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영국, 2차 라인서 레크비오 허가…미국 승인 내년 초 예상
심혈관 사건 예방제 임상 VICTORION-2P, 한국인 환자 330명 포함
ASCVD 환자 대상 재발 예방 목적…3P-MACE 이상반응 지연 여부 관찰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심혈관계 질환과 직결되는 LDL-콜레스테롤 강하의 새 판을 깔고 있는 노바티스의 레크비오가 새로운 임상을 시작한다. 연구의 성패에 따라 LDL-콜레스테롤 관리의 새로운 트렌드 마련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심혈관계 사건 재발 예방을 목적으로 하는 중추연구에 한국인 환자가 대거 포함될 것으로 예상돼 국내 현장에서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새 기전의 치료제인 만큼 장기 안전성 문제는 넘어야 할 숙제다.

2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노바티스는 최근 레크비오(성분명 인클리시란)에 대한 임상 3상인 VICTORION-2Prevent와 VICTORION-INITIATE 연구 계획에 대해 각각 미국식품의약국(FDA)로부터 승인받았다.

앞서 레크비오는 ORION-10, ORION-11 등 ORION 연구를 통해 6개월의 한 번 주사만으로 스타틴만으로 조절이 어려운 환자의 LDL-콜레스테롤 수치 강하를 확인한 바 있다.

이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레크비오는 스타틴으로 LDL-콜레스테롤 조절이 되지 않는 환자를 대상으로 유럽과 영국에서 허가를 획득했다. 이르면 내년 초 FDA 허가도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이후 국내에 허가를 신청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바티스가 새로 시작하는 VICTORION 연구는 ORION 연구의 다음 단계로 볼 수 있다. 현재 적응증에는 기존 PCSK-9 억제제 계열의 경쟁 약물이 존재하는 데 반해, 새로운 연구는 LDL-콜레스테롤 관리의 새로운 옵션 가능성을 엿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 글로벌 1만5천명 대상 VICTORION-2P 연구, 한국인 330명 포함

VICTORION-2P 임상은 스타틴과 함께 레크비오를 사용해 ASCVD(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 환자의 3Point-MACE(심혈관으로 인한 사망/심근경색/허혈성 뇌졸중) 재발 예방 효과를 확인하는 연구다.

이 임상은 레크비오 피하주사 300mg을, 매일 복용하는 스타틴과 함께 1일차, 3개월차에 투여한 뒤 6개월마다 투약했을 때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 환자의 3P-MACE 재발을 예방할 수 있다는 가설을 검증하는 연구다.

12월 23일 시작해 2027년 종료를 목표로 글로벌 1만5,000명의 환자가 참여하도록 설계됐다.

대상 환자는 공복 LDL-콜레스테롤 수치 70mg/dL 이상의 스타틴을 안정적으로 복용하는 환자로 자발성 심근경색이나 허혈성 뇌졸중 발생이 4주 경과했거나, 말초 동맥 혈관재생술, 혹은 죽상동맥경화증으로 혈관이 절단된 경우다. 단, 90일 이내에 PCSK9 억제제를 복용한 환자는 제외된다.

한국인도 330명 참여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6일 VICTORION-2P의 임상계획을 승인했다. 국내 시험기관은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고대구로병원, 경희대병원, 양산부산대병원, 건양대병원 등 6곳이다.

1차 목표점은 무작위 위약군과 레크비오군으로 배정된 환자들의 3P-MACE가 최초로 재발하는 기간 차이를 확인한다. 최대 추적기간은 72개월이다.

2차 평가변수에서는 ▲3P-MACE에서 심혈관으로 인한 사망 발생을 따로 떼어낸 결과 ▲긴급 관상동맥 혈관재생술까지 포함한 4P-MACE 결과 ▲모든 원인의 사망까지의 기간 등을 살핀다.

≫ 전향적 VICTORION-INITIATE 연구…레크비오 우선 사용 가능할까?

VICTORION-INITIATE 연구는 좀 더 전향적이다.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 환자가 최대 용량의 스타틴 단독 요법으로도 LDL-콜레스테롤 목표치 달성에 실패할 경우, 즉시 레크비오를 추가해 일반적인 치료와 효과를 비교하는 것이다.

이 연구는 미국 내 시험기관 40곳에서 스타틴 최대 용량 복용에도 LDL-콜레스테롤 수치 70mg/dL 이상인 444명의 환자가 참여하며 2023년 종료를 목표로 한다.

1차 목표점은 ▲레크비오 우선치료군과 일반 치료군의 330일차 LDL-콜레스테롤 수치 비교 ▲레크비오 우선치료군 대비 일반치료군의 330일차 이전 30일 이상 스타틴 복용 중단 가능 여부에 대한 평가 등이다.

2차 평가변수는 LDL-콜레스테롤과 관련한 세부 지표 확인을 목표로 잡았다.

VICTORION-INITIATE 연구는 적응증의 확대를 위한 임상 연구라기 보다 현장에서 참고할 수 있는 일종의 가이드라인 정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온다면 LDL-콜레스테롤이 조절되지 않는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 환자에게 레크비오를 고민없이 처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레크비오의 행보에 걸림돌은 있다. 최근 영국의학협회와 왕립의학회는 레크비오의 1차 의료기관 출시를 연기할 것을 요청했다.

앞서 영국 정부는 노바티스와의 협약을 통해 레크비오의 조기 도입을 모색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3년에 걸쳐 레크비오 30만 도즈를 선구매하고 1차 의료기관을 통한 연구 협력을 진행하기로 했다.

영국 정부의 이 같은 계획에 현지 의학단체가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레크비오가 새로운 기전의 신약인 만큼 장기안전성을 확인하기 전에 1차 의료기관 사용은 무리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장기 안전성에 대한 논란은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가 등장할 때마다 항상 존재하는 문제다. 다만 레크비오가 향후 LDL-콜레스테롤 관리의 새 트렌드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한국노바티스 관계자는 향후 레크비오의 행보에 대해 “인클리시란(레크비오)은 회사 차원에서 가장 중요한 성장 동력 중 하나로 보는 약물”이라며 “이를 위해 다양한 임상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 승인된 한국인 환자를 포함한 대규모 연구도 그 일환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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