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PEROR-PRESERVED, 박출률 50% 이상 보존 하위그룹 분석 공개
만성 이어 급성도, EMPURSE 결과에 시선집중…“확증적 결과”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글로벌 심장 석학들이 모이는 미국심장학회(AHA)에서 SGLT-2 억제제 자디앙(성분명 엠파글리플로진)이 다시금 주목할 만한 성과를 보고했다. 당초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된 SGLT-2 억제제가 심부전으로 영역 확장을 완성하는 단계에 올라섰다는 평가다.

앞서 지난 8월 자디앙은 유럽심장학회(ESC)에서 좌심실 박출률 보존 만성심부전(HFpEF)에 대한 임상연구인 EMPEROR-Preserved 결과를 보고하며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이달 14일(현지시간) 미국식품의약국(FDA)이 만성심부전 환자에게 박출률 정도와 무관하게 자디앙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우선 심사(Priority Review)를 결정한 것도 그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 13일부터 이틀간 열린 미국심장학회 2021 온라인 연례학술대회에서 자디앙의 두 가지 인상적인 임상연구 결과가 추가로 발표됐다. EMPEROR-Preserved 임상연구에서 박출률을 50% 이상 보존하고 있는 만성심부전 환자군의 하위분석 결과와 함께 급성심부전에서 자디앙의 효과를 확인한 데이터가 나온 것.

이를 통해 SGLT-2 억제제가 심부전 치료의 핵심이 될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 박출률 50% 이상 보존 하위그룹 분석 결과, 위약 대비 17% 입원 감소

박출률 보존 심부전과 박출률 감소 심부전(HFrEF)은 일반적으로 좌심실 박출률 40%가 기준이다. 이는 30여년간 사용된 지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지표로 환자를 구분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박출률 감소 심부전의 경우 기존에 사용 가능한 치료제가 존재했지만, HFpEF에는 뚜렷하게 권고되는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박출률 40~50%의 환자에게도 HFrEF 치료제가 효과를 보인다는 보고가 나오면서 이 기준의 재정립 목소리가 나온 것.

노바티스의 엔트레스토(사쿠비트릴/발사르탄) 역시 이 박출률 40~50% 환자군에서 효과를 보인다는 결과를 발표하면서 FDA가 ‘박출률이 정상수치보다 낮을 경우(의사 판단에 의해) 사용할 수 있다’고 적응증을 다소 모호하게 변경하기도 했다.

반면 50%의 이상 박출률이 유지된 환자에 대한 치료제는 여전히 요원한 상황이었다.

지난 8월 유럽심장학회에서 박출률 40% 이상의 박출률 보존 심부전 환자에서 자디앙이 위약 대비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또는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을 21% 감소시킨다는 결과가 발표됐을 당시 하위분석 데이터에 궁금증이 컸던 배경이다.

이 하위분석 결과는 일단 기대를 만족시킬 만한 수준으로 보인다. 박출률 50% 이상을 유지하고 있는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하위분석에서 1차 목표점인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또는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이 위약 대비 17%까지 유의미하게 감소한다는 결과가 나온 것.

EMPEROR-Preserved의 책임 연구원인 스테판 앵커(Stefan D. Anker) 교수는 미국심장학회 발표에서“이번 결과는 가이드라인에서 박출률 보존 심부전으로 간주(박출률 50% 이상)되는 환자에게 유의미한 효과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발표에 따르면 자디앙 복용에 따른 삶의 질을 판단하는 캔자스시티 심근병증 설문지(KCCQ)에 있어서도 40~50% 박출률을 가진 환자군과 50% 이상인 환자군에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심장기능상실 중증도 척도인 NYHA 기능 등급 감소 수준 역시 두 그룹 간 차이가 없었다.

이에 대해 앵커 교수는 “이 결과는 현재 박출률 보존 심부전 환자로 간주하는 환자의 결과를 개선하는 최초의 대규모 증거”라고 전했다.

이번 결과를 통해 현재 진행 중인 박출률 보존 심부전에 대한 FDA의 자디앙 적응증 우선 심사가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올해 안을 목표로 진행 중인 국내 심부전 적응증 확대 신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급성심부전 후 자디앙 복용…임상 이점 경험 확률 36%↑

만성심부전에서 이 같은 성과를 낸 자디앙은 같은 미국심장학회에서 또다른 심부전 관련 임상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급성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인 EMPULSE 연구의 결과를 발표한 것.

이 연구는 총 530명의 급성 심부전으로 입원한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입원 직후 치료에 이어 자디앙을 복용하는 것이 급성심부전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지 확인하는 게 이 연구의 목표였다.

참가자들은 위약군과 자디앙군으로 나눠 3개월간 1일 1정을 복용했다. 그 결과 3개월 후 위약군에 비해 자디앙군에서 임상적 이점을 경험할 확률이 36%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는 사망률의 경우 위약군이 8.3%, 자디앙군이 4.2%로 나타났으며 심부전 관련 사건 발생은 위약군 14.7%, 자디앙군 10.6%를 보였다.

발표를 맡은 아드리안 부어스(Adriaan A. Voors) 교수는 “이번 결과는 그간 EMPEROR-Reduced, EMPEROR-Preserved, DAPA-HF(다파글리플로진 임상) 등에서 누락됐던 연결고리를 확인하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간 급성심부전 환자에게 만성심부전 치료제를 사용하는 데 주저함이 있었다”며 “이번 결과는 이를 ‘확증적’으로 만들어줬다. 케톤산증, 저혈압 등이 발생하지 않았으며 15일 뒤 사라지는 약간의 신장기능 저하만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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