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포화도 측정기 업체, 셀프메디케이션에 주가 급등세 연출
사업 역량 및 지속성 의문…외부 변수 따른 상승분 반납 우려도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자가진단키트에 이어 최근 산소포화도 측정기가 새 테마주로 등장하자 경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단순 실적 급증에 따른 주가 상승분이 향후 사업 지속성과 외부 변수에 따라 반납 사태에 놓일지도 모른다는 이유에서다. 주가 변동성의 심화 가능성이 높은 만큼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재택치료 시스템을 고위험군 중심으로 재편하면서 제약바이오 섹터에 새로운 테마주들이 등장하고 있다. 자가진단키트 업체부터 시작된 이 같은 흐름은 최근 산소포화도 측정기 업체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실제로 단기간에 급등세를 연출한 에스디바이오센서, 휴마시스, 수젠텍 등 자가검사키트 관련주에 이어 산소포화도 측정기 사업을 하고 있는 메디아나, 유유제약, 멕아이씨에스, 세운메디칼 등의 주가도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방역 테마주들이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면서 제약바이오 섹터 전반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 이슈로 주가를 높인 제약바이오가 이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투심의 외면을 받았지만 최근 방역 테마주가 반전 모멘텀 역할을 하고 있는 것.

다만 지나친 시장의 관심에 대해 우려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최근 방역 물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공급자 우위의 시장이 형성돼 있기는 하지만 관련 기업들의 제조·생산 역량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실익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8일 김부겸 국무총리가 여당이 추진하는 전국민 자가검사키트 지원 방안에 대해 ‘생산량에 한계가 있다’며 난색을 표한 것이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 한다.

정부에 따르면 현재 국내 자가검사키트 연간 생산량은 2억 개로 이 중 1억 개는 수출, 나머지 1억 개가 국내용으로 활용될 수 있다. 단기간에 생산 물량을 늘리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짐작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산소포화도 측정기의 경우 개별 기업의 제조·생산 역량과 별개로 현재 값싼 중국산 제품이 시중에 많이 유통되고 있는 만큼 관련 업체들의 수혜를 좀 더 보수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평가다.

여기에 새롭게 열린 방역 물품의 시장 규모가 향후 언제까지 유지될지 예단하기 어려운 점도 경계의 목소리를 높이는 요인이다.

이 때문에 방역 테마주가 현재의 주가 상승세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보다는 확진자 추이에 따른 수요 증감과 물량 공급 역량에 따라 변동성이 심화될 것이란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까닭이다.

제약바이오업계에 정통한 증권가 관계자는 “새롭게 열린 방역 물품 시장이 국내 한정인 데다 언제까지 지속될지 예측이 어렵고, 단기간에 제조·생산라인을 확대하기도 쉽지 않은 만큼 관련 기업의 수혜가 제한적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현재는 기대감에 테마주로 묶인 업체의 주가가 오버 슈팅하고 있지만 상승한 만큼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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