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제약바이오기업 36곳 3분기 기부금 지출 현황 분석
매출 대비 기부금 지출 평균 0.15% 불과…사회공헌 ‘인색’
매출 늘었어도 기부금 삭감 7곳…0원인 곳도 6곳에 달해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국내 중소 제약바이오업계가 코로나19로 실적이 악화되자 좋은 일에 들어가는 돈부터 손을 봤다. 상당수 기업이 기부금을 대폭 삭감하는 등 사회공헌을 위한 활동을 축소한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17일 <메디코파마뉴스>는 3분기 매출 400억 원 미만의 제약바이오사 36곳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한 2020년 및 2021년 분기보고서를 근거로 기업별 기부금 지출 현황을 들여다 봤다.

분석 결과, 이들 36곳의 기업들이 올 3분기까지 지출한 기부금은 23억 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6억 원(3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 수치로만 볼 때 중소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사회공헌활동에 적극적이라고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숨은 일인치’가 존재했다.

이들 36곳 중 10곳은 전년대비 매출액이 크게 늘어났지만 기부금을 대폭 삭감하거나 사회공헌 활동을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 자료 출처=3분기 매출 400억 원 미만 제약바이오사 36곳 2020년 및 2021년 분기보고서, 메디코파마뉴스 재구성
▲ 자료 출처=3분기 매출 400억 원 미만 제약바이오사 36곳 2020년 및 2021년 분기보고서, 메디코파마뉴스 재구성

≫ 중소제약바이오 2곳 중 1곳, 전년대비 기부금 ‘축소’

3분기 매출 400억 원 미만의 중소제약사 36곳 가운데 13곳은 매출이 역성장했다. 영업이익 역시 28곳이 쪼그라들었다. 코로나19 대유행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항생제와 감기약, 진해거담제 등 호흡기 약물의 내수 판매고가 급격히 추락했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제약바이오기업 2곳 중 1곳은 전년대비 기부금 지출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분기까지 748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JW신약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5.58% 역성장했다. 이에 따라 사회공헌 활동도 위축된 모양새다. 지난해 3분기 917만 원이었던 이 회사의 기부 규모는 올해 884만 원으로 3.53% 줄어들었다.

우진비앤지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이 회사는 작년 326억 원에서 올해 278억 원으로 매출이 14.5% 감소하자 곧바로 기부금을 24.20% 줄였다.

신일제약도 올해 기부금 지출을 전액 삭감하다시피 했다. 이 회사는 올해 3분기까지 449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대비 2.7% 역성장한 수치다. 신일제약이 올해 내놓은 기부금은 24만 원이었다. 지난해 같은기간 4,200만 원을 지출한 것과 비교하면 99.43% 쪼그라든 규모다.

≫ 매출 늘어도 기부금은 ‘삭감’…제약바이오, 사회공헌 ‘인색’

심지어 매출이 늘었어도 기부금을 삭감한 곳이 7곳에 달했다.

삼일제약은 올 들어 기부금 지출이 반토막 났다. 작년 1억 5,200만 원에서 올해 7,500만 원으로 50% 이상 쪼그라든 것이다. 반면, 이 회사의 매출액은 지난해 930억 원에서 올해 1,000억 원으로 7.5% 성장했다.

이연제약과 CMG제약도 올해 3분기까지 각각 9.7%, 8.4% 외형이 불어났다. 하지만 이연제약은 기부금 지출을 작년 2,800만 원에서 올해 1,000만 원으로 대폭 축소했다. CMG제약의 상황은 더 심각했다. 이 회사가 사회 공헌에 들인 돈은 지난해 9,800만 원에서 올해 600만 원으로 급감했다.

휴메딕스도 635억 원에서 806억 원으로 매출이 26.9% 성장했으나 기부금은 1억 원에서 50만 원으로 사실상 전액 삭감하다시피 했다.

이 외에도 케어젠(1억 원→50만 원, 99.50% ↓), 대봉엘에스(1억 원→2,000만 원, 81.35%↓)가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기부금 지출은 축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2배 넘는 외형 성장에도 사회공헌 ‘외면’…기부금 0원 기업 6곳 달해

올 한 해 사회공헌 활동을 아예 외면한 기업도 6곳에 달했다. 프로스테믹스, 에스텍파마, 아이큐어,쎌바이오텍, 화일약품 등이다.

올해 에스텍파마의 사회공헌 활동은 전무했다. 이 회사가 지난해 같은 기간 6,500만 원을 기부금으로 지출했던 것과 사뭇 대조된 모습이다. 에스텍파마가 올해 3분기까지 기록한 매출은 437억 원이다.

아이큐어와 화일약품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울해 두 회사의 기부금 지출은 0원이었다. 이 두 곳의 올해 매출은 전년대비 각각 28.7%, 23.4%로 역성장했다.

외형이 커지고도 사회공헌을 아예 외면한 회사도 3곳이나 나왔다.

프로스테믹스는 지난해 매출 113억 원에서 올해 246억 원으로 2배가 넘는 외형 성장을 이뤄냈다. 매출 성장률만 117.7%에 달하는 규모다.

이와 비례해 사회공헌 활동도 늘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제 이 회사의 기부금 지출 내역은 ‘0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억3,600만 원을 사회공헌활동에 쓴 것과는 대조적이다.

쎌바이오텍도 347억 원에서 348억 원으로 매출이 소폭 늘어났지만 올해 기부금 지출은 전무했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기업들이 사회공헌활동을 연말에 집중하는 점을 고려했을 때 4분기에는 그 규모가 늘어날 수도 있다”며 “최근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제약바이오기업들도 사회공헌활동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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