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형 성장에도 주가는 ‘나락’…제약바이오 상위사, 조정세 갇혀
작년 1조 클럽 유력 8개사, 외형 커질 듯…투심 반응은 ‘시큰둥’
연구개발 성과도 ‘무용지물’…상위 제약사, 52주 신저가 잇따라
상반기 신약허가 및 임상결과 ‘주목’…분위기 반전 모멘텀 되나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국내 매출 상위권에 있는 제약바이오기업들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이 그룹에 속한 상당수가 실적과 연구개발 성과를 제시하고 있지만 좀처럼 투심의 관심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약바이오 섹터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매출 상위사들마저 고전하고 있는 만큼 작년부터 이어져 온 조정 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0일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해 연매출 1조 원 돌파가 유력한 제약바이오기업은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유한양행, GC녹십자, 삼성바이오로직스, 종근당, 대웅제약, 한미약품 등 8곳이다. 2021년 4분기 실적이 아직 발표되지 않아 예단하기 어렵지만 이들 기업 모두 전년보다 연매출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들 기업에 대한 업계의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2020년 초 시작된 코로나19 여파가 지난해에도 이어지면서 사업 환경이 전반적으로 악화됐지만, 매출 상위사들의 경우 외형 성장에서 합격점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시선이 증시에까지 이어지지는 않는 모양새다. 실적과는 별개로 주가는 좀처럼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최근 이들 상위사의 주가 흐름은 그야말로 악화일로다.

재작년 국내 제약바이오 연매출 1위에 올라선 셀트리온은 지난해 연매출 2조 원 돌파가 유력한 상황이다.

그러나 작년부터 지속된 이 회사의 주가 하락세는 올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 급기야 지난 5~6일 이틀 연속 52주 신저가를 새롭게 썼다. 관계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도 같은 기간 신저가를 갈아치우며 쌍둥이 행보를 보였다.

GC녹십자 역시 연매출 2조 원 클럽 가입이 유력한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지만 주가는 디커플링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이 회사는 지난 5~6일 이틀 연속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가운데 6일에는 장중 한 때 20만 원 선이 1년 6개월 만에 붕괴되기도 했다.

종근당 역시 최근 6거래일 연속 하락을 거듭하며 10만 원 선(2022.1.6. 종가 10만3,500원)이 위태로운 상황이고, 52주 신저가(10만704원)에 초근접해 있는 상태다.

국내 대표 제약사인 유한양행, 대웅제약, 한미약품의 경우 그나마 사정이 낫지만 이들 역시 올해 증시 개장 이후 비교적 큰 폭의 하락을 거듭하며 제약바이오 섹터 전반의 조정 분위기를 더욱 짙게 만들고 있다.

현재 국내 제약바이오 전체 매출에서 상위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지난해부터 지속돼 온 제약바이오 섹터의 조정 분위기를 올해 타개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지금 당장 이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개별 기업들이 최근 여러 호재성 소식을 잇따라 전하고 있음에도 투자자들이 전반적으로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일부 상위사들이 FDA(미국식품의약국) 신약 허가나 주요 임상 파이프라인의 결과 발표를 예고하고 있는 만큼 올해 상반기 중으로 시장 분위기를 요동치게 할 잠재적 모멘텀은 갖췄다는 평가다.

제약바이오업계에 정통한 증권가 관계자는 “지난 2년간 제약바이오 섹터의 경우 실제 실적보다 코로나19 이슈 선점과 포장에 따라 주가 향방이 갈렸다”며 “지난해 이런 기대치에 대한 거품이 상당 부분 걷히면서 투심의 평가 기준이 다시 세팅되고 있는 과정으로 보인다”거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증시 전반이 조정을 받고 있어 제약바이오도 이 영향권을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이다”라며 “다만 헬스케어 본업과 관련한 주요 이벤트가 1분기 이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반등의 여지는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메디코파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