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제약바이오기업 2021년 회계연도 결산 배당 해부
배당실시 50곳, 합산 5,321억원…직전 2,796억보다 2배 늘어
평균 시가배당률 1.29% 전년비 절반 증가…시가 급락 배경도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투자자들의 배당금 수령 시기가 다가왔다. 전통적으로 제약업계는 실적 부진 속에서도 매년 연말 결산배당을 실시해 왔다. 올해도 배당이 최종 확정될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이사회 결정 배당 공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배당총액 규모가 예년보다 대폭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주가침체에 따라 일부 기업들이 주주 달래기에 나선 모양새다.

<메디코파마뉴스>는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기업 가운데 3일 현재 2021년 회계연도 현금배당 계획을 결정한 50곳의 배당 규모를 각사 공시를 토대로 확인했다. 이 결과, 조사대상 50곳의 2021년 합산배당 규모는 총 5,321억 원 규모로 전년 2,796억 원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1주당 배당금을 늘린 기업도 15곳으로 10곳 중 3곳이 증가한 결과다.

사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상당수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실적이 부진했고 여기에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진단키트 테마가 수그러들면서 업종 전반에 걸쳐 주가마저 하락한 상태다.

실제로 제약바이오 대표 지수인 코스피 의약품 지수는 작년 18.41% 급락했다. 여기에 올해 들어선 3일까지 13.09%가 추가 하락한 상황. 주가 부양에 대한 주주들의 불만이 최고조인 상황이다. 아직 모든 상장 제약바이오 기업이 결산 배당 계획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기업들이 배당을 통해 주주 달래기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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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스디바이오센서·셀트리온 1,000억 대 배당...사상 최대 흑자 ‘뒷배경’

기업별로 살펴보면, 조사대상 중 현금배당 규모가 가장 컸던 기업은 에스디바이오센서로 1,280억 원 규모였다. 이와 함께 셀트리온도 1,025억 원의 배당금 지급을 결정하면서 1,000억 원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하기로 한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에스디바이오센서와 셀트리온은 제약바이오 기업 중 지난해 사상 최대의 흑자를 바탕으로 주주 환원정책을 나선 대표적 기업이다.

실제로 지난해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진단키트 판매 호조로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85.5%가 늘어난 1조3,698억 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이익은 1조659억 원을 달성했다. 사상 최대의 영업성과를 낸 만큼 배당 잔치를 벌인 모습이다.

셀트리온도 연결기준 7,539억 원의 영업이익과 6,237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그동안 셀트리온의 경우 주식배당만을 원칙으로 주주환원 정책을 써왔다. 그러나 주식배당은 현금 지출이 없이 주식 수만 증가하면서 배당락을 통해 주가가 조정되는 만큼 실질 혜택에 있어선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셀트리온의 주가가 44% 급락하면서 급기야 소액주주들이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내놓으라고 촉구하기에 이르렀고 결국 회사 측은 이를 반영해 주식배당(1주당 0.02주)과 현금배당(1주당 750원)을 같이 풀면서 주주달래기 행보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에스디바이오센서와 셀트리온 이외에도 셀트리온헬스케어(배당총액 299억 원), 유한양행(261억 원), GC녹십자(228억 원), 케어젠(226억 원), GC녹십자홀딩스(182억 원), 경동제약(136억 원) 등이 100억 원 이상의 현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하면서 다가오는 주주총회 결의 사항에 이를 넣었다.

이밖에도 삼진제약(98억 원), 에스티팜(94억 원), 하나제약(88억 원), 동아에스티(84억 원), 동국제약(80억 원), JW생명과학(77억 원), JW중외제약(74억 원), 휴마시스(68억 원), 보령제약(66억 원), JW홀딩스(60억 원), 파마리서치(60억 원), 동화약품(50억 원), 한독(48억 원), 환인제약(46억 원), 이연제약(46억 원), 바디텍메드(43억 원), 대원제약(41억 원), 광동제약(41억 원) 등도 40억 원 이상의 배당 지출을 계획했다.

≫ 50곳, 배당합산 규모 5,321억...전년보다 ‘2배 증가’

조사대상 기업들의 중간배당을 포함한 배당금 합산 규모는 전년(2,796억 원)보다 두 배 가까운 2,525억 원이 늘어난 5,321억 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는 올해 현금배당을 결정한 셀트리온(증가액 1,025억 원)과 배당금을 대폭 늘린 에스디바이오센서(전년比 증가액 781억 원↑)가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배당총액 규모의 증감으로만 보면 조사대상 50곳 중 32곳이 늘어났고 10곳은 전년과 같았다. 반면 8곳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배당총액 증감 결과에는 ‘숨은 일인치’가 존재했다. 1주당 배당액이 전년과 같거나 작아도 배당 규모가 늘어난 곳이 많아서다. 실제로 여기에는 17곳이 해당했으며 이는 앞서 증자에 따른 배당대상 주식 수의 증가와 회사 측이 보유한 배당을 받을 수 없는 자사주 변동에 따른 차이가 이유로 작용했다.

≫ 10곳 가운데 3곳 배당 늘려

결국, 1주당 배당액으로만 좁혀보면 전년보다 늘어난 곳은 50곳 중 15곳으로 배당 결정 기업 10곳 가운데 3곳이 배당을 늘리기로 결정한 셈이었다.

기업별로 보면, 보통주 1주당 배당액은 녹십자(2021년 1주당 배당 2,000원 ⟵ 2020년 1주당 배당 1,500원), 에스디바이오센서(1,266원⟵535원), 파마리서치(600원⟵500원), 한독(350원⟵300원), 이연제약(250원⟵200원), 일양약품(200원⟵120원), 대원제약(200원⟵160원), 중앙백신(100원⟵70원) 등이 배당액을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또 직전년도 전무 했던 배당금을 새로 풀기로 한 제약바이오 기업도 대거 등장했다. 여기에는 셀트리온(1주당 배당금 750원), 에스티팜(500원), 셀트리온헬스케어(260원), 휴마시스(200원), 대한뉴팜(80원), 국전약품(10원) 등이 새롭게 배당을 결정한 기업들이었다.

반면, 녹십자홀딩스(2021년 1주당 배당 500원 ⟵ 2020년 1주당 배당 400원), 삼일제약(80원⟵150원), 삼아제약(250원⟵300원) 등은 배당이 오히려 감소한 대표적 기업이었다.

≫ 시가배당률 평균 1.29%...직전연도 0.89%보다 월등

조사대상 기업의 시가배당률은 평균 1.29%로 직전 연도(2020년) 0.89%보다 절반 가까이 높은 폭의 상승을 나타냈다. 다만 이렇게 높은 상승 폭을 기록한 이유에는 지난해 대다수 기업의 주식 시세가 하락한 만큼 1주당 배당액이 같아도 시가배당률은 올라가는 셈법이 적용된 결과다.

기업별 시가 배당수익률을 보면, JW생명과학(배당수익률 3.5%), 경동제약(3.3%), 삼진제약(3%)이 3% 이상의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이와 함께 JW홀딩스(2.6%), 하나제약(2.5%), 쎌바이오텍(2.38%), 에스디바이오센서(2.3%), 케어젠(2.3%), 안국약품(2.1%) 등도 2% 이상의 비교적 높은 수익을 기록했다.

이어 고려제약(1.94%), 환인제약(1.73%), 휴메딕스(1.64%), 한독(1.5%), 디에이치피코리아(1.5%), 녹십자홀딩스(1.5%), 동아에스티(1.4%), 대한약품(1.4%), JW중외제약(1.4%), 진양제약(1.4%), 광동제약(1.35%) 등은 현재 국내 한국은행 기준금리인 1.25%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동화약품(1.23%), 휴마시스(1.2%), 대원제약(1.2%), 바디텍메드(1.2%), 대화제약(1.1%), 휴온스(1.09%), 일성신약(1%), 삼일제약(1%) 등은 1% 내외 수준의 배당률로 집계됐다.

반면, 한국파마(0.1%), 셀트리온헬스케어(0.3%), 에스티팜(0.3%), 셀트리온(0.4%), 위더스제약(0.47%) 등은 0.5%에도 못 미치는 배당률을 드러냈다. 특히 셀트리온은 9년 만(2012년)에 어렵게 실시한 현금배당 결정에도 불구하고 기대 이하의 낮은 배당수익률로 투자자들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다.

≫ ‘無배당’ 결정 제약바이오 기업도 다수

한편, ‘2021년 회계연도 주주총회 소집 의안’에 대한 공시를 발표한 기업 가운데 현금배당 계획이 포함되지 않은 제약사도 다수 드러났다. 이는 현금배당 지출이 없다는 의미다.

여기에는 신풍제약, 영진약품, 화일약품, 일동제약, 국제약품, 셀트리온제약, 경남제약, 조아제약 등이 포함됐다.

제약바이오업계에 정통한 증권가 전문가는 “개인투자자들은 주식 매수를 통해 ‘시세차익’과 보유를 통한 ‘배당이익’을 원하고 있다”라며 “하지만 작년부터 최근까지 대다수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조정을 받으며 시세차익에선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라면서 “이에 따라 주식 투자에 대한 보상 심리로 인해 투자자들의 주주환원 요구가 빗발치고 있어 기업들도 시장의 외면을 면하기 위한 지혜로운 배당정책이 필요한 때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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