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쎈트릭·옵디보, 초기 비소세포폐암 보조요법 데이터 도출
“EFS 및 pCR 1차 목표점 달성, 재발율 감소 자체로 의미 커”
키트루다 등 면역항암제 보조요법 옵션 결과, 다수 대기 중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초기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에게 면역항암제를 보조요법으로 사용하는 연구 결과들이 연달아 나오고 있다. 수술이나 항암화학요법 이후 재발 가능성을 낮추거나 수술 전 사용해 완전 관해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데이터다.

그간 면역항암제 개발은 수술이 불가능한 상태의 말기 환자들을 중심으로 진행돼 왔다. 이를 통해 말기 비소세포폐암 분야에서는 기존 표적항암제 외에도 다양한 면역항암제 옵션들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1~3기에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 옵션의 확장은 속도가 더딘 모습이었다. 최근 이뤄지고 있는 면역항암제의 보조요법 사용 연구가 주목되는 배경이다.

≫ 티쎈트릭 보조요법, 美 허가…일각, PD-L1 발현율 따른 결과차 ‘한계’ 지적도

지난달 미국식품의약국은 PD-L1 발현율 1% 이상의 2기~3A기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로슈의 티쎈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과 백금기반 화학요법의 병용치료를 승인했다.

비소세포폐암에서 면역항암제의 보조요법 승인은 티쎈트릭이 처음이다.

이번 승인은 지난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21년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된 티쎈트릭의 IMPOWER010 연구의 결과가 기반이 됐다.

발표에 따르면, 티쎈트릭과 화학요법의 병용치료를 대상 환자에게 보조요법으로 사용할 경우 환자의 질병 재발 또는 사망 위험이 34%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임상 시험에는 PD-L1이 발현되지 않는 음성 환자도 포함됐지만, 이점은 나타나지 않았다. 또한 1B기 환자의 데이터는 결론을 내기에 추적기간이 모자랐다.

이에 로슈는 2~3A기 PD-L1 양성 그룹을 대상으로 티쎈트릭의 수술 후 보조요법 적응증을 신청하고, 지난 8월 초 FDA 우선심사 절차에 들어갔다.

당시 로슈 관계자는 절제 가능한 비소세포폐암의 치료제 시장 규모를 20~30억 달러(2조3,604억 원~3조5,406억 원)로 예측한 바 있다.

다만, 이 약을 수술 후 보조요법에 쓰는 것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지난 9월 열린 유럽종양학회(ESMO) 연례학술대회에서 공개된 하위분석 데이터에 따르면, PD-L1 발현율이 1~49%인 환자의 경우 이 보조요법을 통한 재발 또는 사망 위험 감소가 13%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표적치료제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EGFR 또는 ALK 양성 환자를 제외한 후에도 PD-L1 발현이 낮은 환자군에서는 여전히 재발 또는 사망 위험 감소가 18%로 낮은 결과를 보였다.

당시 이 하위그룹 데이터를 두고 진행된 토론에서는 PD-L1 발현이 50% 미만인 환자에게 티쎈트릭의 보조요법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회의론이 나오기도 했다. 또 해당 요법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수명 연장을 확인할 수 있는 전제 생존기간(OS)에 대한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 옵디보 수술 전 보조요법, CheckMate-816서 1차 목표 '합격점'

BMS와 오노약품공업의 면역항암제인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도 이달 초기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보조요법 사용에 대한 긍정적인 데이터를 도출해냈다.

티쎈트릭이 수술 후 보조요법의 최초 승인이었다면 옵디보는 수술 전 보조요법으로서 첫 옵션이 될 가능성을 높인 것.

이 연구는 절제 가능한 1B~3A기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CheckMate-816 연구의 중간 결과로, 옵디보와 항암화학요법의 병용 치료가 항암화학요법 단독치료 대비 1차 목표점인 무사건 생존기간(EFS)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개선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CheckMate-816 연구에서는 옵디보와 항암화학요법을 수술 전 보조요법으로 사용할 경우 병리학적 완전 관해율(pCR) 역시 유의하게 개선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옵디보로 보조요법을 진행한 환자의 완전 관해율은 24%에 달한 반면 화학요법 단독치료군의 완전 관해율은 2.2%에 불과했다.

이번 임상에 참여한 이승룡 고려의대 교수(고대구로병원 호흡기내과)는 <메디코파마뉴스>와의 통화에서 “무사건 생존기간과 완전 관해에 대한 1차 목표점 달성은 일단 재발율이 줄었다는 자체로 의미가 있다. 특히 완전 관해율을 높였다는 것은 환자의 예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티쎈트릭과 옵디보의 이번 결과 외에도 초기 비소세포폐암에서 면역항암제의 보조요법 사용에 대한 연구결과는 향후 연이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면역항암제의 대표격으로 볼 수 있는 MSD社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의 수술 후 보조요법 사용에 대한 KEYNOTE-091 연구 결과는 내년 발표가 예상된다.

비소세포폐암에서 키트루다의 사용이 가장 많은 만큼 결과에 대한 시장의 기대도 큰 상황이다.

옵디보의 수술 후 보조요법 사용을 평가하는 ANVIL 연구 역시 내년 중 발표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앞서의 이승룡 교수는 “면역항암제의 보조요법 사용에 대한 연구가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고 결과가 도출되고 있는 만큼 향후 초기 비소세포폐암 환자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재발율을 낮출 수 있다는 현재 데이터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 이상반응도 크지 않은 만큼 빠르게 임상에 적용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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