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동력 소멸에 대외 악재까지…1분기 시장 분위기 급랭
위축된 투자 심리와 모멘텀 부재…지지부진 흐름 지속 전망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메디코파마뉴스=이효인 기자] 제약바이오가 험난했던 1분기 터널을 빠져나와 2분기를 맞이했다. 그러나 향후 전망은 그리 밝지 않은 상태다. 올해 초 급락장 이후 저가 매수세의 유입으로 반등에 성공하나 싶었지만 대외 악재에 발목이 잡히며 박스권에 갇혀 있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섹터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시가총액 상위사들의 회복세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제한적이라 전반적으로 침체돼 있는 시장 분위기를 근본적으로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국내 제약바이오 섹터의 박스권 흐름이 짙어지고 있다. 역대급 하락세를 기록했던 지난 1월에 비해 시장 상황이 전반적으로 개선되기는 했지만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대두로 최근 2달간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주가 상승세는 한계에 부딪친 모습이다.

실제로 ‘코스피 의약품 지수 구성 종목’ 중 시가총액 상위 10위권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48조8,960억 원→54조7,180억 원), 셀트리온(20조8,300억 원→23조6,590억 원), SK바이오사이언스(12조6,230억 원→12조260억 원), 유한양행(4조1,450억 원→4조2,770억 원), 한미약품(3조430억 원→3조3,750억 원), GC녹십자(2조510억 원→2조3,610억 원), 대웅제약(1조5,120억 원→1조9,000억 원), 신풍제약(1조2,660억 원→1조9,000억 원), 진원생명과학(1조1,060억 원→1조1,600억 원), 종근당(1조1,060억 원→1조1,800억 원), 일동제약(7,680억 원→1조7,600억 원) 등은 1월 말(1.28)부터 3월 말(3.31)까지 두 달간 시가총액이 대부분 증가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반등 동력이 약화되며 등락 패턴이 교차하는 갈지자 행보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코스닥 제약바이오 업체는 같은 기간 눈에 띄는 반등조차 찾아보기 어려운 그야말로 전형적인 박스권 행보를 보여줬다. 올해 초(1.28) 코스닥 지수 구성 종목에 속한 상위 10개사의 시가총액이 16조4,170억 원이었는데 지난달 말(3.31) 16조6,070억 원으로 고작 1.2% 늘어난 것이 이를 방증한다. 코스피 의약품 지수 구성 종목 상위 10개사의 시가총액이 같은 기간 96조4,270억 원에서 107조3,070억 원으로 11.3% 증가한 것과 확실히 대비되는 모습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코스닥 지수 구성 종목에 속한 시가총액 상위 10개사 중 셀트리온제약, 씨젠, 에스티팜, 휴젤 등을 제외하고는 5~10위권의 얼굴이 수시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이는 곧 중대형 제약바이오 업체의 주가 흐름이 여전히 불안한 상태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볼 수 있다.

현재까지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는 코스닥 대형사의 향후 행보 역시 불안하기는 매한가지다. 언제든지 하락의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 잠재적 리스크를 하나씩 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셀트리온제약은 합병 이슈, 씨젠은 포스트 코로나 이후 실적 불확실성, 휴젤은 균주 도용 소송 등이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 제약바이오 섹터가 박스권을 탈출하기는커녕 추가 조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일각에서 나오는 이유다.

증권가 관계자는 “코스피 제약바이오 상위사 상당수는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큰 폭의 조정을 받은 데다 일정 수준의 실적을 담보할 수 있는 캐시카우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최근 부각되고 있는 글로벌 악재로 인한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다만 개별 기업들이 투심을 자극할 만한 새로운 모멘텀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 현 주가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박스권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코스닥 제약바이오 업체는 대형사, 중소형사 할 것 없이 현재의 실적보다는 미래가치가 주가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금리 인상 등 외부 악재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때문에 올해는 전체 시장의 흐름과 궤를 같이하면서 비교적 큰 폭의 등락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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