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기업 119개사 급여 해부
韓 평균 월급 320만 원…제약사, 平 이상 53곳, 미만 66곳
코로나19 수혜 중소사, 고액 연봉 상위권 대거 포진 '주목’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노동자의 임금이 기업의 매출에 비례한다는 공식에 오류가 발생했다. 그동안 외형 규모가 큰 회사에 다니는 임직원들일수록 상대적으로 많은 월급을 받아갈 것이라는 게 일종의 정설로 받아들여졌지만 이는 본지 분석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나라 직장인 평균 월급이 2020년 기준 320만 원이라는 통계청 조사 결과가 최근 나왔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 근로자의 월평균 소득이 529만 원으로 최상위권을 차지했다. 반면, 중소기업 근로자는 월평균 소득이 259만 원으로 대기업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성별로 보면 남성이 여성보다 많은 임금을 받았다. 남성 근로자의 월평균 소득은 371만 원으로 여성 247만 원의 약 1.5배에 달했다. 같은 대기업에서도 남성의 월평균 소득은 599만 원, 여성은 370만 원으로 차이가 있었다.

그렇다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임금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24일 <메디코파마뉴스>가 국내 상장 제약바이오기업 119곳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20년 사업보고서의 임직원 임금 현황을 분석한 결과, 통계청 조사와 같은 기간인 2020년 1인 평균 월급은 460만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임금이 평균(460만 원)보다 높은 제약사는 53곳(44.53%), 평균 미만인 기업은 66곳(55.46%)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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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출처=제약바이오기업 119곳 2020년 사업보고서, 메디코파마뉴스 재구성
자료 출처=제약바이오기업 119곳 2020년 사업보고서, 메디코파마뉴스 재구성

≫ ‘임금 = 매출 성적순’ 공식 오류…기업 외형과 직원 월급은 ‘별개’

흥미로운 점은 이번 본지 분석 결과, 기업별 매출 성적과 월급 간 상관관계는 존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제로 일부 상위 제약사의 경우 임금 순위가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반면, 오히려 중소기업으로 분류된 몇몇 기업들이 고액 임금 상위권을 차지하기도 한 것.

먼저, 2020년 월급이 가장 높았던 회사는 셀트리온헬스케어였다. 이 회사의 1인 평균 월급은 1,600만 원으로, 119개 기업 평균 월급의 3.5배를 웃돌았다. 다만, 셀트리온헬스케어의 급여에는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에 따른 소득이 포함돼 있어 월급이 일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월급은 회계상의 급여총액을 직원수로 나눈 뒤 다시 12로 나눠 계산한 것이다. 여기에는 기본급, 상여금, 직무수당 및 자격수당, 급여성복리후생비가 모두 포함됐으며, 기업에 따라 고연봉을 받는 임원들이 섞여 있을 수 있어 일반 직원들이 느끼는 체감 월급과는 다를 수 있다.

이어 진원생명과학(1,200만 원), 씨젠(950만 원), 유한양행(750만 원), 에이비엘바이오(700만 원), 삼성바이오로직스(690만 원), 에스디바이오센서(660만 원), 셀트리온(640만 원), 삼진제약(640만 원), 하나제약(610만 원) 순으로 월급이 높았다.

이들 임금 상위 10개 제약바이오기업 중 진원생명과학과 씨젠, 에이비엘바이오, 에스디바이오센서 4곳은 중소기업기본법에 따라 중소 규모로 분류된 제약바이오기업이었다.

이 가운데 씨젠과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코로나19 대유행 사태 이후 매출이 급상승함에 따라 연구개발(R&D) 인력 등의 채용이 늘어나면서 직원들의 평균 임금도 올라간 것으로 풀이된다. 진원생명과학의 경우 2020년 12월까지 직원들이 행사한 스톡옵션 행사차익 23억 원이 포함되면서 일시적으로 급여가 폭증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이번 본지 조사에서 주목할 만한 결과는 직원들의 월급이 매출 성적과는 별개인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실제로 국내 빅6 제약기업으로 분류되는 유한양행, 녹십자, 종근당, 대웅제약, 한미약품, 동아ST 중 유한양행만 유일하게 임금 상위 10위 안에 들어 있었다.

이어 종근당 580만 원, 녹십자 570만 원, 한미약품 560만 원, 대웅제약 550만 원, 동아ST 550만 원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견제약사인 일동제약과 이연제약은 각각 600만 원, 580만 원으로 빅5 기업보다 월급을 더 많이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제약바이오 16곳 韓 평균 월급 미달…최고-최저 간 급여 차이도 7배 달해

우리나라 직장인이 한 달에 받는 평균 월급(320만 원)에도 못 미치는 제약바이오기업은 16곳에 달했다. 이 중 국내 중소기업 평균 소득(259만 원)에도 못미치는 임금을 지급하는 회사도 3곳이나 됐다.

임금이 가장 낮은 기업은 차바이오텍과 엘앤씨바이오였다. 두 회사의 1인당 평균 월급액은 각각 239만 원과 250만 원으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어 앱클론(251만 원), 제일바이오(274만 원), 프로스테믹스(276만 원), 아스타(283만 원), 메타바이오메드(283만 원) 순으로 임금이 낮았다.

특히, 최고가의 월급을 지급하고 있는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최저가의 급여를 주고 있는 차바이오텍의 차이는 7배에 달하면서 기업 간 임금격차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셀트리온家 내부에서도 급여 차이가 존재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1,600만 원으로 3형제 중 가장 많은 월급을 지급하고 있었으며, 이어 셀트리온 640만 원, 셀트리온제약 450만 원 순으로 나타났다. 같은 집안 안에서도 급여 차이가 3.5배에 달한 셈이다.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제약바이오에도 존재하는 남녀 간 임금 격차…셀트리온헬스케어 최다 ‘오명’

남-녀 간 임금 격차는 제약바이오산업과 통계청의 분석 결과가 궤를 같이 했다.

제약바이오기업에 일하는 남성은 평균 513만 원의 월급을 지급 받고 있었지만 여성의 경우 평균 365만 원에 그쳤다.

남녀 임금 격차가 가장 큰 회사는 셀트리온헬스케어였다. 이 회사의 남성 직원들이 한 달에 가져가는 월급은 2,300만 원에 달했으나 여성은 900만 원에 불과해 남녀 간 차액만 1,400만 원에 달했다.

진원생명과학도 남성의 경우 1,600만 원, 여성은 900만 원으로 700만 원 차이가 났으며, 씨젠 역시 남녀 각각 1,100만 원, 700만 원으로 400만 원의 차액을 보였다.

반면, 신라젠과 바이오솔루션, 헬릭스미스는 여성 직원의 월급이 더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신라젠에서 일하는 여성 직원들의 평균 월급은 640만 원으로 460만 원을 가져가는 남성보다 180만 원을 더 많이 받고 있었으며 바이오솔루션도 여성 월급이 490만 원, 남성이 360만 원으로 130만 원의 차액을 보였다. 헬릭스미스 역시 여성(410만 원)이 남성(380만 원)보다 30만 원 더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제약바이오산업은 다른 직군과 달리 영업직과 연구직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면서 전체 월급의 평균 금액을 상승시키고 있다”며 “실제로는 일반 사무직의 경우 여느 직군과 비슷한 규모로 급여가 책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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