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들어오자 열심히 노 젓는 제약사…초과 근무에 공장 풀가동 ‘돌입’
상비약 수요 급증에 40% 이상 성장 전망…레드오션 지형 격변 예고
시장 규모 확대 일시적? 지속?…“먹는 코로나약 활성화 여부에 달렸다”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국내 감기약 시장이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을 계기로 큰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확진을 대비한 재택치료 상비약 수요가 급증하면서 오랜 기간 정체돼 있던 전체 시장 규모가 대폭 성장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레드오션이라는 그간 평가를 뒤로 하고, 올해 전혀 다른 시장 지형이 형성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코로나19 방역 정책 전환으로 감기약 시장이 유례없는 호황기를 맞고 있다. 확진 시 정부가 지정한 고위험군이 아니면 스스로 격리하고 치료까지 책임져야 하는 터라 이에 대비한 상비약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최근 일선 약국가에서는 종합감기약, 해열제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고, 이를 생산하는 제약사들은 급증한 수요를 맞추기 위해 공장을 풀로 가동하는 것은 물론 초과 근무까지 돌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서울지역 A약국장은 “최근 확진자가 10만 명을 훌쩍 넘어서면서 상비약을 찾는 손님들이 정말 많이 늘어났고, 현재도 꾸준히 판매가 되고 있다”면서 “인지도가 높은 일부 약들은 품절 상태가 지속돼 주문을 넣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런 만큼 국내 감기약 시장 규모가 올해 대폭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가 아직 정점에 다다르지 않은 데다 확산세가 누그러지더라도 예방적 차원의 상비약 수요는 지속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현재 국내 감기약 시장 규모는 1,300억 원~1,400억 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는데 증권가에서는 올해 40% 이상 외형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코로나19 이전 우리나라 전체 2,100만 가구가 한 해 평균 2.2회 감기약을 소비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오미크론 영향으로 연 소비량이 1회 늘어난다고만 가정해도 2,000억 원이 훌쩍 넘어선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시장 리딩 품목을 보유한 업체의 수혜가 클 것이란 관측이다. 감기약과 해열제 등의 일반의약품은 브랜드 파워가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구매 수요가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

다만 소비자 인지도가 낮은 제품도 품귀 현상에 따른 대체재로서 현장 수요가 적지 않은 만큼 일정 이상의 실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또 그동안 리딩 품목의 입지가 워낙 견고해 고전을 면치 못했던 후발주자들이 이번 오미크론 변이를 계기로 시장에 안착하는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란 평가다.

증권가 관계자는 “코로나19 대유행이 단기간에 진정되기 어려운 상황인데다 재택치료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만큼 상비약 수요 증가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때문에 정체돼 있던 국내 감기약 시장 규모가 올해 대폭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시간이 지나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옵션이 확대되고 처방이 일반화되면 상비약 수요는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밖에 없는 만큼 전체 시장 규모가 중장기적으로 성장세를 이어갈지 예전 수준으로 돌아갈 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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