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지수 주간차트, ‘200일선 밑’…과거 단기 급락 사례도
모멘텀 상실한 제약바이오, 진단키트·감기약 ‘새 테마’ 형성
한은 금리 결정 여부 ‘촉각’…인상 시 제약바이오 악재 될 듯

지난주 제약바이오 업종은 러시아의 철군 소식 이후 실적 개선 기업을 중심으로 반등 시도가 있었지만, 단순히 하락 폭을 좁히는 데 그쳤다. 이번 주에도 美 인플레이션 우려를 비롯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위기가 다시 고조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여전히 하락 또는 관망세에 무게 중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제약바이오주는 모멘텀 상실로 불안한 투자 심리가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에 따라 감기약과 진단키트 등 일부 수혜주만 순환매 성격의 개별 주 강세를 보이고 있다.

기술적으로 봐도 현재 의약품지수(14,178.28 포인트)가 주간 차트상 장기 추세선인 200일 이평선(14,446.92포인트) 밑으로 내려가면서 추가적인 하락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과거 의약품 주간 지수는 2019년 7월, 200일 이평선 아래로 떨어지면서 한 달간 약 18% 단기 급락한 바 있다.

이 같은 전례에 비추어 볼 때 지수가 200일 선을 돌파하는 시점이 돼야 상승 국면 전환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주 주목할 증시 이벤트는 오는 24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다. 일단 동결 쪽에 무게추가 기우는 분위기이지만 추가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만약 금리 인상이 결정될 경우 제약바이오 업종에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오는 25일(현지시간) 발표될 미국의 개인소득 및 소비지출 지표 결과가 증시 등락에 영향을 줄 외부 변수로 꼽히고 있다.

 

≫ 주간 증시 리뷰

지난주 국내 증시는 미국의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임박설로 인해 주초 급락한 이후 주중 러시아의 철군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시 급등세를 연출하며 롤러코스터 끝에 결국 혼조세로 마감했다.

이에 따라 종합주가지수는 전주 0.12% 하락, 코스닥지수는 0.49% 오르면서 방향성을 잡지 못한 채 혼란한 상태로 거래를 마쳤다.

제약바이오주 역시 초반 약세, 후반 강세를 보였지만, 결국 코스피 의약품지수와 코스닥 제약지수는 각각 0.17%, 0.67% 내려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지난주 대다수 제약바이오 종목은 보합을 유지한 가운데 최근 국내 확진자 폭증에 따른 감기약 수요 증가로 코로나 테마주가 새롭게 재편되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반면 그동안 강세를 나타냈던 종목들은 일제히 급락하면서 순환매 장세가 이어졌다.

개별 종목으로 보면, 한국유니온제약은 러시아에서 개발한 코로나 백신 '코비박'과 치료제 '아비파비르'의 국내 생산 및 해외 공동진출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는 소식에 주간 19.55% 급등했다.

피에이치씨는 관계사인 필로시스가 벨기에, 러시아, 태국, 독일, 호주에서 코로나19 타액항원신속진단키트에 대한 허가를 획득하면서 19.57% 올랐다.

대원제약은 종합감기약 ‘콜대원’의 수요 증가 전망에 따라 9.41% 상승했고 삼일제약은 어린이 해열진통제 ‘부루펜시럽’의 판매 증가로 인해 7.14% 강세를 연출했다.

서울제약은 위장약 ‘파모티딘’이 코로나19 증상 억제제로 활용할 수 있다는 내용의 임상시험 결과가 국제학술지 '거트(GUT)'에 실리면서 주가가 8.08% 올랐다.

다만, 본지가 식품의약품안전처를 통해 파모티딘 성분의 약제를 판매하는 제약사를 확인한 결과, 서울제약 외 64곳이 이 성분의 약을 시장에 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동아에스티, 한미약품, 휴텍스, JW신약 등 4개사가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상태로 확인됐다. 서울제약 만이 가진 차별화된 품목이 아니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대웅제약은 국내 제약사 처음으로 개발 중인 SGLT-2 억제 기전의 당뇨병 치료 신약 '이나보글리플로진'의 3제 병용 임상 3상 성공 소식과 올 전문의약품(ETC) 사업부문 및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의 성장으로 실적 호전이 예상된다는 관측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15.71% 급등했다.

이 외에도 미국 모더나社의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코로나19 종식 가능성을 점치면서 보톡스와 미용, 원료의약품 분야의 리딩 기업들이 강세를 보였다. 대표적으로 제테마(17.94%↑), 파마리서치(8.41%↑), 대봉엘에스(10.11%↑), 콜마비앤에이치(13.68%↑) 등이 상승 기업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그동안 코로나 테마로 재미를 봤던 엔지켐생명과학(18.57%↓), 경남제약(16.4%↓), 유바이오로직스(12.37%↓), 한국비엔씨(12.33%↓), 피씨엘(11.93%↓), 한국파마(10.21%↓), 유유제약(6.74%↓) 등은 일제히 내림세를 나타냈다.

수급과 관련해서는 지난주 거래소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매수, 개인은 매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기관과 외국인의 동반매수가 이어지고 있어 그동안 투매로 이어졌던 수급 불안에서는 어느 정도 안정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구체적으로는 지난주 외국인이 약 3,000억 원, 기관은 8,900억 원 규모를 사들인 반면, 개인은 1조2,800억 원 규모를 팔아 치운 것으로 확인됐다. 코스피 의약품 업종에서도 개인은 550억 원을 순매도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520억 원, 60억 원을 순매수하는 상황을 연출했다.

≫ 이번주 주목 기업

올해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가 예상되는 에스디바이오센서에 주목할 만하다. 이 회사는 북미 시장을 상대로 최근 코로나19 진단 제품의 신규 매출 수주를 급격히 늘리면서 1분기에만 1조 원 매출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해 3분기까지 연결기준 매출 2조4,862억 원, 영업이익 1조2,162억 원을 기록하면서 코로나 수혜를 제대로 누렸다. 현재 이 회사의 4분기 실적은 집계 중에 있지만 업계에서는 대략 매출 3,800억 원, 영업이익은 1,600억 원 내외로 직전 분기보다는 다소 주춤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목할 점은 아직 2월임에도 불구하고 올 들어 에스티바이오센서가 신규 수주로 따낸 공급계약만 6,748억 원에 달한다는 점이다. 계약기간은 평균 3~4개월 간이다. 만약 3월까지 지금과 같은 수출 추세가 이어진다면 단순 셈법으로 계산해도 1분기 매출로만 최소 1조 원을 훌쩍 넘기는 실적을 기록하게 된다.

특히 북미 수출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 지난해 12월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의 미국식품의약국(FDA) 긴급사용승인(EUA) 승인을 획득한 이후 올 들어 북미 시장을 상대로 신규 매출 수주가 급격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 18일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제품인 ‘COVID-19 At-Home test’에 대해 미국 정부와 총 1,257억 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앞서 1월에도 이 회사는 미국 및 캐나다와 3건의 신규 계약을 통해 3,393억 원의 수주를 따낸 바 있다. 올 들어서만 북미로 총 4,650억 원 규모의 계약을 수주한 셈이다.

이는 작년 북미발 매출 약 1,400억 원과 비교하면 2022년 들어 2개월 만에 이미 3배나 늘어난 수치다.

여기에 미국 정부가 최근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민간 보험사가 개인의 신속진단키트 구매 비용을 환급해주도록 하는 정책을 발표하면서 현지 보험 가입자들의 키트 수요 증가도 전망되고 있다.

한편, 최근 증시 분석가들은 올해 에스디바이오센서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2조7,000억 원, 1조2,000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 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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