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상장 제약바이오기업 50곳, 사외이사 연봉
50개사 평균 3200만 원…삼바, 업계 '최대' 연급 지급
셀트리온・셀트리온헬케・유한, 사외이사 5명 ‘최다’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국내 상장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사외이사 연봉도 부익부 빈익빈이 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고 8,900만 원에서 최저 600만 원으로 차액만 8,300만 원에 달했다.

17일 메디코파마뉴스가 제약바이오기업 50곳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한 ‘2021년도 사외이사 연간 보수 현황’을 집계한 결과, 사외이사 연봉으로 평균 3,200만 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외이사 제도는 1997년 외환위기(IMF)를 계기로 대주주의 영향을 받지 않는 외부 전문가들을 이사회에 참여시켜 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됐다.

주로 대학교수, 변호사, 공인회계사, 언론인, 퇴직관료나 기업인 등을 사외이사로 임명하는데, 제약바이오기업은 업계 특성을 고려해 의사 출신이나 관·법조계, 회계 관련 인사들이 주로 선임되고 있다.

그렇다면 제약바이오기업 사외이사들의 연봉은 어떻게 될까.

지난해 제약바이오기업 50곳은 총 131명의 사외이사에게 평균 3,200만 원의 연봉을 지급했다.

연간 보수액 최다 지출 기업 상위권에는 바이오사들이 포진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사외이사 1인당 평균 8,900만 원을 지급하며 업계 1위를 차지했다.

이어 SK바이오사이언스 7,400만 원, 셀트리온 7,200만 원 순이었다.

전통 제약사 중에서는 유한양행이 6,300만 원으로 가장 많이 지출했으며, 동아에스티 6,000만 원, 셀트리온헬스케어 5,400만 원, 광동제약 5,100만 원, 씨젠 5,100만 원, 한미약품 4,800만 원, 셀트리온제약 4,000만 원 순으로 뒤를 이었다.

≫ 평균 연봉에도 못 미치는 기업 27곳에 달해…명문제약 600만 원으로 최저

제약바이오기업 50곳 중 27곳의 사외이사는 평균 연봉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외이사의 연간 보수액이 가장 낮은 기업은 명문제약이다. 이 회사의 사외이사가 지난 한 해 동안 수령한 급여는 600만 원에 불과했다.

사외이사 연봉을 가장 많이 지급하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비교했을 때 8,300만 원 차이가 난 것이다.

제일약품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이 회사의 사외이사 역시 연봉이 900만 원으로 1,000만 원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외이사 연간 보수액이 2,000만 원 미만인 기업도 11곳에 달했다.

하나제약 1,100만 원, 동국제약 1,200만 원, 대한약품 1,400만 원이었으며, 경동제약이 1,500만 원, 알리코제약 1,500만 원, 에스디바이오센서 1,600만 원, 삼일제약 1,600만 원, 일동제약 1,700만 원 순이었다.

≫ 50개 기업 평균 사외이사 3명 선임, 1명만 있는 기업도 10곳에 달해

이처럼 50개 기업의 연봉 편차가 심한 가운데 각 기업들은 몇 명의 사외이사를 선임했을까.

우리나라 상법에서는 상장회사의 경우 이사 총수의 1/4 이상(최소 1인 이상)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이 중 자산이 2조 원 이상인 상장회사의 경우 3인 이상, 전체 이사의 과반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도록 하고 있다.

50개 기업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외이사는 총 131명으로 기업 1곳당 평균 3명의 사외이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사외이사를 가장 많이 선임한 기업은 유한양행과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다. 이들 회사는 각각 5명의 사외이사가 활동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2020년 결산에서 자산 규모 2조원 이상 기업에 해당됨에 따라 지난해 사외이사를 2명 신규 선임하는 등 총 5명까지 늘렸다.

이연제약과 HK이노엔, 신풍제약, 동아에스티, SK바이오사이언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각각 4명의 사외이사가 활동하고 있다.

사외이사를 1명만 선임한 기업도 10곳에 달했다.

명문제약, 동국제약, 대한약품, 알리코제약, 삼천당제약, 대한뉴팜, 에스티팜, GC녹십자, 경보제약, 종근당바이오 등이다.

흥미로운 점은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상위 기업에 속하는 GC녹십자가 사외이사를 1명만 선임했다는 것이다.

전통 제약사 TOP5 중 하나인 녹십자는 매출과 영업실적 모두 늘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외이사수는 매출 하위권 기업과 나란히하고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사외이사는 최대주주나 경영진이 사적 이익을 추구하지 못하도록 견제하고 일반 주주 권익을 대변하는 역할을 한다”며 “사외이사 비중은 기업 지배구조 투명성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금융권에서는 지배구조 투명도가 높은 회사일수록 사외이사를 더 많이 선임하고 더 구성원이 많은 이사회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만큼 제약바이오기업들도 선제적으로 이사회 과반수를 독립성 있는 사외이사로 구성해 지배구조 부문을 개편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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