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분식회계·신풍제약 코로나 임상 강행 의혹 등 잇딴 악재
韓·美 금리인상 압박 사면초가 속 반발 매수세…증시 반등 변수되나
국산 신약 임상 결과에 ’쏠린 눈‘…ABL바이오, 기술수출 잭팟 ’시동‘

이번 주 제약바이오 업종은 셀트리온이 재고자산을 부풀렸다는 분식회계 의혹과 동물실험 실패에도 신풍제약 등 국내 제약사들이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을 강행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신뢰성 추락에 따른 하방 압력이 거세질 것으로 점쳐진다.

실제로 제약바이오 업종은 매년 신뢰성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회계 처리 위반으로 씨젠, 엘앤케이바이오, 알파홀딩스 등이 적발됐다. 또 기업의 유일한 객관적 자료로 통하는 공시 규정을 위반한 기업도 전체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기업의 24%에 달했다. 이로 인해 업종 전반의 시세가 급변하면서 투자자들의 피해가 속출 한 바 있다.

또 기대에 못미치는 임상시험 결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강행하면서 일부 기업들 역시 비난을 피해가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약물재창출로 코로나 약 개발을 노렸던 신풍제약의 ’피라맥스‘는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기에 효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자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 약의 임상 2상 결과는 1차 목표점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사실상 실패로 끝났다. 현재 피라맥스는 임상 3상을 승인받아 개발을 진행 중이지만 성공 기대감은 이미 추락한 상태다.

다만, 이 같은 악재에도 변수는 존재한다. 최근 증시 급락에 따른 반발 매수세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빚을 내서 주식을 사는 신용융자 잔고는 지난해 10월 29일 24조300억 원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내림세를 보이다, 이달 7일 23조8,875억 원으로 다시 회복세로 돌아섰다. 주가가 급락세를 보이자 빚을 내서라도 주식에 투자하겠다는 시장 참여자들이 늘어났다는 뜻이다.

여기에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신약 임상 성공과 기술수출 가능성도 주시할 변수 중 하나다.

최근 대웅제약은 SGLT-2 억제제 기전의 당뇨병 신약 ’이나보글리플로진‘의 단독요법 및 메트포르민 병용요법 3상에 대한 톱라인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에서 이나보글리플로진은 우수한 혈당강하 효과 및 안전성이 확인됐다.

또 에이비엘바이오는 최근 열린 JP모건헬스케어 컨퍼런스에 참석해 파키슨병 치료제 ’ABL301’을 프랑스 사노피社에 기술이전 하면서 총 1조2,720억 원(10억6,000만 달러)에 달하는 초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향후 미국 진출이 가시권에 들어온 한미약품의 폐암 치료제 ‘포지오티닙’과 오는 2월 미국 허가를 노리는 GC녹십자의 면역결핍증 혈액제제 ‘GC5107’(제품명: IVIG-SN10%), 글로벌 시장으로 기술 수출을 추진 중인 JW중외제약의 통풍치료제 ’URC102’의 연구 결과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지놈앤컴퍼니의 면역항암제 ‘GENA-104’, 바이오니아의 섬유화증 신약‘SAMiRNA-AREG’, 압타바이오의 당뇨병성 신증치료제 ‘이수지낙시브’(APX-115), 메드팩토의 항암신약 ‘백토서팁’, 유틸렉스의 면역항암제 ‘EU101’, 네오이뮨텍의 대장암과 췌장암 치료 후보물질 ‘NT-17’, 올릭스의 황반변성 치료신약 ‘OLX301A’의 연구 성과에도 업계의 시선이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러시아산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의 수혜주 찾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러시아가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이 백신을 승인받기 위해 관련 서류를 모두 제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스푸트니크 관련주로 언급되고 있는 곳은 휴온스글로벌 컨소시엄에 합류한 휴메딕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등이다.

한편, 이번 주 주목할 증시 이벤트로는 17일 발표되는 작년 4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 지표 결과다. 만약 중국 경기 부진이 이어질 경우 국내 관련 기업들의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 주간 증시 리뷰

지난주 국내 증시는 美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위원들의 테이퍼링 지지에 따른 유동성 축소 우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지정학적 긴장감에 의해 글로벌 증시와 동반 하락을 기록했다. 美 다우지수가 0.88% 떨어진 가운데 국내 코스피지수 1.12%, 코스닥지수 2.39% 내려 앉았다.

제약바이오주 역시 급락을 피해가지 못했다. 주초 반발 매수세와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국내 기업들의 참가 소식이 호재로 작용해 급등하기도 했지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여파와 셀트리온의 부정회계 의혹 등으로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결국 하락으로 마감했다.

코스피 의약품지수와 제약지수는 각각 2.13%, 3.32% 떨어졌다. 의약품지수는 올 들어 7.88% 급락한 상태다. 글로벌 대표 헬스케어 지수인 美 나스닥생명공학지수도 주간 0.7% 내려 앉으면서 올해에만 이미 7.14% 하락률을 기록했다.

지난주 대부분의 종목이 하락한 가운데 일부 신약 개발 관련주에서 강세가 나타났다.

에이비엘바이오는 파킨슨병 치료제를 사노피로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에 주간 48.66% 급등했다.

옵티팜은 최근 미국 의료진이 사람에 돼지 심장 이식 수술을 성공하면서 주가가 26.24% 뛰었다. 이 회사는 세계 최고 수준의 돼지 췌도 분리 수율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최근 국내에서 허가된 노바백스社 코로나19 백신의 핵심 기술인 면역증강제(면역보강제)가 주목 받으면서 주가도 덩달아 10.21% 올랐다. 이 회사는 면역증강제 생산기술 ‘EuIMT’을 보유 중이다.

이 외에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탈모약 국민건강보험 적용을 대선 공약으로 확정하면서 관련주가 상승했다. TS트릴리온(18.79%↑), 하이로닉(26.33%↑), 메타랩스(11.55%↑), 인스코비(2.93%↑) 등이 수혜주로 언급되며 상승세를 탄 곳들이다.

한편, 수급과 관련해서는 지난주 개인은 관망, 외국인 매수, 기관은 매도를 단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약 50억 원과 9,800억 원 규모를 사들였다. 반면 기관은 1조500억 원 규모를 팔아치웠다. 코스피 의약품 업종에서는 개인이 1,890억 원을 순매수했으며 기관이 1,540억 원 가량 매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 이번주 주목 기업

최근 당뇨 신약 ‘이나보글리플로진’의 임상 3상에 성공한 대웅제약에 주목할 만하다.

회사는 조만간 품목허가 신청에 돌입할 계획으로 만약 승인을 획득할 경우, 국산 35호 신약 타이틀을 갖게 된다.

당뇨병 치료 후보물질인 '이나보글리플로진'은 단독요법 및 '메트포르민'과의 병용요법을 통해 이 약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했다. 이나보글리플로진은 국내 제약사 가운데 처음으로 개발되는 SGLT-2 억제 기전의 당뇨병 치료 신약이다.

회사 측이 공개한 임상시험 탑라인 결과에 따르면 투약 후 24주차 시점에서 이나보글리플로진 투약군과 위약군 간 당화혈색소(HbA1c) 변화량의 차이는 0.99%p로, 통계적 유의성이 확보됐다.

또한 기존 표준치료 요법인 메트포르민으로 혈당 조절이 불충분한 제2형 당뇨병 환자 200여 명을 대상으로 이나보글리플로진과 메트포르민 병용요법을 다파글리플로진·메트포르민 병용 투여 환자군과 비교한 결과, 비열등성도 입증됐다.

글로벌 주요국의 당뇨병 치료제 시장규모는 2019년 17조 원에서 2024년 약 20조 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당뇨병 치료에 표준요법으로 쓰이는 메트포르민은 현재 SGLT-2 억제제와 병용투여로 가장 많이 처방되고 있다. 두 성분을 합친 국내 복합제 시장 규모는 약 500억 원대를 웃도는 수준이다.

대웅제약은 2023년까지 이나보글리플로진 단일제와 메트포르민 복합제를 동시기에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국내 시장 선점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도 가능할 것을 보인다.

주목할 점은 올해 대웅제약이 주력 품목의 파이프라인 강화에 나선다는 점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보툴리눔톡신 제제 ‘나보타’로 재미를 봤다. 이 약은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보툴리눔 톡신제제다.

현재 나보타는 美 편두통 예방 치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해당 적응증으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연구 결과는 올 하반기 중 발표될 예정이다.

앞서 나보타는 미국에서 미간주름 적응증으로 승인받았으며 올해 중국에서도 시판 승인을 타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프라잔’(제품명 ‘펙수클루정 40ml’)의 국내 시판도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다. 이 약은 지난달 30일 식약처로부터 품목허가 승인을 받아 올해 본격적인 출시가 예상된다.

현재까지 펙수프라잔의 전 세계 기술수출 계약 금액은 1조370억 원에 달하고 있다. 미국 내 판권을 가지고 있는 뉴로가스트릭社는 올해 펙수프라잔의 임상 3상 돌입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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