政, 1천만 회분 선구매 계약 추진…내년 상반기 상용화 관측
해외 진출 기대감↑…변수는 ‘면역원성 비교임상’ 인정 여부
식약처, “국내 허가 가이드라인 마련”…WHO 판단에 ‘쏠린 눈’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국산 코로나 백신의 글로벌 시장 진출 가능성에 대해 벌써부터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이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토종 백신 개발의 막바지 단계에 들어섰지만 국내 임상 가이드라인이 글로벌에서 먹혀들 수 있을지는 아직까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토종 백신 하나를 만들어내기 위해 막대한 돈을 쏟아 붓고도 국내용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23일 열린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범정부지원위원회 제12차 회의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GBP510’에 대해 1,000만 회분의 선구매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GBP510의 안전성 및 면역원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라는 게 정부 측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한동안 잠잠했던 국산 백신의 해외 진출 기대감도 다시금 높아지고 있다. 개발사인 SK바이오사이언스 역시 국내 뿐 아니라 저개발 국가로 백신 공급망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실제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국제민간기구인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의 지원 대상 기업에 선정되면서 ‘코백스 퍼실리티(백신 공동 구매·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를 통해 백신 물량 공급처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아직 해결 과제는 남아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국내 승인 이후 공급망을 글로벌로 확대하려면 세계보건기구(WHO) 사전적격성평가(PQ) 인증과 각 국가별 긴급사용승인 등 후속 절차 등을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국내 품목 허가가 해외 시장 진출의 걸림돌을 제거하는 데 어느정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다.

실제로 현재 코로나19 백신의 ‘면역원성’ 만을 비교하는 임상에 대한 명확한 국제 가이드라인은 없는 상태다. 그런데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가 택한 임상 방식이 바로 이 면역원성을 비교하는 연구다. 이런 가운데 현재 상용화에 성공한 코로나19 백신 대부분은 ‘위약 대조’ 임상으로 만들어진 제품들이다.

이 때문에 국내 식약처가 자체적으로 마련한 면역 원성 기반의 코로나19 백신 개발 가이드라인이 WHO를 포함한 해외 규제기관으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느냐가 향후 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의 해외 시장 진출에 중요한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즉 식약처 허가 기준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국제적으로 인정받지 못할 경우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은 상당 기간 국내용으로 머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식약처는 이 같은 일각의 우려에 대해 크게 신경쓰고 있지 않는 분위기다.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가 수행하고 있는 면역원성 비교 임상은 기존에도 백신의 효능을 평가하기 위해 사용됐던 방법이고, WHO가 주관하는 규제기관들과의 회의에서도 이 방식이 대안으로 제안된 바 있다는 것.

식약처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관련해 해외 규제기관과 주기적으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고 국내 전문가와도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며 “그동안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자체 가이드라인이 마련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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