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I 계열 네라티닙, 美심포지엄서 CDK4/6 이후 사용 결과 ‘고무적’
제품명 너링스, 지난달 조기 유방암 연장보조요법으로 국내 허가도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HER2 음성 환자에게도 경구용 표적치료제인 티로신 키나아제 억제제(TKI)의 시대가 열릴 수 있을까. HR 양성, HER2 음성 유방암 치료에 1차 약제로 쓰이는 CDK4/6 억제제를 투약한 이후 TKI 계열의 네라티닙을 트라스투주맙, 풀베스트란트와 병용했을 때 HER2 음성 유방암에서도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나면서 그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네라티닙은 조기 유방암 연장 보조치료요법으로 국내에서도 지난달 허가를 획득한 만큼, 추후 임상 결과에 따라 빠른 도입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 약의 국내 판권은 케이피에스의 자회사 빅씽크 테라퓨릭스가 갖고 있다.

최근 샌안토니오 유방암 심포지엄(SABCS)에서는 퓨마 테크놀로지社의 네라티닙(제품명 너링스)에 대한 임상 2상 연구(SUMMIT) 중간 결과가 발표됐다.

SUMMIT 연구는 HER2(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 돌연변이가 있는 고형암이나 EGFR 엑손18 변이를 가진 폐암 환자에게 네라티닙의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진행한 오픈라벨, 다기관, 다국적 임상 2상 시험이다.

이 연구는 지난 2013년부터 총 650명의 환자가 참여해 4개의 치료군으로 나눠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다. 연구 종료 목표는 2022년 9월이다.

이번에 나온 중간 결과는 비록 소수이긴 하지만, HR(호르몬 수용체) 양성, HER2 음성 환자 가운데 CDK4/6 치료 이력이 있는 환자군에서 네라티닙이 효과를 보였다는 내용이다. 네라티닙에 풀베스트란트와 트라스투주맙을 추가한 결과 이전에 CDK4/6로 치료받은 적이 있는 HR 양성, HER2 음성 전이성 유방암(mBC) 환자에게서 고무적인 결과가 나온 것.

연구진은 네라티닙 240mg/일, 트라스투주맙 6mg/3주(초기 8mg/4주), 풀베스트란트 500mg/2주를 투여한 전이성 유방암 환자 가운데 CDK4/6로 치료한적이 있는 26명의 HR 양성, HER2 음성 환자의 결과에 주목했다.

그 결과, 네라티닙군은 12명(46.2%)에서 객관적 반응(ORR)이 나타났으며 15명(57.7%)에서는 임상적 효과를 경험했다. 임상적 효과는 객관적 반응 후 최소 24주간 질병이 안정적으로 유지된 수치를 뜻한다.

반응지속기간(DoR)은 14.4개월이었으며 무진행 생존기간(PFS)은 8.2개월로 나타났다.

이후 연구는 계획을 수정해 네라티닙+트라스투주맙+풀베스트란트(네라티닙군), 트라스투주맙+풀베스트란트군(트라스투주맙군), 풀베스트란트군으로 1:1:1 비율로 각 7명씩 배정했다(비무작위).

여기서 객관적 반응이 발생한 집단은 네라티닙군(2명/28.6%, 완전반응 1명)뿐이었으며 트라스투주맙군과 풀베스트란트군의 객관적 반응률이 0%로 나타났다.

네라티닙 추가 요법으로 치료한 비무작위 참여군과 이후 무작위 참여군을 합쳐 보면 객관적 반응률은 42.4%, 반응지속기간은 14.4개월로 나타났다. 무진행 생존기간은 7.0개월이었다.

이후 독립모니터링위원회(IDMC)는 HR 양성, HER2 음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의 트라스투주맙군과 풀베스트란트군의 등록 종료를 권장했다. 현재 19명의 환자가 추가로 네라티닙 요법에 등록된 상태다.

네라티닙은 트라스투주맙과 병용요법으로 진행한 삼중음성 유방암(TNBC) 비무작위 연구에서도 효과를 보였다.

등록된 환자 18명 가운데 6명(5명 부분반응·1명 완전반응)이 반응하며 객관적 반응률 33.3%를 보였으며 7명(38.9%)에서 임상적 혜택을 보였다. 반응지속기간은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았으며 무진행 생존기간은 6.2개월이었다.

SUMMIT 연구에서 네라티닙으로 치료받은 환자의 안전성 프로파일은 HER2 증폭 종양이 있는 전이성 환자들의 이전 관찰 결과와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가장 빈번하게 발생한 부작용은 설사였으며 HR 양성, HER2 음성 유방암 환자 33명의 경우 15명(45.5%)이 3등급의 설사가 발생했다. 1명(3.0%)은 설사로 인해 네라티닙 치료를 중단했다.

삼중음성 유방암 연구에서도 3등급 설사 발생이 3명(16.7%) 나타났지만, 이로 인한 치료 중단은 없었다.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한 뉴욕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의 코말 자베리(Komal Jhaveri) 박사는 “이번 결과는 CDK4/6 억제제로 치료받은 환자의 경우 종양 역전현상(암세포가 일반세포와 유사하게 바뀌는 현상) 없이 네라티닙 추가요법이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며 “네라티닙은 조기 HER2 양성 유방암뿐 아니라 (HER2 음성에서도) 2차 치료제로서 효과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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