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경영실적 발표 제약바이오기업 120곳 보고서 분석
국내 제약바이오사 120곳 중 58곳 대표이사 3월 임기 만료
오너 2·3세 경영 전면 나서…대다수 연임 가능성에 ‘무게추’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국내 주요 제약사들의 최고경영자(CEO)의 임기 만료가 오는 3월로 예정된 가운데 이들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부 기업에서는 오너 2·3세가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사령탑 교체에 무게추가 쏠리고 있지만 상당수 경영진은 연임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메디코파마뉴스>는 2021년 경영실적을 발표한 상장 제약바이오기업 120곳의 분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57곳 경영진들의 임기 만료가 임박한 것으로 확인됐다.

세부적으로는 ▲GC녹십자 ▲HK이노엔 ▲JW중외제약 ▲고려제약 ▲광동제약 ▲국제약품 ▲나이스 ▲녹십자엠에스 ▲대성미생물 ▲대웅제약 ▲동국제약 ▲동화약품 ▲디에이치피코리아 ▲메디포스트 ▲명문제약 ▲바이오솔루션 ▲보령제약 ▲부광약품 ▲삼일제약 ▲삼진제약 ▲삼천당제약 ▲셀트리온제약 ▲셀트리온헬스케어 ▲쎌바이오텍 ▲아이큐어 ▲안국약품 ▲알리코제약 ▲애니젠 ▲앱클론 ▲sd바이오센서 ▲에스텍파마 ▲에이비엘바이오 ▲영진약품 ▲오스코텍 ▲옵티팜 ▲이연제약 ▲일동제약 ▲일성신약 ▲일양약품 ▲제네포커스 ▲제일바이오 ▲진양제약 ▲차바이오텍 ▲케어젠 ▲코미팜 ▲코아스템 ▲테고사이언스 ▲티앤알바이오팹 ▲팜젠사이언스 ▲팬젠 ▲펩트론 ▲퓨쳐켐 ▲피씨엘 ▲한국유니온제약 ▲한독 ▲한미약품 ▲현대약품 ▲휴온스 (가나다순) 등이다.

 

≫ 일찌감치 수장 교체 단행…안정화 ‘꾀하는’ HK이노엔·대웅제약

먼저 HK이노엔과 대웅제약, 동국제약은 일찌감치 수장 교체를 단행했다.

HK콜마는 지난해 12월 29일 HK이노엔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곽달원 부사장을 내정했다. 2015년부터 HK이노엔을 이끌어 온 강석희 사장의 임기가 2년 남짓 남은 상황에서 인사 발표가 난 것이다.

1986년 삼성그룹 공채 27기로 입사해 CJ제일제당 제약 부분에서 경력을 쌓은 곽달원 신임 사장은 CJ제일제당 제약사업부문 의정사업총괄 상무, 제약사업부문 대표, CJ헬스케어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HK이노엔으로 사명을 바꾼 이후에는 HK이노엔 생산총괄 부사장을 맡았다.

곽 사장은 앞으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의 글로벌 진출 및 수액 사업 확대, 파이프라인 강화를 통해 미래 먹거리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대웅제약도 지난해 말 이창재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발령하며 40대 젊은 대표이사 체제를 구축했다. 2022년 임원인사에서 공동 대표를 맡아 온 윤재춘 사장을 지주회사인 대웅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이창재 부사장을 사장으로 올리면서 전승호 사장과 함께 공동 대표이사를 맡게 했다.

이 신임 사장은 1977년생으로 2002년 대웅제약에 입사해 전문의약품(ETC) 영업을 시작으로 마케팅 PM, 영업소장을 거쳐 최연소 마케팅 임원으로 승진한 인물이다.

이후 ETC 영업·마케팅본부장, 경영관리본부장 등을 거쳐 2020년 마케팅·영업 총괄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부사장 승진 1년 만에 대표이사로 승진한 것이다.

이 사장은 마케팅·영업을 총괄하면서 4단계 검증 전략과 영업의 작동원리를 시스템화해 매출을 큰 폭으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되는 동국제약 오흥주 대표이사가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공석이 된 총괄 사장 자리에는 미국 MIT MBA 출신 송준호 전(前) 전략기획실장이 맡게 됐다.

2012년부터 2019년까지 동국제약 전략기획실장으로 재직한 송 신임 대표이사는 향후 영업과 관리 등 회사 경영 전반의 변화와 혁신을 책임지게 된다.

≫ 경영 전면 나서는 오너 2~3세…보령 김정균 대표·동국 권기범 회장

올해는 제약사의 오너 2~3세들이 대표이사 자리에 오르면서 경영 전면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보령제약은 최근 이사회를 갖고 김정균 보령홀딩스 대표이사를 사장으로 선임했다. 김정균 사장은 김은선 보령제약 회장의 외아들이자 김승호 보령제약 창업주의 외손자다.

1985년생인 김정균 사장은 2014년 보령제약에 이사대우로 입사해 전략기획팀, 생산관리팀, 인사팀을 거쳤다. 2017년부터 보령홀딩스 사내이사 겸 경영총괄임원을 지냈고 2019년 보령홀딩스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김 사장은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통한 신규 사업에 진출해 매출 증대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으로 김 사장은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새로운 수익기반(Earning Power) 창출'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동국제약의 권기범 부회장은 최근 회장으로 추대됐다. 2010년 부회장에 임명된 후 10년 만이다.

창업주 고(故) 권동일 회장의 장남인 권기범 회장은 그동안 경영권을 물려받았음에도 회장직 취임은 미뤄왔다. 그는 故 권동일 회장과 동급의 직책으로 승진하는 것에 대한 부담으로 부회장 직함을 고집해 왔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번 승진으로 권 회장은 2025년 매출 1조 원 달성의 회사 비전을 주도하게 됐다.

≫ 대다수 ‘연임’ 가닥…포스트 코로나 대비, ‘변화 보다 안정’ 택할 듯

국내 상장 제약바이오기업 120곳 가운데 오너일가를 제외하면 ▲JW중외제약 이성열 대표이사 ▲녹십자엠에스 안은억 대표이사 ▲동화약품 대표이사 부사장 ▲디에이치피코리아 여대훈 대표이사 ▲부광약품 유희원 대표이사 사장 ▲삼진제약 장흥순·최용준 대표이사 사장 ▲셀트리온제약 서정수 대표이사 ▲셀트리온헬스케어 김형기 부회장 ▲영진약품 이재준 대표이사 사장 ▲일양약품 김동연 대표이사 사장 ▲진양제약 최윤환 회장·최재준 사장 ▲팜젠사이언스 박희덕·김혜연 대표이사 ▲한미약품 이관순 부회장·우종수 대표이사 사장 등의 임기가 오는 3월 만료된다.

현재로서는 오너일가를 제외한 대다수의 대표이사들이 연임할 것으로 보인다.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전통적으로 인사에 보수적인 데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변화 보다는 안정을 선택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약산업의 특성상 신약 개발을 위한 장기 프로젝트가 많은 편인데, 만약 경영진이 바뀔 경우 당초 계획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제약사의 경영진들이 장기간 연임할 수 있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2년 동안 신종 감염병을 대응하는데 역량을 집중했다면 이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상당수 기업들이 경영진 교체로 인한 변화보다는 안정을 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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