 계획은 없는 상태다.

다만 부이티의 주성분인 필로카르핀은 기존에 동공 축소제, 혹은 녹내장 치료제로 사용되던 성분인 데다 국소적으로만 작용하기 때문에 한국인 대상의 가교임상은 허가신청에 걸림돌이 되진 않는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노안 치료제에 대해 국내에서도 관심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다만 허가를 위해서는 한국시장에 대한 글로벌 본사의 판단이 이뤄져야 하는데 빠른 출시가 가능할 지는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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