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되던 하락세 ‘재점화’…52주 신저가 속출, 주요 지수 급락
대내외 악재로 안전자산 선호…증시 자금 이탈 가능성에 무게
저가 매수세도 모멘텀도 기대 어려운 상황…침체기 지속될 듯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제약바이오주가 글로벌 변수에 또 다시 무너지고 있다. 역대 최악의 1월을 보내고, 이달 들어 바닥을 다지나 싶었지만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이슈로 국내·외 증시에 공포가 엄습하면서 직격타를 맞은 것이다. 불안감 확산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지면서 증시 자금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는 터라 대표적인 성장주로 분류되는 제약바이오 업종의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란 비관론이 짙어지고 있다.

국내 증시가 지난 24일 우크라이나發 대외 악재에 주저앉았다. 특히 이날 하루에만 150여개에 달하는 코스피·코스닥 상장 기업이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는데 이 중 제약바이오기업도 적지 않았다.

코스피에서는 LG화학, SK케미칼,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삼양홀딩스, 우리들휴브레인 등이 코스닥에서는 셀트리온헬스케어, HLB제약, 코미팜, 한국파마, 툴젠, 앱클론, 파맵신, 바이넥스, 우정바이오, 압타바이오, 셀리온, 나이벡, 일신바이오 에스티큐브 등이 52주 신저가를 다시 썼다.

시장 분위기가 이런 만큼 이달 들어 하락세가 진정되는 듯했던 제약바이오 섹터 전반이 또 다시 크게 흔들렸다.

실제로 이날 코스피 의약품 지수에 속한 45개 제약바이오기업 중 신풍제약, 일동제약, 광동제약 등 단 3개사만이 상승을 기록했고, 42개사는 하락 마감했다.

이로 인해 지난달 27일(시총 106조200억 원)과 28일(109조5,690억 원) 이달 15일(108조8,480억 원) 무너졌던 코스피 의약품 상장사 시가총액도 110조 원대(2.24 종가 기준 110조3,000억 원) 벽이 다시 위태로워진 상태다.

코스닥 제약 지수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109개 구성 종목 중 휴온스, 녹십자엠에스, 대한뉴팜, 바이오플러스, 바디텍메드, 쎌바이오텍 등 6개사만이 상승했고, 보합 마감한 인트론바이오를 제외한 나머지 102개사는 주가가 떨어졌다.

이 영향으로 코스닥 제약 지수 상장사 시가총액 또한 이달 15일(시총 39조7,950억 원) 이후 6거래일 만에 다시 41조 원 고지(40조5,660억 원)가 무너졌다.

이처럼 제약바이오 섹터가 우크라이나 변수에 직격타를 맞으면서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침체기가 더 길어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올 들어 큰 폭의 조정을 받으면서 최근 저가 매수세가 유입될 분위기가 조금씩 조성되고 있었는데 대외 변수로 인해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

실제로 올해 1월 한 달 동안 각각 –20%, -15%가 빠졌던 코스피 의약품 지수(137조1,810억원→109조5,690억 원)와 코스닥 제약지수(50조1,220억 원→42조5,930억 원) 시가총액은 최근 일주일 동안 반등 조짐이 보였지만 지난 24일 그 기세가 확연히 꺾였다.

상황이 이런 만큼 제약바이오 섹터의 지지부진한 흐름이 국내 증시 전반과 연동되면서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돌파구로 삼을 만한 모멘텀이 부재한 데다 산적해 있는 대내외 변수 역시 단기간에 해소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제약바이오 업계에 정통한 증권가 관계자는 “올해 우크라이나 전쟁, 오미크론 변이 확산, 금리 인상 등의 악재가 줄줄이 터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뚜렷해 지고 있는데 이는 곧 증시 자금 이탈 가속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대표적인 성장주로 꼽히는 제약바이오 섹터는 타 업종 대비 더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최근 과대 낙폭에 따른 저가 매수세가 일부 유입되기는 했지만 제한적일 것으로 보여 지금과 같은 조정 장세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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