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중소제약기업 50곳 2021년 결산 실적 해부
작년 코로나19 장기화…5곳 중 1곳 몸집 쪼그라 들어
영업이익도 3곳 중 2곳 감소…수익성 문제 ‘노출’

지난해 우리나라 중소 제약사들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직격타를 맞았다. 중소 제약기업 5곳 중 1곳에서 외형이 쪼그라들었고, 영업이익은 3곳 중 2곳이나 감소했다. 팬데믹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상당수 국내 제약기업이 수익성 문제를 고스란히 드러낸 셈이다.

다만, 4분기로만 좁혀보면 전반적으로 실적 개선이 나타났다. 중소제약사 50곳 중 3곳에서만 매출이 역성장했으며 영업이익 역시 절반 정도만 부진하면서 앞서의 3분기까지보다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위드 코로나’ 시행에 따라 항생제와 감기약 및 진해거담제 등 호흡기 약물의 내수 판매고가 4분기 들어 급격히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내수 회복에 따른 올해 제약사들의 실적 ‘턴어라운드’ 전망도 밝히게 됐다.

<메디코파마뉴스>는 2021년 각사 잠정실적치 및 주주총회에 승인 의안으로 올라온 재무제표를 근거로 매출 1조 원 미만 국내 제약기업들의 지난해 영업실적을 심층분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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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소제약사 성공식, 외형 성장 10% = 수익성 담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열악한 내수 상황에서도 지난해 나름 선방한 제약기업들이 상당수 나왔다. 이 기간 연 매출이 늘어난 곳은 조사대상 50곳 중 40곳에 달했다. 비율로 보면 80% 이상에서 외형이 커진 것이다.

하지만, 커진 몸집만큼 이에 대한 수익성은 따라주지 못했다. 영업이익 측면에선 17곳(34%)에서만 이익이 증가했을 뿐 33곳(비율 66%)에서는 이익이 감소하거나 영업적자 부진의 늪에 빠진 것으로 드러나서다.

외형과 수익성 내실 모두 성장한 곳들은 셀트리온제약, 한올바이오파마, 일양약품, 진양제약, 삼아제약, 한국파마, 보령제약, 대한뉴팜, 하나제약, 환인제약, 부광약품, 국전약품, 고려제약, 에스티팜, 안국약품, JW중외제약이 대표적 기업으로 조사됐다.

특히 셀트리온제약의 경우, 전년(2020년) 2,336억 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3,987억 원으로 70%나 증가하면서 가장 큰 폭의 외형 성장을 나타냈다.

이와 함께 몸집 불리기에 성공한 곳으로는 에스티팜(2021년 매출 1,656억 원, 전년比 33.4%↑), HK이노엔(7,698억 원, 28.6%↑), 진양제약(629억 원, 28.1%↑), 유유제약(1,157억 원, 17.9%↑), 대원제약(3,542억 원, 14.8%↑), 한올바이오파마(1,016억 원, 14.7%↑), 안국약품(1,635억 원, 14%↑), 명문제약(1,455억 원, 13.8%↑), 알리코제약(1,401억 원, 12.3%↑), 고려제약(745억 원, 11.5%↑), 대한뉴팜(1,666억 원, 11.4%↑), 한국파마(796억 원, 11.3%↑), JW중외제약(6,066억 원, 10.8%↑), 하나제약(1,964억 원, 10.8%), 신신제약(740억 원, 10.3%↑), 보령제약(5,953억 원, 10%↑) 등으로 이들은 견조한 외형 성장을 기록했다.

반면, 서울제약, 경보제약, 조아제약, 경남제약, 국제약품, 영진약품, 신풍제약, 동성제약, 일동제약 등은 매출이 역성장하면서 다소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작년 실적을 4분기 만으로 좁혀서 보면 대다수인 47곳에서 외형 성장을 이뤄냈다.

이들 가운데 셀트리온제약, 안국약품, 진양제약, 국전약품, 알리코제약, 대원제약, 일양약품, 삼아제약, 한국파마, 보령제약, 팜젠사이언스, 고려제약, JW중외제약, 대한뉴팜, 바이넥스, 대한약품, 삼천당제약 등이 수익성에서도 합격점을 받으면서 올해 긍정적 전망을 예고했다.

반면, 경보제약, 경남제약은 4분기마저 매출이 마이너스 성장하면서 낙제점을 받았다.

주목할 점은 이들 기업이 수익성을 담보하기 위해선 최소 전년보다 매출이 10% 이상 늘어나야 했다는 점이다. 앞서 본지가 2020년을 대상으로 한 중소제약사의 실적분석 결과, 7%의 최소성장과 비교하면 무려 3%나 늘어난 결과다.

실제로 영업이익이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개선된 전체 17곳 중 매출성장률이 10% 이상을 넘긴 곳은 11곳으로 65% 이상을 차지했다.

반면 외형이 성장했어도 성장률이 10% 벽을 넘기지 못한 21곳에서는 5곳에서만 영업이익이 늘어났고 16곳에서는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부진을 겪으면서 76%가 수익성 부진에 시달렸다.

여기에는 이연제약, 삼일제약, CMG제약, 동화약품, 휴온스, 대화제약, 에이프로젠제약, 현대약품 등이 매출성장률 5%를 넘겼지만, 영업이익은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외에도 일성신약, 대한약품, 한독, 경동제약, 동아에스티, 바이넥스, 삼천당제약이 외형성장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줄어들었다.

이는 중위 그룹에 속해 있는 제약사의 경우 어느 정도 성장을 동반해도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쉽지 않았다는 뜻이다. 지난해 매출이 늘어도 원가와 연구개발비(R&D), 판관비가 더 늘어나면서 영업이익률 자체가 줄어든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영업이익 감소의 원인으로 R&D 투자 증가가 꼽힌 곳은 이연제약, 휴온스, 동아에스티, 삼천당제약 등이다. 원가율 상승과 판관비 증가는 삼일제약, 휴온스(건기식 사업), 대화제약, 에이프로젠제약(게임사업), 현대약품, 일성신약, 대한약품, 경동제약, 바이넥스 등으로 나타났다.

≫ 팬데믹 장기화에도 외형·내실 ‘두마리 토끼’ 모두 잡아

지난해 외형과 내실 ‘두 마리 토끼’ 모두 잡아낸 곳도 있었다.

실제로 작년 10% 이상 몸집을 불리며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선 곳은 JW중외제약(영업이익 334억 원), 에스티팜(56억 원)과 안국약품(5억 원)으로 이들은 전년 영업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이 외에도 외형 성장 속에서 셀트리온제약(2021년 영업이익 478억 원, 103%↑), 한올바이오파마(101억 원, 71%↑), 일양약품(107억 원, 62%↑), 진양제약(67억 원, 56%↑), 삼아제약(60억 원, 53%↑), 한국파마(64억 원, 39%↑), 보령제약(502억 원, 23%↑), 대한뉴팜(282억 원, 14%↑), 하나제약(360억 원, 14%↑), 환인제약(313억 원, 10%↑), 부광약품(43억 원, 7%↑), 국전약품(61억 원, 5%↑), 고려제약(113억 원, 3%↑) 등이 지난해 영업이익에서도 재미를 봤다.

이 가운데 셀트리온제약은 매출이 70%나 대폭 성장하면서 영업이익이 2배나 늘었다. 여기에는 이 회사의 대표 품목인 간장용제 ‘고덱스’가 69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최대 매출을 경신했고 모 회사인 셀트리온으로부터 도입한 바이오시밀러가 514억 원의 판매고를 올려 성장을 견인했다. 또한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치료제를 포함한 6종의 글로벌 향 케미컬의약품도 739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면서 성장에 힘을 보탰다.

이외에도 JW중외제약은 주력 핵심품목인 고지혈증치료제 ‘리바로’가 789억 원의 판매고로 11.4% 매출 성장과 더불어 리바로의 주원료를 자체 생산하면서 원가를 절감한 것이 성장과 수익성을 높인 배경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로슈에서 도입한 류머티즘관절염 치료제 ‘악템라’는 지난해 매출이 200억 원으로 전년보다 25%가 늘어나면서 회사의 성장을 가속시킨 요인으로 작용했다.

에스티팜은 이 회사의 주력 사업 분야인 올리고 API CDMO(원료의약품 위탁생산개발) 매출이 전년(2020년) 452억 원에서 2021년 865억 원으로 91.3% 증가함으로써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하는 배경으로 작용했다. 특히 고마진의 올리고 API CDMO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 대비 52.2%로 늘어나면서 매출원가는 2020년 83.9%에서 2021년 65.1%로 개선돼 올해 실적도 개선이 점쳐지고 있다.

한올바이오파마는 주요제품인 소화기 전문 항생제인 ‘노르믹스’, 전립선암 치료제 ‘엘리가드’, 프로바이오틱스 ‘바이오탑’ 등의 안정적 매출 성장과 로이반트 사이언스 社에 기술수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등의 임상개발에 따른 마일스톤 유입 등으로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이외에도 일양약품은 국산 제14호 신약 항궤양제 ‘놀텍’, 제18호 신약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 등의 주요 제품군 매출 성장이 수익성 증가 요인으로 작용했고 한국파마는 CMO(위탁생산) 매출 증가와 한국산도스의 항우울제 ‘미르탁스정’, 네덜란드 노르진사의 장세정제 ‘플렌뷰산’ 등의 상품도입 효과에 힘입어 매출과 수익성 성장에 성공했다.

≫ 매출 역성장에 영업이익도 적자로 ‘이중고’

반면, 작년 영업실적이 부진했던 곳은 대체로 매출도 역성장했다.

실제로 서울제약은 매출이 전년보다 22.4%가 줄어든 결과 57억 원의 영업 손실을 내면서 적자로 전환했다.

이외에도 경보제약(매출성장률 20.7%↓, 영업이익 –66억 원), 경남제약(8.9%↓, -83억 원), 국제약품(8.2%↓, -17억 원), 영진약품(5.9%↓, -139억 원), 신풍제약(4.3%↓, -143억 원), 일동제약(0.3%↓, -555억 원) 등도 적자로 돌아섰다. 또 조아제약(12.1%↓, -70억 원)은 전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영업적자가 이어졌다.

서울제약과 경남제약은 각각 2019년과 2020년 새 주인을 만나면서 두 회사 모두 2020년 수익성 개선이 눈에 띄었지만, 지난해 외형은 쪼그라들고 영업은 적자로 돌아서면서 실적 부진이 다시 나타나 주인 바뀐 효과가 2년을 넘지 못했다.

서울제약은 앞서 2020년 2월 새 주인을 만나면서 주요품목인 소화성궤양용제 ‘서울파모티딘’이 2배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끝에 64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도매 매출 감소에 따른 판매고 감소와 생동시험비와 관련한 경상개발비 증가가 수익성에 발목을 잡으며 결국 57억 원의 영업 손실을 냈다.

경남제약도 2020년 709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무려 58%가 늘어난 외형 성장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 회사도 작년 홈쇼핑 사업부문의 실적 저조와 유통정보처리비 등 지급수수료 증가에 따른 판관비 증가가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작용하면서 83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국제약품은 마스크 시장 공급과잉으로 인한 마스크 매출 감소와 메디마스크 및 코로나 관련 상품의 재고자산평가손실 증가, 영진약품은 세파항생제 완제 및 원료 수출물량 감소가 직격타로 작용했고 신풍제약은 연구개발비의 증가와 헬스케어 신규제품 런칭으로 인한 광고비 증가가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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