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초 늘었던 독감 환자…코로나19 확산에 감소세 전환
최악 막은 원동력 ‘국민 경각심’…낮아진 동시 유행 가능성
“접종·모니터링 강화 및 비상 대비한 현장 매뉴얼 구축 시급”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의 시작으로 우려됐던 트윈데믹의 공포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모양새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를 비롯해 위중증 환자가 최고치를 넘나들면서 정부의 방역 지침이 뒷걸음질 친 것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앞으로 4주간 사회적 거리두기가 대폭 강화되는 만큼 연말 코로나19와 독감의 동시 유행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달 초부터 증가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던 인플루엔자(독감) 환자 수가 최근 들어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걷잡을 수 없는 수준까지 이르자 국민들이 개인 방역 수칙을 따르고 이동량을 줄인 것이 이 같은 결과를 만들어 냈다는 분석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1월 첫째 주(45주) 외래 환자 1,000명당 3.3명이었던 인플루엔자 환자 수는 둘째 주(46주) 4.0명까지 치솟으며 올해 최대치를 찍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 급증 소식이 끊이지 않으면서 셋째 주(47주) 3.6명, 넷째 주(48주) 3.5명으로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세부 수치도 양호하다. 48주차(11월 넷째 주) 의원급 의료기관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검출률은 0%(0/136개소)였고, 검사 전문 의료기관 5개소가 진행한 3,548건의 진단검사에서는 단 5건(0.1%)만이 양성으로 확인됐다. 입원 환자 수도 7명으로 10월 첫째 주(41주) 기록했던 15명 이후 계속 한 자릿수 대를 유지하고 있다.

의료계는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 동시 유행하는 이른바 트윈데믹 가능성이 적어도 올 연말까지는 높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가 단계적 일상 회복 시행으로 완화했던 방역 지침을 지난 6일부터 4주간 다시 강화한 데다 국민들의 경각심도 최고조에 달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나라 인플루엔자 시즌이 11월에서 4월까지이고, 보통 12월에서 1월 사이에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하는 만큼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실제로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11월 첫째 주(45주)부터 12월 마지막 주(52주)까지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발생 추이를 살펴보면 7.0명, 8.2명, 9.7명, 12.7명, 19.5명, 28.5명, 37.5명, 49.8명으로 불과 2달 사이에 환자가 7배 이상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증상만으로는 코로나19와 판별이 쉽지 않은 인플루엔자 중증 환자(입원 환자)가 늘면 현재 과부하에 걸려 있는 응급의료체계에 더 큰 부담을 줄 수 있는 만큼 지금 당장 상황이 나쁘지 않더라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고위험군인 영유아 및 고령자, 만성질환자 등의 독감 백신 접종률을 대폭 끌어올리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선제적 대응 방안을 미리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단계적 일상 회복 시행과 맞물려 독감 환자 수가 늘어 우려가 컸지만 다행히도 증가세가 멈춰 현재 유행 기준(1,000명당 5.8명)을 밑돌고 있다”며 “최근 정부가 4주간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기로 하면서 연말 코로나19와 동시 유행 가능성은 그만큼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독감 유행 시기가 보통 4월까지인 데다 영유아 및 청소년 등교가 본격화된 만큼 고위험군 백신 접종 독려와 환자 발생 모니터링은 지속적으로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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