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30개사 41명 신규 선임 사외이사 출신 분석
회계사 9명으로 ‘최다’…신풍제약, 언론인 영입 ‘눈길’
셀트・셀트헬케・한미, 자본시장법 시행 대비 ‘여성’ 영입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제약바이오업계의 정기주주총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신규 선임되는 사외이사의 출신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제약바이오기업들은 회계사와 의사, 관료 출신을 가장 선호했으며, 일부 기업에서는 언론인 출신을 영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8월부터 개정된 자본시장법이 시행됨에 따라 이를 대비하기 위해 기업들은 ‘여성’ 사외이사 영입에도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메디코파마뉴스>는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보고한 제약바이오 기업 30곳의 신규 사외이사 선임안을 분석했다.

사외이사 제도는 회사와 이해관계가 없는 독립적인 이사가 기업에 대한 견제와 감시를 하기 위해 지난 1997년 외환위기(IMF)를 계기로 도입됐다.

주로 대학교수, 변호사, 공인회계사, 언론인, 퇴직관료나 기업인 등을 사외이사로 임명하고 있다.

그렇다면 제약바이오기업 사외이사들은 주로 어떤 분야에서 종사하고 있을까.

제약바이오기업 30곳은 올해 총 41명의 사외이사를 신규 선임하는데 업계 특성을 고려한 회계사, 의사, 관료 출신이 절반 이상인 23명으로 56.1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회계사 출신이 9명으로 가장 많았다.

회계사 출신으로는 ▲동아에스티의 김범준 가톨릭대학교 회계학과 부교수(회계학과장)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이창우 한국공인 회계사회 윤리위원장 ▲삼일제약의 김창호 법무법인 세종 선임 공인 회계사 ▲삼진제약의 고기영 대주회계법인 회계사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최원경 성현회계법인 품질관리실 파트너 ▲영진약품의 소영석 다산회계법인 파트너 ▲한국파마의 김진형 삼도회계법인 회계사 ▲한올바이오파마의 이철헌 이철헌세무회계사무소 대표 ▲현대약품의 김영기 정명회계법인 이사 등이다.

제약업계 특성을 반영해 ▲JW생명과학 ▲명문제약 ▲셀트리온 ▲영진약품 ▲유유제약 ▲일동제약 ▲한국파마는 의사 출신 인사를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JW생명과학은 세브란스병원장을 역임한 이병석 하나로의료재단 총괄원장을, 명문제약은 송태진 고대안암병원 간담췌외과 교수, 셀트리온은 고영혜 제주한라병원 병리과 과장, 영진약품은 김붕년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 일동제약은 채희동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 한국파마는 임춘수 서울의대 내과학교실 교수 등이다.

유유제약은 한양의대 출신으로 태준제약 사장, 알앤엘바이오 사장을 역임한 주상언 HK이노엔 고문을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관료 출신을 사외이사로 영입하는 기업도 7곳에 달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행정고시 출신으로 제17대 국회의원, 기획재정부 장관, 고용노동부 장관을 역임한 박재완 성균관대 행정학과 명예교수를, 부광약품은 전형수 前 서울지방국세청장과 정길영 前 감사원 감사위원, 휴메딕스는 고중식 前 금융감독원 회계감독국장과 박승배 前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 부장, 휴온스는 정도익 前 공정거래위원회 서기관과 박용곤 前 한국식품연구원 원장 등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한다.

바이넥스와 삼일제약, 일성신약, 한미약품, 휴메딕스는 판・검사 출신 변호사를, 경남제약과 보령제약, 비씨월드제약, 일성신약은 경영인을, 신신제약과 에스티팜, 차바이오텍, 한미약품은 교수 출신 인사를 사외이사로 올렸다.

흥미로운 점은 신풍제약의 사외이사 출신이다. 제약바이오기업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언론인인 장윤호 마이데일리 대표이사를 사외이사 자리에 앉힌 것이다.

 

≫ 자본시장법 시행 대비, 여성 사외이사 영입 러시

특히, 이번 주총에서는 제약바이오기업들도 여성 사외이사 모시기에 뛰어들었다.

‘자산 2조 원 이상 상장기업’은 이사회 구성을 특정 성(性)으로만 구성하지 못하도록 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오는 8월 시행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셀트리온은 첫 여성 사외이사로 고영혜 제주한라병원 병리과 과장을 내정했으며, 셀트리온헬스케어도 최원경 성현회계법인 품질관리실 파트너를 신규 선임한다.

한미약품 역시 숙명여자대학교 총장과 국립발레단 이사장을 역임한 황선혜 숙명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명예교수를 사외이사로 이름 올렸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사외이사는 경영진을 견제하는 역할도 하지만 자문을 요하는 경우도 많은 만큼 신규 사외이사 선임은 해당 기업의 지향점을 보여주기도 한다”며 “이 같은 이유 때문에 회계사와 의사 출신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수년 동안 리베이트, 의약품 특허, 약가인하, 급여 재평가 등에 따른 법률 분쟁이 잦아지면서 법조계 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해 법률 자문을 얻기도 한다”며 “실제로 신규 선임될 변호사 출신 사외이사 상당수가 판・검사 출신인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올해는 개정된 자본시장법이 시행되면서 여성 이사 선임이 눈에 띄는데 이들이 앞으로 이사회 내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기대가 된다”며 “이들의 활약이 앞으로 여성 사내이사 탄생에도 영향을 크게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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