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글로벌 주요 제약기업 10곳 매출 및 영업이익 해부
작년 성적표, 코로나 치료제·백신 및 R&D 투자서 희비 엇갈려
노바티스·화이자·J&J·애브비 ‘웃고’ 릴리·아스트라제네카 ‘울고’

글로벌 빅파마들은 지난해 대체로 몸집 불리기에는 성공했지만, 수익성 개선에서는 기업 간 희비가 엇갈린 모습이었다.

특히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판매하는 이른바 ‘코로나 비즈니스’가 빅파마의 매출 순위를 가른 결정타로 작용한 가운데, 기업별 연구개발(R&D) 투자 규모에 따라 실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추세는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18일 <메디코파마뉴스>는 지난해 연간 실적을 발표한 주요 글로벌 제약기업 10곳(존슨앤존슨, MSD, 화이자, 노바티스, GSK, 애브비, 암젠, 일라이 릴리, 아스트라제네카, 바이오젠)의 재무실적을 심층 분석했다. 환율환산은 지난해 말(12월 31일) 기준 서울외국환중개 매매기준율(1달러=1,185.5원)을 적용했다.

우선, 글로벌 빅파마 10곳의 지난해 평균 매출성장률은 20.1%에 달했다. 조사대상 10곳 중 바이오젠을 제외한 9개 기업 모두 외형 성장에 성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여기에는 ‘숨은 일인치’도 존재했다.

코로나 백신 매출로 성장세가 컸던 화이자(누적 12개월 매출성장률 95.2%↑)와 아스트라제네카(40.6%↑)를 제외하면 나머지 기업들의 평균 매출 성장률은 20.1%에서 8.2%로 줄어든 것.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전체 분석 대상의 절반 규모인 5곳의 빅파마가 전년보다 순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범위를 4분기로만 좁혀보면 순이익은 2곳만이 감소하면서 후반부로 갈수록 연초 영업 부진을 만회했다는 점은 긍정적인 시그널이라는 평가다.

수익성에 있어선 지난해 노바티스, 화이자, 존슨앤존슨, 애브비가 전년보다 대폭 개선된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아스트라제네카, 바이오젠, GSK, 암젠은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줄어들면서 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화이자는 지난해 코로나 백신 매출이 급증하면서 몸집이 전년 대비 두 배 불어났다. 존슨앤존슨은 4분기에 매출 1위를 차지하면서 3분기 화이자에게 빼앗겼던 자리를 되찾아 오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연구개발비는 10곳의 빅파마 가운데 8곳이 전년 보다 규모를 늘린 것으로 집계됐다. 실적 부진 우려에도 당장의 이익보다는 미래 성장 동력 확보가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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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글로벌 매출 상위 10대 제약기업 2021년 실적 현황(출처: 각사 사업보고서, 메디코파마뉴스 재구성)
▲ 표=글로벌 매출 상위 10대 제약기업 2021년 실적 현황(출처: 각사 사업보고서, 메디코파마뉴스 재구성)
▲ 표=글로벌 매출 상위 10대 제약기업 2021년 4분기 실적 현황(출처: 각사 사업보고서, 메디코파마뉴스 재구성)
▲ 표=글로벌 매출 상위 10대 제약기업 2021년 4분기 실적 현황(출처: 각사 사업보고서, 메디코파마뉴스 재구성)

≫ 빅파마, 몸집은 불어났는데…뒤따르지 못한 수익성 ‘고민’

빅파마들의 고민이 수치로 드러났다. 성장 규모에 비해 순이익 규모가 쪼그라들면서 수익성 저하가 더 심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조상에 포함된 10곳의 빅파마 가운데 절반인 5곳이 전년보다 순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작년 3분기에도 절반의 기업에서 순이익이 감소한 바 있다.

다만, 4분기로 범위를 좁혀보면 순이익이 쪼그라든 곳은 2곳만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되면서 후반부로 갈수록 연초 영업 부진을 만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별 4분기 순이익 규모를 보면 노바티스가 19조3,300억 원을 달성하면서 경쟁사들을 압도했다. 이는 노바티스가 보유하고 있던 로슈社의 지분 33%를 총 207억 달러(한화 약 24조7,883억 원)에 매각하면서 약 140억 달러(약 16조7,650억 원)의 이익을 챙긴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이 회사가 작년 4분기 순순하게 올린 실제 영업이익은 3조4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3조1,300억 원보다 3.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존슨앤존슨은 전년 동기 대비 173% 늘어난 5조6,100억 원의 순이익을 올리면서 2위를 차지했다. 이어 애브비와 MSD, 화이자도 각각 4조8,000억 원, 4조5,300억 원, 4조200억 원의 대규모 순이익을 실현했다.

반면, 일라이 릴리는 순이익이 2조500억 원에 그치면서 전년보다 19% 감소한 결과지를 받아 들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4,100억 원의 손실을 기록, 적자전환의 불명예를 안았다.

다만, 순이익이 줄어든 기업들의 면면을 살펴 보면, 이들 대부분은 수익 감소의 원인이 연구개발(R&D) 비용의 증가에 따른 결과인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아스트라제네카의 R&D 비용 증가액은 1조300억 원, 노바티스 900억 원, 일라이 릴리 1,400억 원 등 전년 보다 연구개발비가 추가로 늘어나면서 4분기 순이익을 끌어 내렸다.

반대로 연구개발비를 대폭 줄인 MSD(4분기 R&D 비용 3조2,200억 원 감소)와 바이오젠(4분기 R&D 비용 1조2,200억 원 감소)은 영업이익이 전년 적자에서 각각 흑자로 돌아선 대표적인 사례였다.

한편 지난해 기업별 연간 순이익을 보면, 노바티스(누적 순이익 28조4,700억 원, 198%↑), 화이자(26조600억 원, 140%↑), 존슨앤존슨(24조7,500억 원, 42%↑), MSD(14조6,300억 원, 173%↑), 애브비(13조6,900억 원, 150%↑)가 큰 폭으로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아스트라제네카(누적 순이익 1,400억 원, 96%↓), 바이오젠(1조8,400억 원, 61%↓), GSK(7조1,500억 원, 19%↓), 암젠(6조9,900억 원, 19%↓), 일라이 릴리(6조6,200억 원, 10%↓)는 전년 대비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 1위 타이틀 놓고 존슨앤존슨-화이자 ‘한판 승부’

작년 4분기 주목할 만한 외형 성장을 기록한 곳은 코로나19 백신으로 판매고를 끌어 올린 화이자였다.

이 기간 화이자는 전년 대비 104.9% 성장한 28조2,600억 원(238억3,8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14조8,200억 원(125억400만 달러)의 코로나 백신 판매고가 반영된 결과다.

이어 아스트라제네카(4분기 매출 14조2,400억 원, 전년 대비 62.1%↑), MSD(16조300억 원, 23.5%↑), GSK(15조3,400억 원, 11.6%↑), 존슨앤존슨(29조4,100억 원, 10.4%↑)등도 두 자릿수 성장률을 달성했다.

반면, 일라이릴리(9조4,800억 원, 전년 대비 7.5%↑), 애브비(17조6,500억 원, 7.4%↑), 노바티스(15조6,800억 원, 3.6%↑), 암젠(8조1,200억 원, 3.2%↑)은 최소한의 성장률 만을 확보했고 바이오젠은 같은 기간 1,400여억 원이 줄어든 3조2,400억 원으로 4.2% 역성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4분기 매출 1위 자리는 29조4,100억 원(248억400만 달러)의 판매고를 올린 존슨앤존슨이 차지하면서 3분기 화이자에게 내줬던 왕좌를 다시 찾아오는데 성공했다. 앞서 화이자는 작년 3분기 28조5,5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당시 27조6,500억 원의 판매고를 올렸던 존슨앤존슨을 따돌린 바 있다.

2021년 지난 한 해로 범위를 넓혀 보면 존슨앤존슨은 12개월 누적 매출 111조1,700억 원(937억7,500만 달러)의 매출을 달성하면서 경쟁사들을 압도했다. 이어 화이자가 96조3,700억 원(812억8,800만 달러)로 2위를 차지했고, 애브비와 노바티스, MSD가 각각 66조6,200억 원, 61조2,000억 원, 57조7,400억 원의 판매고를 기록하면서 빅5를 형성했다.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빅파마, 코로나 비즈니스 ‘각축’…화이자·아스트라제네카 최대 수혜

올해도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시장을 두고 글로벌 빅파마들이 각축을 벌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 비즈니스로 외형 격차가 벌어진 가운데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가 신종 감염병 사태로 최대 수혜자로 꼽혔다.

화이자는 지난해 한 해 동안 코로나19 백신 ‘코미나티’로 43조6,000억 원(367억8,100만 달러)의 판매고를 올린 가운데 미국에서만 9조2,600억 원을 팔았다.

이 회사의 먹는 코로나 약 ‘팍스로비드’의 매출은 9백억 원(7,600만 달러) 달성에 그쳤다. 다만, 작년 12월 팍스로비드가 FDA(미국식품의약국)로부터 가정용으로 긴급사용을 승인 받은 데다 지난 1월에는 대량의 선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올해 이미 220억 달러의 매출을 따놓은 상황이다. 여기에 올 코로나 백신 매출도 32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화이자는 2022년 한 해에만 코로나 비즈니스로 약 540억 달러(64조 원)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도 지난해 코로나 백신 ‘백스제브리아’와 항체 치료제 ‘이브실드’로 4조7,400억 원(40억200만 달러)의 판매고를 올렸다. 같은 기간 일라이 릴리 역시 코로나 항체 치료제를 통해 2조6,500억 원(22억3,900만 달러)의 매출을 끌어냈다.

반면, 존슨앤존슨(얀센)의 코로나 백신 매출은 지난해 2조8,300억 원(23억8,500만 달러)으로 기대에 못 미친 결과지를 받아들었다. 회사 측은 올해 백신 매출이 약 3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MSD는 먹는 코로나 약 ‘몰누피라비르’로 지난해 1조1,300억 원(9억5,2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올해 이 약의 판매고가 5배 이상 늘어난 50~60억 달러를 웃돌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 작년 R&D 투자, 평균 19.7%…미래성장동력 확보 ‘분주’

빅파마 10곳은 전체 매출에서 평균 19.7%에 달하는 연구개발비를 사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전년 같은 기간 21.1%에 비해 줄어든 규모지만, 이는 지난해 매출액이 대폭 늘어나면서 벌어진 일종의 착시현상으로, 실제 투자 규모는 전년보다 13조5,200억 원이 증가한 105조2,200억 원에 달했다. 빅파마 한 곳당 10조5,000억 원의 돈을 미래성장동력 확보에 쏟아부은 셈이다.

기업별로 보면 MSD, 바이오젠 만이 R&D 비용이 줄었을 뿐 나머지 8곳은 모두 투자를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기업별로 보면, 존슨앤존슨이 지난해 총 17조4,400억 원을 R&D에 투자하면서 가장 많은 돈을 연구개발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화이자(16조3,900억 원), MSD(14조5,200억 원), 아스트라제네카(11조5,400억 원), 노바티스(11조3,100억 원), GSK(8조6,000억 원), 애브비(8조4,000억 원), 일라이 릴리(8조3,300억 원), 암젠(5조7,100억 원), 바이오젠(2조9,600억 원) 순으로 연구개발 투자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R&D 비율(연구개발비/매출)로 보면, 아스트라제네카(26%), MSD(25.1%), 일라이 릴리(24.8%), 바이오젠(22.8%)이 전체 매출에서 20%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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