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케어 파트B, 148.5$→170.1$, 14.5% 인상…사상 최대규모
당국 “물가 상승에 아두헬름 약가 절반 커버 위해 보험료 인상”
시민단체 반발 “아두헬름, 혜택제공 입증 없이 부담불가 가격 책정”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미국 정부가 운영하는 국가 건강보험인 메디케어가 내년 보험료를 사상 최대치로 인상한다. 메디케어는 가입자가 노년층과 장애인 등 6,000만 명에 달해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당국이 보험료 인상의 배경으로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누맙) 약가 부담을 인상 배경으로 꼽으면서 반발이 커지고 있다.

최근 메디케어 및 메디케이드 서비스센터(CMS)는 내년 메디케어 파트B(외래 의료비 보장)의 매달 보험료를 170달러 10센트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올해 매달 보험료인 148달러 50센트에서 14.5% 올린 것.

가입자가 외래 의료비 보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매달 21달러 60센트의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그간의 메디케어 보험료 인상 가운데 최대 규모다.

CMS는 물가인상으로 인한 보험료 인상과 함께 ‘비상준비금’ 마련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새로운 알츠하이머 치료제의 향후 보장 가능성에 불확실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 새로운 알츠하이머 치료제는 바이오젠이 지난 7월 미국식품의약국(FDA)로부터 승인을 획득한 아두헬름을 의미한다. CMS는 내년부터 아두헬름의 약가 절반을 보장하기로 결정했다. 결국 이번 대규모 인상의 배경에는 아두헬름의 메디케어 보장이 중요한 원인이 된 것.

아두헬름은 미국 표시가격이 환자 1인당 연간 5만6,000달러(한화 6,650만 원)에 달하는 고가 치료제다. 문제는 아두헬름의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남아있다는 것. 이에 시민단체는 아두헬름의 보장을 취소하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워싱턴 D.C에 기반을 둔 시민단체인 Public Citizen's Health Research Group은 성명서를 통해 “FDA의 무모한 결정(아두헬름 승인)이 모든 파트B 가입자들에게 상당한 재정적 부담을 지게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두헬름은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혜택이 있다는 것을 입증하지 않았지만, 부담하기 어려운 연간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며 “아두헬름이 인지적 이점을 제공한다는 실질적 증거가 있을 때까지 메디케어 보장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시민단체인 American Association of Retired Persons도 아두헬름의 메디케어 보장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다.

성명서에서 “대형 제약사의 터무니없는 가격 책정에 미국의 노인들과 납세자들이 대가를 치러야 하는 상황”이라며 “높은 가격을 책정하면 약이 필요한 사람뿐 아니라 모두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두헬름은 허가 과정에서부터 논란이 있었다. 허가 과정에서 전문가 자문기구가 승인을 반대했음에도 FDA가 허가를 내어줬기 때문이다.[관련 기사 : 치매신약 아두헴 허가 후폭풍…FDA, ‘불신의 아이콘’ 되나]

FDA의 허가 이후 학계에서는 “사상 최악의 결정”이라는 강력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효과와 안전성이 승인할 만큼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었다.

실제로 유럽에서 아두헬름의 허가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럽의약품청(EMA)의 인체용 의약품위원회가 11월 회의에서 아두헬름의 승인 반대 의견을 낸 것. 사실상 승인이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FDA의 전례처럼 유럽에서도 전문가 위원회의 의견을 무시하고 아두헬름의 승인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아두헬름은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에도 승인 절차에 들어가 있다. 국내에서 역시 아두헬름에 대한 의견은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아두헬름의 승인이 이뤄진다면 이는 국민건강보험 적용 문제로 당연히 이어질 것”이라며 “약가 부담이 크고 효과, 안전성 이견이 있는 신약에 대한 문제는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문제”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메디코파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