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노바백스 백신 승인…SK바사 주가는 ‘요지부동’
오미크론·경구제 등장 대외 변수…‘낮아진’ 미래 사업가치
“실적 성장세 유지와 신성장 동력 제시가 반등 핵심 열쇠”

▲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전경(제공: SK바이오사이언스)
▲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전경(제공: 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위탁생산을 맡고 있는 코로나 백신이 국내 품목 허가를 획득했지만 투자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한 모양새다. 시장 기대감을 증폭시킬 만한 소식이었는데도 주가는 장중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한 것이다.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호재였던 데다 최근 코로나19 백신 사업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대외 변수들이 급등 분위기를 빠르게 희석시켰다는 분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품목 허가를 신청한 미국 노바백스社의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최종결과보고서 등을 제출하는 조건으로 지난 12일 판매를 승인했다.

이에 따라 작년 초 질병관리청이 계약한 4,000만회분의 선구매 물량이 드디어 국내에 유통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해당 백신의 국내 판권을 SK바이오사이언스가 확보하고 있는 만큼 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실제로 이날 SK바이오사이언스의 주가는 장 중 한때 6.69%까지 오르며 13거래일 만에 23만 원(23만1,00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그러나 이 기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공시 이후 상승 폭이 빠르게 줄어들며 종가는 전일보다 500원(0.23%) 상승에 그친 21만7,000원으로 마감했다.

가시적인 성과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상승 분위기가 빠르게 식은 데는 대외 변수가 한 몫했다는 분석이다.

일단 기존 백신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오미크론 변이가 최근 급확산하고 있는 데다, 팬데믹 종식을 앞당길 것으로 평가받는 경구용 치료제까지 등장하면서 몇 달새 백신 사업에 대한 평가 기준이 한층 높아졌다는 것.

또 이번 승인 소식이 어느정도 예측 가능했던 이슈였다는 점에서도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SK바이오사이언스가 지난달 24일 노바백스와 체결한 2,045억 원에 달하는 위탁생산 계약은 2020년 한 해 매출의 약 90%에 달하는 규모였다.

이는 적어도 이 회사가 앞으로 1년 간은 안정적인 실적을 담보받을 수 있다는 것을 시장에서는 이미 알아차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 경구용 치료제, 백신 사업 ‘변수’…“투심 자극할 모멘텀 확보 시급”

주목할 점도 눈에 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노바백스와 체결한 세부 계약 내용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베트남과 태국 판권도 확보하면서 추가적인 수익도 기대해 볼 만한 상황이다. 두 나라의 인구만 해도 각각 9,895만 명(세계 15위), 6,996만 명(세계 20위)으로 우리나라보다 시장 규모가 더 크다.

제품 자체에 대한 국내·외 평가도 나쁘지 않다. 일단 이 약은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럽연합(EU)에서 긴급사용승인을 받아냈다. 여기에 현재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고 하고 있는 mRNA 백신보다 배포·보관도 쉽다. 치료 효과 역시 90%에 육박한다. 개발도상국과 저개발국을 중심으로 팬데믹이 종식될 때까지 노바백스 백신의 수요가 꾸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다만, 이 회사의 노바백스社 백신 사업 수혜 규모와 그 지속 여부를 현 시점에서 판단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오미크론 변이와 경구용 치료제가 향후 글로벌 팬데믹 양상을 바꿔 놓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가 백신 위탁생산 사업 외에 투심을 자극할 새로운 사업 모멘텀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가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은 자체 코로나19 백신 개발이다. 임상이 막바지에 다다른 상황이고, 정부 지원도 전폭적이어서 토종 백신 1호 타이틀에 가장 근접해 있는 후보군이다.

그러나 이 역시 쉽지 않은 게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노바백스 백신 위탁생산 사업과 시너지를 내기에는 걸림돌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SK바이오사이언스가 자체 백신을 출시할 경우, 노바백스 백신의 판권은 우리나라가 20년에서 2024년 2월까지로, 베트남과 태국은 5년에서 (발매시점으로부터)1년으로 대폭 단축된다. 즉 특정 시점이 도래하면 안정과 도전이라는 선택의 기로에 설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제약바이오업계에 정통한 증권가 관계자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올해 성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지만 주가는 이에 호응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정 사업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중장기 성장 동력에 대한 제시가 시급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일정 이상의 실적을 연속성 있게 가져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분명하게 전달할 수 있느냐가 향후 반등의 키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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