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제약바이오기업 50곳, 2021년 교육비 지원 해부
2곳 중 1곳, 교육비 투자 감소…10만 원도 안쓴 곳 ‘수두룩’
직원 1인당 1백만원 이상 투자한 기업 10곳 중 1곳에 불과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교육은 백년대계(百年大計)’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이는 제약바이오업계에는 적용되지 않는 얘기로 들린다. 올 들어 제약바이오기업 2곳 중 1곳은 교육비 투자가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직원 한 명을 양성하는데 들인 교육비 역시 100만 원을 넘긴 곳은 10곳 중 1곳에 불과했다.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연구개발 인력과 영업맨을 키워내야 하는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인재 양성’ 투자에 소극적으로 대응한다는 지적이다.

3일 <메디코파마뉴스>는 국내 주요 상장 제약바이오기업 50곳의 3분기 보고서를 토대로 각사 직원들에 대한 ‘교육훈련비’ 투자 현황을 분석했다.

신종감염병 대유행 이후 우리나라는 코로나19 백신의 글로벌 생산기지로 떠오르면서 관련 기업들이 인력 채용을 대대적으로 확대했다.

하지만, 이렇게 고용을 늘리고도 직원들에 대한 제약바이오기업들의 교육비 투자는 인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본지 분석 결과, 상장 제약바이오기업 중 1인당 교육비로 100만 원 이상을 지출한 곳은 단 5곳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10곳 중 1곳만이 그나마 최소 수준의 직원 교육비를 투자하고 있던 셈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교육훈련비로 가장 많은 비용을 지급한 곳은 삼성바이오로직스였다. 이 회사는 올해 3분기까지 총 62억4,000만 원의 교육비를 지원했다. 46억2,000만 원을 투자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5.10% 증가한 규모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재 교육에 적극적이었던 이유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CDMO(Contract Development Manufacturing Organization, 의약품위탁개발생산) 사업 확장에 따른 인력 충원과 양성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10억 원 이상 교육비를 사용한 기업도 3곳에 불과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19억4,000만 원으로 뒤를 이었으며, 삼천당제약이 10억8,000만 원을 지출한 정도가 전부다.

5억 원 이상 쓴 회사도 하나제약(7억7,000만 원), 대원제약(6억4,000만 원), 삼진제약(5억9,000만 원), 보령제약(5억7,000만 원), 대웅제약(5억1,000만 원) 등 5곳에 불과했다.

▲ 표=주요 상장 제약바이오기업 50곳 교육훈련비 투자 현황(자료 출처: 각사 3분기 보고서)
▲ 표=주요 상장 제약바이오기업 50곳 교육훈련비 투자 현황(자료 출처: 각사 3분기 보고서)

≫ 제약바이오기업 5곳 중 1곳, 교육비 지출 총액 1천만 원도 안돼

문제는 일부 제약바이오기업들의 경우 여전히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투자에 인색한 것으로 드러났다는 점이다. 실제로 5곳 중 1곳은 전체 임직원의 교육비 지출에 총 1,000만 원도 안 쓴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훈련비 지출에 가장 인색한 곳은 삼성제약이었다. 이 회사가 올해 3분기까지 교육비로 사용한 금액은 34만7,000원에 불과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69만 원 보다도 87.1% 쪼그라든 규모다.

200만 원에도 못 미치는 기업도 3곳에 달했다. 대한약품(101만 원), 에이치엘비제약(144만 원), 한국유니온제약(200만 원)이 교육비 투자에 인색한 대표적인 곳들이었다.

이어 젬백스(202만 원), 지트리비앤티(211만 원), 코미팜(309만 원) 순으로 나타났다.

≫ ‘위기가 기회’라는데…2곳 중 1곳은 전년 보다 교육비 줄어

전년 대비 교육비 지출이 줄어든 기업도 23곳에 달했다. 2곳 중 1곳은 인력 양성 지원을 줄인 셈이다. 코로나19로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기업의 생존을 담보할 차세대 인력 발굴에는 상당수 회사들이 지갑을 닫은 것.

작년 보다 교육비를 가장 많이 삭감한 곳은 명문제약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3분기까지 교육비로 6억 4,000만 원을 지출했다. 하지만 올해는 2,300만 원으로 급감한 것.

명문제약의 교육비 투자가 줄어든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긴 하다. 이 회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영업 방식을 외주 체제인 CSO(영업대행)로 전환하면서 영업인력을 대폭 감축했다. 이에 따라 영업인력 교육 비용도 줄어들게 됐다.

이 외에도 삼성제약(269만 원→35만 원, 87.10% ↓), 대한약품(430만 원→100만 원, 76.29% ↓), 팜젠사이언스(2,500만 원→681만 원, 73.20% ↓) 등이 교육훈련비 지출을 대폭 삭감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인재 양성 투자 10만 원에도 못 미치는 기업, 5곳 중 2곳 달해

충격적인 사실은 직원 1인당 교육비에 10만 원도 들이지 않은 제약바이오기업이 5곳 중에 2곳에 달했다는 점이다.

심지어 인재 양성에 쓴 돈이 1만 원 조차 안되는 곳도 3곳이나 됐다. 대한약품이 1,483원으로 최저를 기록했으며, 삼성제약 1,826원, 에이치엘비제약 9,133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 외에도 한국유니온제약(1만466원), 젬백스(1만2,704원), 지트리비앤티(1만8,655원), 코미팜(1만9,928원), 대한뉴팜(2만3,628원), 팜젠사이언스(2만5,890원), 메디톡스(4만2,014원) 등이 교육비 투자에 인색한 대표적인 기업들이었다.

≫ 제약바이오사, 1인당 교육비 100만 원 이상 지출은 5곳에 불과

직원 1인당 교육비를 100만 원 이상 지출한 기업은 50곳 중 5곳에 불과했다. 10개 회사 중 1곳만 미래를 담보할 최소한의 비용을 투자한 셈이다.

1인당 교육비를 가장 많이 쓴 기업은 삼천당제약이다. 이 회사는 올해 3분기까지 직원 한 명에게 총 274만 원을 지출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241만 원으로 그 뒤를 따랐으며, 삼성바이오로직스(167만 원), 하나제약(121만 원), 현대약품(116만 원)이 임직원별로 100만 원 이상의 교육비를 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대유행 사태 이후 제약바이오업계는 인력 채용을 확대하며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주력하고 있지만, 실제 교육비 투자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인력을 확보하고 이들을 양성하지 않으면 글로벌 진출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메디코파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