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상장 제약바이오기업 40개사, 근속연수 해부
직원 근무 가장 짧은 곳은 SK바사…씨젠·SK바이오팜·휴젤 순
4곳 중 1곳 10년 이상 근속…동화·유한·삼진·일동·부광 順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근속연수는 ‘좋은 기업’을 판단하는 주요 지표 중 하나로 꼽힌다. 장기근속자가 많은 회사일수록 급여를 비롯한 근무환경이 좋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평균 근속연수는 얼마나 될까.

1일 <메디코파마뉴스>는 2021년도 3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한 제약바이오기업 40곳의 분기보고서를 통해 기업별 평균 근속연수를 들여다 봤다.

분석 결과, 제약바이오사 40곳의 평균 근속연수는 7.5년으로 나타났다.

최근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상장법인과 공공기관 근로자의 성별임금격차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남성 평균 근속연수는 12.2년, 여성은 8.2년이었다.

이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2020년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상장기업 및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에 올라온 개별 공공기관 2,149곳의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다.

일반적으로 제약바이오산업을 제조업으로 분류하는 만큼 이 분야(1,380곳)만 따로 떼어내서 봐도 평균 근속연수는 남성 12.7년, 여성 8.4년으로 나타났다.

≫ 바이오기업, 평균 근속 5년 아래 수두룩…SK바사·씨젠, 가장 짧아

국내 주요 바이오기업들에서 장기근속 직원들은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실제로 평균 근속연수가 5년 미만인 곳도 8곳에 달했다.

근속연수가 가장 짧은 곳은 SK바이오사이언스였다. 이 회사의 직원들이 근무한 평균 일수는 1.1년에 불과했다. 성별로는 남성이 1.2년, 여성이 11개월이었다.

씨젠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의 평균 근속연수는 2.7년에 불과했다.

두 기업 모두 코로나19 사태로 최근 급성장한 대표적인 국내 바이오기업이다. 다만 두 회사 모두 신규 인력 채용이 늘어나면서 평균 근속연수을 일정 부분 끌어 내린 것으로 보인다.

평균 근속연수가 3년에 머무르는 기업도 5곳에 달했다. SK바이오팜은 근속연수가 3.2년에 불과했으며, 휴젤, 삼성바이오로직스, 바이오니아도 직원들이 회사를 다닌 기간은 3.3년에 그쳤다. 동구바이오제약도 평균 근속연수가 4.8년으로 확인됐다.

셀트리온 역시 매출과 인력 대비 평균 근속연수는 상당히 짧았다. 올해 3분기에만 4,010억 원의 매출을 올린 이 회사의 직원수는 2,169명인데 근속연수는 5.1년에 불과했다.

이 같은 바이오기업들의 짧은 근무기간을 두고 신규 채용과 인력 이탈이 맞물리면서 발생한 현상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최근 제약바이오산업이 코로나19 대유행 사태를 겪으면서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손꼽히자 기업들이 신약 개발이나 진단키트, 새로운 의료기기를 만들어 내기 위해 인력 확보에 주력하면서 만들어진 상황이라는 것.

실제로 지난해부터 공격적으로 인력을 채용해온 씨젠의 경우 작년 3분기 476명이었던 직원이 올해는 985명으로 증가했다. 이 때문에 이 회사의 평균 근속연수는 3.1년에서 2.7년으로 내려 앉았다.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각사 분기 보고서메디코파마뉴스 재구성
▲ 자료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각사 분기 보고서, 메디코파마뉴스 재구성

≫ 40곳 중 10곳, 근속연수 10년 이상…가장 긴 곳은 동화약품

제약기업의 상황은 어떨까.

제약바이오사 40곳 중 10곳은 평균 근속연수가 10년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직원들의 근속연수가 가장 긴 곳은 동화약품이었다. 이 회사의 평균 근속연수는 13.5년으로 40개사 중 유일하게 13년을 넘었다. 성별로는 남성이 14.2년, 여성이 11.6년으로 2.6년 차이를 보였다.

12년 이상인 곳은 유한양행과 삼진제약, 일동제약 3곳이었다.

유한양행의 평균 근속연수는 12.7년이었는데, 남성이 13.7년, 여성이 9.7년으로 4년의 차이를 보였다.

삼진제약도 직원들의 이직이 적은 곳이었다. 평균 근속연수가 12.6년으로 유한양행의 뒤를 이었다. 성별로는 남성이 12.9년, 여성이 11.8년으로 성별 격차도 1.1년으로 비교적 적었다.

일동제약도 평균 근속연수가 12년으로 상위권에 속했다. 남성 11년, 여성 12년으로 성별 격차도 크게 벌어지지 않았다.

이어 ▲부광약품(11.6년) ▲신풍제약(11.5년) ▲동아에스티(11.1년) ▲국제약품(10.8년) ▲영진약품(10.6년) ▲한독(10.1년) 순으로 뒤를 따랐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제약바이오산업은 원래부터 영업사원의 이직이 잦아 근속연수가 길지 않은 곳이었다”며 “여기에 코로나19 사태 이후 연구개발 중요성이 확산되면서 관련 인력의 이직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수혜기업이 급성장하면서 신규 인력 채용이 활발하게 이뤄지다 보니 근속연수가 더 낮아진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그렇다고 해도 급여나 근무환경, 복지 등만 뒷받침된다면 장기간 근무하는 직원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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