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검 결과 바이오마커서도 JAK 억제제, 원형 탈모증 효과 보여
옵션 없는 상황…JAK 억제제 임상 데이터 기반 허가신청 ‘초읽기’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치료제 옵션이 없는 원형 탈모 분야에서 야누스 인산화효소(JAK) 억제제 계열의 후보물질들이 잇따라 성과를 내고 있다. 그간 난치 영역으로 분류되던 다양한 자가면역질환을 JAK 억제제가 정복하고 있는 형국이다.

원형탈모는 국내에서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환자와 의료진의 기대 역시 크다. 최근 나온 여러 임상 연구 결과에서는 JAK 억제제에 대한 기대를 끌어 올린 만한 결과도 나오고 있다.

최근 알레르기 및 임상면역학 저널(the Journal of Allergy and Clinical Immunology)에는 JAK 억제제 후보물질들이 원형 탈모증에서 일관적으로 개선을 보였다는 연구 보고서가 실렸다.

기존 주축(Pivotal) 임상연구의 결과와 마찬가지로 생검(biopsy)을 통한 바이오마커 연구에서도 고무적인 효과를 보인 것이다.

≫ JAK 억제제, 생검 통한 바이오마커 데이터서도 원형 탈모 효과 확인

이번 보고서는 지난 2016~2019년 진행한 JAK3 억제제 리틀레시티닙과 TYK2/JAK1 억제제 브레포시티닙의 원형 탈모증 치료 효과 및 안전성을 확인한 ALLEGRO 임상 2a상의 생검 하위연구 결과다.

ALLEGRO 임상 2a상 연구는 142명을 리틀레시티닙군, 브레포시티닙군, 위약군으로 무작위로 나눈 이중 맹검, 다기관, 오픈라벨 연구다.

1차 평가변수는 24주차에 베이스라인 대비 SALT(탈모 중증도 평가 척도)의 개선이었다. 그 결과 리틀레시티닙군은 평균 24.9점, 브레포시티닙군은 38.8점, 위약군은 7.6점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임상 초기에 참여한 원형 탈모 환자들에게 생검 하위연구 선택을 권유했고 총 46명이 참여했다. 해당 참여자들은 위약군에 포함되지 않고 JAK 억제제 복용군에 포함됐다.

이번 보고서는 생검 하위연구에서 Th1 및 Th2 면역 바이오마커의 변화에 대한 결과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생검 하위분석 대상은 Th1 및 Th2 면역 바이오마커가 유의하게 떨어졌으며 모발 케라틴 및 케라틴 관련 단백질의 증가가 관찰됐다.

이 같은 바이오마커의 변화는 임상에서 SALT 점수 개선과 유의하게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는 면역 사이토카인 1형 및 2형의 변화, 모발 케라틴의 증가가 모발 재성장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라며 “바이오마커 데이터는 상당한 수준의 모발 재성장이 발생하기 이전인 12주에서도 강력하게 나타났다. 이는 초기 임상 반응을 예측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 올루미언트·리틀레시티닙, 임상 데이터 기반 허가신청 ‘초읽기’

지난해 10월 유럽피부과·성병학회 연례학술대회(EADV 2021)에서는 일라이 릴리의 JAK1/JAK2 타깃 치료제 올루미언트(성분명 바리시티닙)와 관련한 BRAVE-AA1과 BRAVE-AA2, 두 가지 원형 탈모증 대상 임상 3상 결과가 발표됐다.

두 임상은 올루미언트 4mg군, 2mg군, 위약군 3:2:2 배정해 진행됐다. 참여 환자는 각각 654명과 546명이었다.

그 결과 4mg군의 SALT(탈모 중증도 평가 척도) 점수 20 이하 달성률은 AA1에서 35.2%, AA2에서 32.5%로 나타났다. 4mg군의 반응은 4주 만에 나타났으며 이후 반응률이 꾸준히 증가했다. 1차 종료점인 36주에도 반응률 곡선은 상향하는 모습을 보였다.

2mg군의 SALT 점수 20 이하 달성률은 AA1 21.7%, AA2에서 17.3%로 나타났다. 위약군의 경우 각각 5.3%, 2.6%에 그쳤다.

올루미언트가 기존 류마티스관절염 및 아토피피부염에 이어 원형 탈모 적응증을 획득할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인 것.

릴리는 이 결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적응증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국내에서도 적응증 확대 신청이 가능하다. 두 가지 임상 모두에 한국인이 대거 참여했기 때문이다. 이르면 올해 안에 계획이 실행될 가능성도 있다.

앞서 보고서에 등장했던 리틀레시티닙도 ALLEGRO 임상 2b/3상 결과 공개를 앞두고 있다.

이 임상 연구는 12세 이상의 SALT 50 이상 원형 탈모증 환자 718명을 대상으로 리틀레시티닙 10mg군, 30mg군, 50mg군, 위약군으로 나눠 진행됐다.

1차 목표점은 SALT 점수를 20점 이하로 개선한 비율이었다. 이 연구는 2018년 12월 시작해 지난해 6월 종료됐다.

지난해 8월에는 화이자가 ALLEGRO 임상 2b/3상의 톱라인 결과를 발표하며 이목을 끌었다.

이 결과에 따르면 리틀레시티닙 30mg군과 50mg군에서 24주 후 SALT 점수가 20점 아래로 떨어지는 비율이 위약 대비 유의한 결과를 보이며 1차 목표점을 달성했다.

리틀레시티닙에서 관찰된 안전성 프로파일은 이전 연구와 일치했으며 심혈관 관련 부작용 또는 사망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처럼 긍정적인 데이터가 나오자 전체 결과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ALLEGRO 임상 2b/3상 역시 한국인 환자가 참여한 바 있기 때문에 올해 안에 허가 신청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화이자제약 관계자는 “원형 탈모증은 아직 마땅한 치료제가 없어 환자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며 “후보물질들이 임상연구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한국 환자들도 빨리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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