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요동친 자가검사키트주와 달리 관련 업체 주가 잠잠
실적 개선 기대되는 호재 맞지만…품목 많고 유통 창구 제한적
단기 상승 모멘텀으로 한계 뚜렷…“시장 규모 확대에 만족해야”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정부가 코로나19 확진 여부를 확인하는데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를 추가하기로 결정했지만 이를 생산하는 업체에 대한 시장 반응은 시큰둥한 모양새다. 지난달 진단체계 개편의 수혜주로 주목을 받았던 자가검사키트 관련주와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이처럼 상반된 결과가 나온 데는 허가 품목 수와 제한된 유통 창구가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활용도 확대에 따른 수요 증가로 제조사들의 실적 개선을 일부 기대해 볼 수는 있지만 단기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삼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정부가 지난 11일부터 전문가용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 PCR(유전자 검사) 검사없이 결과를 그대로 인정하기로 결정했다. 확진자 급증세가 지속되면서 진단체계 시스템 전반에 과부하가 발생하고 있는데 따른 조치다.

이에 따라 앞으로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활용도가 대폭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PCR 검사를 받을 때처럼 긴 줄을 서지 않아도 되는 것은 물론 결과까지 빨리 확인할 수 있는 데다 60대 이상의 경우 확진 시 검사받은 의료기관에서 팍스로비드 상담·처방까지 원스톱으로 받을 수 있어서다.

상황이 이런 만큼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키트를 생산하는 업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코로나19 진단체계 개편의 수혜주로 자가검사키트 업체가 부각되면서 주가가 크게 요동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 발표가 있던 지난 11일 코스닥·코스피에 상장된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키트 관련 업체의 주가는 대체로 잠잠했다. 바디텍메드(7.74%↑)를 제외하고 수젠텍(0.67%↑), 피씨엘(1.44%↑), 프리시젼바이오(0.91%↑) 등의 주가 상승 폭은 크지 않았고, 에스디바이오센서(-3.58%↓), 휴마시스(-2.93%↓), 녹십자엠에스(-2.23%), 엑세스바이오(-2.86%) 등의 주가는 오히려 하락했다.

이처럼 자가검사키트 관련주가 주목을 받았던 때와 상반된 행보를 보이는 이유는 국내 허가를 받은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키트 품목 수와 유통 창구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은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제품은 모두 22종이다. 지난달 3일 코로나19 진단검사 체계를 기존 유전자증폭검사(PCR) 중심에서 신속항원검사(RAT)로 전환했을 당시 시중에 유통되던 자가검사키트가 3종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품목 수 자체가 큰 차이가 난다.

또 판매처가 한정돼 있는 것도 시장의 기대감을 낮추는 주요 요인이라는 평가다.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키트는 전국 7,588개 호흡기전담클리닉 및 호흡기진료지정 의료기관으로 사실상 수요가 정해져 있어서다. 하지만 자가검사키트는 판매가 가능한 약국과 편의점이 전국에 각각 2만3,000여개, 5만여개 달하고, 판매 대상도 일반 국민으로 시장 규모가 훨씬 크다.

이번 정부의 전문가용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키트 활용 확대 결정이 관련 업체에 호재인 것은 맞지만 주가 상승 재료로 활용되기에는 여러모로 무리가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증권가 관계자는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키트는 현재 허가된 제품이 많은 데다 공급처도 한정돼 있고, 앞으로 한 달간 한시적으로 PCR 검사와 병행하는 것이라 큰 실익을 얻기 어려운 시장 구조”라며 “다만 기존보다 활용도가 높아진 것은 사실인 만큼 관련 업체의 수익 개선에는 일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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