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50개사 판매촉진비 해부
제약바이오 3곳 중 2곳 판촉비 증가, 외형 평균 8% 성장
판촉비, 휴온스·현대·대원 ‘늘고’ 명문·삼천당·경보 ‘줄고’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판매촉진비(판촉비)를 늘린 제약바이오기업 상당수가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판촉비를 줄인 곳들은 외부 활동이 위축되면서 영업이익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메디코파마뉴스>는 국내 주요 상장 제약바이오기업 55개사(지주사 제외)의 3분기 보고서를 통해 판매촉진비 지출 현황을 들여다 봤다. 판촉비는 제품의 판매촉진을 위해 대량 구매자나 고정 거래처 등에 지급하는 일종의 인센티브 격의 장려금을 뜻한다. 기업에 따라서는 판매장려금, 판매수수료 또는 업무촉진비 등의 명칭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일단 제약사들의 영업활동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판매촉진비’의 경우 올 들어 증가세를 보였다. 코로나19 사태로 위축된 영업 활동이 다시 정상화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영업실적에 따라 제약사별 판촉비 지출 격차는 작년보다 더 벌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판촉비 지출 내역을 공개한 34개사의 3분기까지 지출 금액은 총 2,366억 원이었으며, 이는 지난해 2,307억 원보다 2.6%(약 59억 원) 늘어난 규모였다.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23곳은 판촉비가 증가했으며, 나머지 11곳은 관련 비용을 축소하거나 전년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약바이오기업 3곳 중 2곳은 판촉비를 늘린 셈이다.

▲ 자료 출처=국내 상장 제약바이오기업 55개사(지주사 제외) 3분기 보고서, 메디코파마뉴스 재구성
▲ 자료 출처=국내 상장 제약바이오기업 55개사(지주사 제외) 3분기 보고서, 메디코파마뉴스 재구성

≫ ‘판촉비↑ = 매출↑’ 방정식 증명…평균 성장률 8% ‘육박’

판촉비가 늘어난 곳은 매출도 성장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실제로 판촉비를 늘린 23곳의 3분기 누적 매출성장률은 평균 7.6%를 나타냈다. 판촉비가 늘어난 이들 23곳 중 작년보다 성장이 후퇴한 곳은 단 4곳에 불과했다.

반면, 판촉비가 감소한 11곳의 제약바이오기업은 매출성장률이 평균 마이너스 3.4%였다. 판촉비가 줄어든 11곳 가운데 지난해 대비 역성장한 곳은 절반 이상(6곳)에 달했다.

기업별로 보면, 올해 판촉비(판매수수료)를 가장 많이 집행한 곳은 휴온스였다. 이 회사는 올해 3분기까지 467억 원을 관련 비용으로 지출하면서 전년보다 25억 원(5.7%↑)을 늘렸다.

이어 휴젤(전년比 증가 20억 원, 265%↑), 현대약품(20억 원, 160%↑), 한올바이오파마(19억 원, 28%↑), 대원제약(14억 원, 15%↑), 일양약품(10억 원, 6%↑), 보령제약(10억 원, 34%↑), 한미약품(10억 원, 4%↑), GC녹십자(9억 원, 21%↑), 대화제약(9억 원, 37%↑) 순으로 올해 판촉비를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줄어든 판촉비, ‘쪼그라든’ 매출…위축된 영업 활동, 외형 성장 ‘발목’

올 들어 판촉비를 늘린 곳들은 그 규모 만큼 외형 성장도 뒤따랐다.

실제로 지난해보다 판촉비를 265% 더 쓴 휴젤의 경우 매출은 30% 가까이 불어났다. 올 들어 판촉비를 가장 많이 집행한 휴온스 역시 전년 대비 매출성장률이 6.2%에 달했다.

이 외에도 한올바이오파마(전년比 매출성장률 14.8%↑), 대원제약(9.6%↑), 보령제약(9%↑), 대화제약(7.6%↑), 한미약품(6.8%↑), 현대약품(6.3%↑), GC녹십자(4.4%↑), 일양약품(3.2%↑) 등이 늘어난 판촉비 만큼 매출도 불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판촉비를 줄인 곳도 있었다.

명문제약은 기존 영업 방식을 지난해 외주 체제인 CSO(판매대행)로 전환하면서 영업 직원의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 절감으로 인해 판촉비가 37억 원(전년比 89%↓)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삼천당제약(판촉비 -26억 원, 전년比 12%↓), 디에이치피코리아(-20억 원, 13%↓), 경보제약(-19억 원, 45%↓), 종근당(-11억 원, 11%↓), 동성제약(-9억 원, 10%↓), 제일약품(-8억 원, 10%↓), 유니온제약(-6억 원, 44%↓), 대웅제약(-2억 원, 14%↓), JW생명과학(-2억 원, 35%↓), 안국약품(-1억 원, 4%↓) 등이 판촉비가 감소한 대표적인 곳들이었다.

이렇게 올 들어 판촉비를 축소시키면서 매출이 역성장한 곳은 디에이치피코리아(전년比 매출성장률 12%↓), 경보제약(23%↓), 유니온제약(5%↓), JW생명과학(10%↓) 등이었다.

한편, 올 3분기 누적 판촉비 규모는 휴온스가 476억 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한미약품(판촉비 지출 226억 원), 삼천당제약(189억 원), 일양약품(183억 원), 디에이치피코리아, (133억 원), 대원제약(109억 원), 종근당(90억 원), 한올바이오파마(85억 원), 유한양행(81억 원), 신풍제약(81억 원), 동성제약(78억 원), 동아에스티(77억 원), 제일약품(73억 원), 일동제약(68억 원), GC녹십자(55억 원) 순으로 50억 원 이상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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