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DA, 류마티스관절염서 JAK 억제제 적응증 변경
TNF 차단제 이후 사용하는 2차 치료제로 지위 ‘하락’
국내 규제당국도 해당 문제 '논의 중'…시장 변화 예고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자가면역질환 분야의 신성으로 떠오르고 있는 JAK 억제제가 기존 텃밭에서 암초를 만났다. 가장 많은 매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류마티스 관절염에 대한 적응증이 미국에서 변경됐기 때문이다. 국내 규제당국도 해당 문제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이 결과에 따라 향후 시장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이달 초 화이자의 젤잔즈(성분명 토파시티닙) 등 JAK 억제제의 류마티스 관절염에 대한 처방 정보를 변경했다.

이번 처방정보 변경은 올해 초부터 시작된 ORAL Surveillance(시판 후 안전성 연구) 결과에 대한 FDA의 검토에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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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미국에서 판매되는 JAK 억제제는 주요 심혈관 사건(MACE), 사망률, 악성 종양 및 혈전증에 대한 새로운 경고 문구가 추가된다.

주목할 점은 중등도에서 중증의 류마티스 관절염, 또는 활동성 건선성 관절염 치료제로 JAK 억제제를 사용하려면 하나 이상의 TNF 차단제 치료가 필요해진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JAK 억제제가 TNF 차단제와 같은 선상에서 처방이 가능했다(올루미언트 예외). 그러나 이제는 TNF 차단제를 사용할 수 없거나 이 약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들로 사용이 제한되면서 시장 규모가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JAK 억제제 입장에선 그동안 TNF 차단제를 대신하던 상황에서 가장 큰 시장을 잃게 된 셈이다.

JAK 억제제는 경구제인 데다 주사제인 TNF 차단제와 비교해 가격이 저렴하고 효과까지 담보하면서 빠른 속도로 시장규모를 확장하고 있었다.

이 흐름에서 JAK 억제제의 기반 적응증이라고 볼 수 있는 류마티스 관절염 영역에 큰 악재를 맞은 것.

현재 JAK 억제제는 젤잔즈를 비롯해 릴리의 올루미언트(성분명 바리시티닙), 애브비의 린버크(성분명 유파다시티닙)가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세 제품 모두 국내에 출시돼 있으며 국민건강보험까지 적용돼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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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 시장조사업체 유비스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젤잔즈는 59억7,700만 원, 올루미언트 31억3,200만 원, 린버크는 1억6,300만 원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했다.

이들 JAK 억제제는 건선성 관절염, 궤양성 대장염, 강직성 척추염, 아토피 피부염 등 다양한 질환까지 적응증을 확대했지만, 그래도 주요 매출은 여전히 류마티스 관절염에서 나오고 있다.

현재 국내 규제당국도 JAK 억제제의 안전성 위험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류마티스 관절염 분야의 적응증 변경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보는 배경인 것.

이 경우 현재 적용되고 있는 건강보험 급여기준도 함께 변경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JAK 억제제가 새로 개척하고 있는 아토피 피부염이나 궤양성 대장염 시장에서의 영향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두 적응증 모두 대부분 고령층에서 발생하는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들에 비해 연령이 낮기 때문이다.

류마티스 관절염 적응증 변경으로 매출에 가장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제품은 화이자의 젤잔즈다.

다만, 이 회사의 또다른 JAK 억제제인 시빈코(성분명 아브로시티닙)가 최근 국내에서도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로 승인돼 새로운 시장 개척 가능성이 열려 있는 상태다.

JAK억제제를 보유한 글로벌 제약사의 한국법인 관계자는 “JAK 억제제에 대한 FDA의 결정이 국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그간 주요 매출원이던 류마티스 관절염 분야는 하락할 수 있겠지만, 최근 아토피 피부염 등 새로운 시장에 대한 기대가 크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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