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기업 R&D ‘현미경 분석’
한미·유한·종근당·GC녹십자 등 굵직한 R&D 이벤트 대기
1분기 녹십자 혈액제제·메지온 유데나필 美 승인 ‘주목’

제약바이오업계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내수 부진과 제네릭(복제약) 규제로 인한 경영 악화가 겹치면서 중대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 올해 신약 시판 허가와 임상시험 결과에 그 어느 때보다 기대를 거는 이유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주요 신약개발 파이프라인을 살펴보면, 올 상반기에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 관련 이벤트가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다음달 25일 FDA의 품목허가 발표가 예정된 GC녹십자의 면역결핍증 혈액제제 ‘GC5107’(제품명: IVIG-SN10)‘이 임인년 첫 미국 승인을 이끌어낼지 관심이 쏠린다.

이어 메지온의 심장질환 치료제 ‘유데나필’도 FDA 관문 통과 여부에 이목이 집중돼 있다. 품목허가 발표 예정일은 3월 26일 예정으로, 만약 美 승인이 이뤄질 경우 혈관확장 치료제로는 세계 첫 제품이 된다.

유한양행의 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도 FDA 조건부허가 신청이 예상되고 있으며 종근당의 황반변성치료제 바이오시밀러 ‘CKD-701‘은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기다린다. 한미약품의 폐암 치료제 ‘포지오티닙’과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도 FDA의 승인 결정이 점쳐지고 있다.

기업별 중요한 임상 결과도 올해 발표가 이어진다.

전통 제약사 가운데서는 ▲한미약품 NASH 치료제 HM15211, HM12525A(임상 2상) ▲종근당 샤르코마리투스 치료제 CKD-510(1상), 폐암치료제 CKD-702(1상) ▲유한양행 알레르기 치료제 ‘YH35324’(1상) ▲녹십자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3상) ▲대웅제약 나보타 ABP-450 두통 치료(2상) 등이 업계의 시선이 쏠려있는 대표적인 임상이다.

바이오기업 중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 코로나 백신 GBP510(임상 3상) ▲오스코텍 면역성 혈소판감소증 치료제 SKI0703(2상) ▲브릿지바이오 폐암치료제 BBT-176(1/2상 중간) ▲메드펙토의 췌장암 치료제 벡토서팁(1b/2a상) ▲엔케이맥스 고형암 치료제 SNK01(1상) ▲한올바이오파마 안구건조증 치료제 HL036(3-2상) 후보군들이 주목 받고 있다.

<메디코파마뉴스>는 임인년 새해를 맞아 중대 기로에 선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주요 파이프라인을 심층 해부하고 시장 성공 가능성을 따져봤다.

≫ 한미약품 신약 2종, 美 진출 ‘촉각’…한해 최대 5,700억 수령도 가능

▲ 사진=한미약품 사옥 전경(제공: 한미약품)
▲ 사진=한미약품 사옥 전경(제공: 한미약품)

한미약품은 국내 제약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R&D(연구개발) 모멘텀을 보유한 곳이다.

이 회사는 알레그로社에서 기술도입한 안과 분야 신약인 ‘루미네이트’를 중국 바이오 기업인 에퍼케드 테라퓨틱스社에 총 1억4,500만 달러(약 1,719억 원, 판매로얄티 별도) 규모로 중국 내 판권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면서 올 수출 스타트를 끊었다.

주목할 점은 현재 한미약품이 임상2상 이상을 진행 중인 품목만 10여 개에 달한다는 점이다.

▲트리플 아고니스트(프로젝트명 HM15211, 원발 담즙성·경화성 담관염·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미국) ▲GLP-2 아날로그(HM15912, 희귀소아질환·단장증후군) ▲글루카곤 아날로그(HM15136, 선천성 고인슐린증) ▲hGH(에페소마트로핀, 성장호르몬 결핍증) ▲롤론티스(호중구감소증)가 있고 합성신약으로는 ▲오락솔(혈관육종) ▲루미네이트(당뇨망막병증) ▲포지오티닙(각종 고형암) ▲CCR4(고형암· 혈액암) 등이 대표적으로 개발이 진행 중인 신약이다.

이 가운데 올해 결실이 기대되는 주요 R&D 라인업은 미국 스펙트럼社에 기술수출한 첫 바이오 신약 ‘롤론티스’와 표적항암제 후보물질 ‘포지오티닙’이 꼽히고 있다.

특히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개발 중인 포지오티닙의 경우 FDA로부터 패스트트랙(신속심사) 지정을 받은 가운데 지난해 12월 미국 스펙트럼社가 신약 시판허가신청서(NDA)를 제출하면서 해당 적응증으로 빠른 허가가 기대되고 있다.

여기에 한미약품은 지난해 국내에서 33호 신약으로 승인받은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에 대해 생물학적제제허가신청서(BLA)를 연초 FDA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허가 여부는 올해 중순경 확인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승인 관문을 넘어설 경우 이 회사의 신약 2종이 올해 미국 진출에 성공하게 된다.

스펙트럼과 체결한 포지오티닙과 롤론티스의 계약 규모는 비공개다.

다만 본지가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스펙트럼社의 보고서(10-Q)를 분석한 결과, 이 회사가 한국과 중국을 제외한 판권을 갖게되며 포지오티닙 허가에 따라 3,300만 달러(한화 약 394억 원), 상업화 성과에 따라 한미약품에 연간 최대 3억5,800만 달러(약 4,270억 원)의 마일스톤을 지급하기로 한 것이 확인됐다.

롤론티스도 FDA 승인에 따라 1,000만 달러(약 120억 원), 상업화 성과에 따라 연간 최대 1억2,000만 달러(약 1,430억 원)의 판매 마일스톤을 지급하기로 했다. 만약 이 두 제품의 매출 수익이 극대화될 경우 한미약품 측은 연간 최대 5,700억 원 이상 벌어들 일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 유한양행, 레이저티닙 美 허가 ‘임박’…NASH 치료제 개발도 ‘본격화’

▲ 사진=유한양행 중앙연구소(제공: 유한양행)
▲ 사진=유한양행 중앙연구소(제공: 유한양행)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신약 ‘레이저티닙(제품명 렉라자)’도 주목할 만하다.

레이저티닙은 지난해 국내에서 단독 2차 치료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조건부 허가를 따내면서 국산 신약 31호 타이틀을 달았다. 출시는 작년 3분기이지만, 매출은 이미 100억 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 2018년 美 얀센社에 레이저티닙을 기술 수출한 바 있는 유한양행은  올해 미국에서 비소세포폐암 2, 3차 치료제로 조건부 허가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유한양행은 치료범위를 1차 치료제로 확대하기 위해 10여개국에서 임상 3상 연구를 진행 중이다. 얀센은 1분기 내 FDA에 혁신신약지정(BTD)을 신청하고 하반기 신속 허가를 받아내겠다는 구상이다.

주목할 점은 유한양행이 레이저티닙을 통해 가져가는 마일스톤의 규모다.

이 회사는 지난 2020년 3월 3,500만 달러, 11월 6,500만 달러의 마일스톤을 수령하면서 지금까지 누적 1억 달러(1,192억 원)에 달하는 이윤을 냈다. 이는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을 통틀어 마일스톤으로만 1억 달러 수익을 올린 첫 사례다.

레이저티닙이 최종 상업화에 성공한다면 거둘 수 있는 마일스톤은 추가된다. FDA가 이 약의 미국시장 시판을 승인할 경우 약 2,000억 원 정도의 마일스톤 수취가 예상된다.

현재 레이저티닙의 경쟁제품으로 언급되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의 글로벌 매출은 작년 3분기 기준 37억 달러로, 연 매출액은 약 50억 달러(5조9,6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레이저티닙이 글로벌 허가를 마치고 타그리소와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되면 전 세계 6조 원에 달하는 시장에서 맞붙게 되는 셈이다.

유한양행의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치료제의 개발도 올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이전한 ‘YH25724’의 임상 1상 진입과 길리어드 사이언스에 기술수출한 ‘YHC1102’의 전임상 진행으로 후보물질 도출이 올해 상반기 중에 완료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와 함께 유한양행이 지아이이노베이션으로부터 도입한 알레르기 치료제 ‘YH35324’의 임상 1상 결과도 하반기 기대되는 연구로 꼽히고 있다.

≫ 종근당, 희귀질환 신약 임상 1상 결과 주목…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허가도 기대

▲ 사진=종근당 본사 전경(제공: 종근당)
▲ 사진=종근당 본사 전경(제공: 종근당)

최근 들어 신약 개발 가장 적극적인 곳은 종근당이다. 이 회사가 현재 임상 진행 중인 신약 파이프라인 개수만 25개에 달한다.

이 가운데 ▲샤르코마리투스(CMT) 치료제 후보물질 CKD-510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CKD-508 ▲헌팅턴증후군 치료제 CKD-504가 올 상반기 중으로 임상 1상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 밖에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CKD-702와 ▲황반변성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CKD-701(성분명 라니비주맙) 등도 업계의 시선을 끌고 있다.

샤르코마리투스 치료제 CKD-510은 최근 프랑스에서 임상 1상을 완료한 만큼 올 초 그 결과지가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샤르코마리투스 치료제로 허가받은 약은 전무한 만큼 개발 속도에 따라 글로벌 시장 선점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CKD-702는 최근 새롭게 관심을 끌고 있는 폐암치료 후보물질 중 하나다. 이 약은 지난 2020년 미국암학회(AACR)를 통해 동물모델에서 항암 효능을 입증한 데이터를 발표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현재 삼성서울병원 등 국내 3곳 병원에서 임상1상 Part 2가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지난해 7월 품목 허가를 신청한 황반변성치료제 바이오시밀러 ‘CKD-701(성분명 라니비주맙)’의 올 국내 품목허가도 기대되고 있다. CKD-701은 지난해 6월 임상 3상을 완료하고 오리지널 약물인 ‘루센티스’와의 임상적 동등성을 근거로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황반변성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8년 20조 원 규모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만큼 품목허가가 떨어질 경우 동남아 및 중동시장을 기반으로 글로벌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 美 11조 혈액제제 시장…국내 ‘첫 진출’ 노리는 GC녹십자

▲ 사진=GC녹십자 전경(출처: GC녹십자 홈페이지)
▲ 사진=GC녹십자 전경(출처: GC녹십자 홈페이지)

GC녹십자는 시장진입 장벽이 높고 독점적 시장 확보가 가능한 바이오의약품 분야에 눈독 들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면역결핍증 혈액제제인 ‘GC5107(제품명: IVIG-SN10%,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주 10%)’이 다음달 25일 FDA 허가 발표를 기다린다. 만약 최종 관문을 넘어설 경우 국산 혈액제제 가운데 처음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한 의약품이 탄생하는 것으로, 약 11조 원 규모의 美 시장을 두고 경쟁을 벌이게 된다.

GC녹십자는 앞서 IVIG-SN 5%의 허가 실패 이후 오히려 시장성이 더 높은 고농도의 10% 제품에 대해 FDA 허가를 노리고 있다. 미국의 면역글로불린제제 시장 규모는 약 11조 원 규모에 이르며 연평균 약 5%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이 중 IVIG 10% 제품의 경우 미국 면역글로불린제제 전체 시장의 약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진입에 성공할 경우 녹십자의 기업가치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헌터라제의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한 임상2상 진행도 올해 구체화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20년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으로부터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GC1111B)를 시판 허가받은 이후 지난해 일본에서도 품목 허가를 획득했다. 이를 통한 올해 헌터라제의 매출은 약 1,000억 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약은 현재 미국에서 임상 2상을 준비 중에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6년부터 삼성서울병원에서 진행된 임상 3상이 올해 종료될 계획으로 이 결과가 향후 글로벌 시장 진출에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 美·中 노리는 나보타, 미용시장 이어 치료시장 ‘눈독’

▲ 사진=대웅제약 사옥 전경(제공: 대웅제약)
▲ 사진=대웅제약 사옥 전경(제공: 대웅제약)

지난해 보툴리눔톡신 제제 ‘나보타’로 재미를 본 대웅제약이 올해 이 약의 파이프라인을 더 강화한다.

나보타(미국 제품명 주보)는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美 FDA 승인을 받은 보툴리눔 톡신제제다. 이 약은 미국 편두통 예방 치료 시장에도 진출하기 위해 현재 해당 적응증으로 임상 2상을 진행 중에 있다. 연구 결과는 올 하반기 중 발표될 예정이다. 앞서 나보타는 미국에서 미간주름 적응증으로도 승인 받은 바 있다.

이와 함께 대웅제약은 올해 중국에서 나보타 시판 승인도 타진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회사 측은 지난달 30일 중국 3상 톱라인 결과지를 토대로 현지 규제당국에 허가신청서를 제출했다. 빠르면 연내 품목허가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국내의 경우 보툴리눔 톡신 시장의 90% 이상은 미용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의 경우 보툴리눔 톡신이 치료제 목적으로 쓰이는 비율이 55%를 웃돈다. 실제로 美 엘러간이 지난해 3분기까지 보톡스를 통해 확보한 매출 가운데 미용 분야에서 나온 판매고가 5억4,500만 달러였던 반면 치료제 시장에서는 6억4,5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대웅제약의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프라잔’(제품명 ‘펙수클루정 40ml’)의 국내 시판도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다. 이 약은 지난달 30일 식약처로부터 품목허가 승인을 받아 올해 본격적인 출시가 예상된다.

한편 펙수프라잔의 전 세계 기술수출 계약 금액은 현재까지 1조370억 원에 달하고 있다. 미국 내 판권을 가지고 있는 뉴로가스트릭社는 올해 펙수프라잔의 임상 3상 돌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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