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수혜주 신풍제약, 52주 신저가…3만원대도 ‘붕괴’
한 발 앞선 빅파마…커지는 국내사 개발 동력 ‘의구심’
“효과·생산역량·가격경쟁력 입증이 관건”…결국 결과물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약물재창출 방식으로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에 대한 시장의 실망감이 갈수록 커져가는 모양새다. 글로벌 빅파마는 이미 상용화 문턱을 넘어 본격적인 시장 선점에 나섰지만 국내 개발사는 아직까지 이렇다 할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빠른 시간 안에 의미있는 성과를 내지 못하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단식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비관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7일, 우리나라에서 약물재창출 방식으로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을 진행 중인 국내 업체는 크리스탈지노믹스(개발명 CG-CAM20/성분명 카모스타트/임상 2상), 대웅제약(개발명 DWJ1248/성분명 카모스타트/2·3상), 신풍제약(개발명 피라맥스/성분명 피로나리딘·알테수네이트/임상 3상), 아미코젠파마(개발명 AGP600/임상 2a상), 대원제약(개발명 DWTG5101/임상 2상), 현대바이오사이언스(개발명 CP-COV03/임상 1상) 총 6곳이다.

그러나 이들 업체의 개발 성공 기대감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까지 발표된 임상 결과 대부분이 실망스러웠던 데다 대웅제약과 신풍제약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초기 임상에 머물러 있어 개발 지속 여부에 대한 의문 부호가 점차 커지고 있어서다.

여기에 최근 화이자(팍스로비드)와 MSD(몰누피라비르)가 먹는 코로나 약 상용화에 성공하면서 국내 기업에 대한 투심을 멀어지게 하는 데 한 몫했다.

특히 화이자 팍스로비드의 등장은 국내 제약사의 개발 동력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이란 관측이다. 임상 데이터 결과가 워낙 압도적인 데다 유엔이 지원하는 국제의약특허풀(MPP)과 복제약(제네릭) 제조를 허용하는 라이선스 계약까지 체결돼 저개발 국가 95곳에서 제네릭 생산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국내 개발사의 주가 흐름은 전반적으로 좋지 못하다. 특히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이슈로 지금까지 가장 큰 수혜를 본 신풍제약은 거품이 지난해부터 빠르게 꺼지면서 하락세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신풍제약의 주가는 연중 최고치(2021.1.8 종가 13만9,000원)와 최저치(2021.12.23 종가 3만1,150원)의 편차가 77.6%에 달했다.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국내 업체 중 가장 큰 폭의 하락세다.

이 같은 하락 추세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일 신풍제약의 주가는 2만9,700원으로 마감하며 1년 6개월(2020.7.3 종가 2만9,950원)만에 3만 원 선이 무너졌고, 52주 신저가를 다시 썼다.

이 때문에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외에 딱히 반등 모멘텀을 확보하지 못한 업체는 올해도 힘든 시기를 보낼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지금까지 진행된 연구·개발 프로젝트들이 상용화 문턱을 넘지 못하는 사례가 쌓이기 시작하면 개별 기업 뿐 아니라 코로나19 테마주 전반에 그 여파가 미칠 것이란 관측이다.

제약바이오업계에 정통한 증권가 관계자는 “빅파마의 경구약이 나오기는 했지만 대량 생산 기반이 갖춰지기 위해서는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며 “수요 대비 공급 부족 현상이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도 큰 만큼 후발주자에게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치료 효과 입증, 대량 생산 역량, 가격 경쟁력 등이 뒷받침 돼야 한다”며 “이를 충족할 수 있는 결과물을 국내 개발사가 빠른 시일 내에 만들어 낼 수 있을지는 현재 상황만 놓고 봤을 때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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