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파트너사 임상 발표에 주가 급등…상장 이후 4만원 첫 돌파
화이자 팍스로비드 ‘제한적 활용’에 주목도 높아지는 S-217622
무증상자 임상 참여 및 복용 편의성…국내 판권 확보도 경쟁력

▲ 사진=일동제약 본사 전경(제공: 일동제약)
▲ 사진=일동제약 본사 전경(제공: 일동제약)

일동제약의 주가가 상승세에 올라탄 모양새다. 먹는 코로나 약 개발전에 한 발 늦게 뛰어들었지만, 일본 파트너사의 후광효과와 높게 점쳐지는 상용화 가능성이 이 같은 분위기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현재 처방되고 있는 경쟁 약물의 활용도가 당초 기대치를 밑돌고 있는 데다 수급에도 제한이 있는 만큼 시장에서는 새 치료 옵션으로서의 가치를 높게 점치고 있다.

최근 일동제약의 주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11월 일본 시오노기제약과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S-217622’를 공동 개발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장기간 1만3,000원~1만7,000원 박스권에 머물던 주가가 가파르게 우상향하더니 최근에는 4만원 대를 넘나들고 있다.

일동제약의 주가 상승 추세가 꺾이지 않은 배경에는 파트너사인 일본 시오노기제약의 연구·개발 역량과 S-217622의 상용화 가능성이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S-217622의 원개발사인 시오노기제약은 일본 내 제약사 순위 10위권, 글로벌 제약사 50위권 내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글로벌 빅파마다. 특히 다이이찌산쿄 등과 더불어 일본에서 코로나19 연구·개발을 가장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곳으로 꼽힌다.

최근 공개된 무증상자 및 경증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5일간 1일 1회 S-217622를 경구 투여한 결과를 관찰한 임상 2a상 데이터는 일동제약의 주가 급등세에 불을 지폈다.

시오노기제약에 따르면, 4일째 위약군의 바이러스 역가(양)가 약 30% 감소한 데 비해 S-217622 저용량 복용군은 63%, 고용량 복용군은 80%가 감소했다. 바이러스 감소 속도 또한 복용군이 위약군보다 더 빨랐고 중대한 이상 반응도 관찰되지 않았다.

상황이 이런 만큼 그동안 S-217622에 대해 반신반의했던 투심도 빠르게 상용화 가능성에 배팅을 하는 분위기다. 지난해부터 국내 제약바이오 전반이 심각한 조정을 겪고 있음에도 일동제약의 주가가 상승 기조를 유지한 까닭이다.

여기에 게임체인저로 평가받던 팍스로비드가 기대와 달리 국내에서 제 역할을 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점도 일동제약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팍스로비드는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12세 이상 경증·중등증 코로나19 환자에 대한 적응증을 받았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등의 기저질환 치료제를 복용하고 있지 않은 60세 이상 경증·중등증 환자로 처방 범위가 제한돼 있다. 정부가 오늘(7일)부터 팍스로비드 처방 대상을 50세 이상 기저질환자까지 확대하기로 했지만 활용 폭이 얼마나 넓어질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이처럼 정부가 적응증을 협소하게 잡은 데는 수급 문제가 크다. 업계에서는 팍스로비드의 제조·생산 시스템이 본격 가동되기까지는 약 9~10개월 정도 소요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 약이 국내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기에는 아직 한계가 뚜렷하다는 얘기다.

반면 S-217622는 국내에서 긴급사용승인을 받을 경우 수급 리스크는 상당 부분 해결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일동제약이 국내 판권을 보유하고 있어 제조·생산 라인만 갖춰지면 곧바로 국내에 물량을 우선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5일간 하루 3알 2회 복용하는 팍스로비드와 달리 S-217622는 하루 1알 1회만 투여해도 돼 복용 편의성에서도 앞선다는 평가다. 현재 임상 대상에 무증상자도 포함돼 있어 좀 더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 과학적 데이터를 확보할 가능성도 열려 있는 상태다.

당초 계획대로 올 상반기에 상용화에만 성공한다면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로서 경쟁력이 상당할 것이란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제약바이오업계에 정통한 증권가 관계자는 “정부가 최근 코로나19의 계절 독감 전환 가능성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는데 이것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폭넓게 활용될 수 있는 경구약의 충분한 공급이 전제돼야 한다”며 “팍스로비드의 수급이 본궤도에 오르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상황에서 국내 생산·공급이 가능한 S-217622가 허가 받을 경우 그 파급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가 엔데믹으로 이행되면 경구약 수요가 일정 수준으로 유지되면서 새로운 독감약 시장이 열리게 된다”며 “이 때문에 S-217622가 상용화된다면 국내 판권을 보유한 일동제약의 기업가치 제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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