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CR에 '쏠린 눈'…유한양행 유력 항암 파이프라인 '주목'
감사의견 비적정 속출…오성첨단소재·지나인제약 등

[메디코파마뉴스=김정일 기자] 이번 주 제약바이오 업종은 미국의 금리 인상 압박·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쟁 리스크 변수가 여전히 증시를 움직이는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전주에 이어 박스권 내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점쳐진다. 일간 변동성은 클 수 있어도 결국 박스권 내 횡보가 높다는 분석이다. 지난주 국내 증시는 코스피가 0.36% 올랐고 의약품 지수는 0.14% 내리면서 혼조세를 보였다.

다만, 여전히 금리 압박에 따른 하락 추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가운데 통상 미국 증시와 국내 증시가 4월 강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반등의 신호를 보여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경제 방송 CNBC에 따르면 S&P500지수가 2차 세계대전 이후 4월 70%의 상승 확률을 기록했다며 투자하기 가장 좋은 달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본지가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2017년~2021년) 코스피 지수로 한정해 보면 5번 모두 상승에 성공하면서 초강세를 나타냈다. 이 기간 평균 상승률은 4.34%로 비교적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4월의 경우 2.82% 올랐으며 2020년 4월은 10.99% 급등한 결과를 나타냈다. 그나마 2017년 4월이 2.09%로 가장 적게 오른 달로 확인됐다.

다만, 현재 시장은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도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어 향후 금리에 영향을 주는 지표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증시는 요동을 칠 것으로 보인다.

제약바이오 업종은 앞서 4주간의 상승세를 뒤로하고 2주 연속 조정을 받으면서 숨고르기를 이어가는 중이다.

기술적으로 보면 현재 의약품지수(15,359.51포인트)가 주간 차트상 단기 추세선인 20일 이평선(15,860.97포인트)을 넘지 못하고 저항선이 되고 있으며 반면 장기 추세선인 200일 이평선(14,502.94포인트) 위에서는 지지선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의약품 지수는 14,500~15,900 포인트 사이의 박스권 내 움직임이 예상되고 있다.

제약바이오는 최근 테마주 상승보다는 개별주로의 순환매 패턴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8일부터 13일까지 열리는 AACR(미국암학회) 참여에 따른 신약 개발 기업들의 임상 결과발표, 제약사들의 진해·거담제·감기약 등의 내수 판매고 호조에 따른 1분기 실적 개선 여부가 주요 변수로 꼽히고 있다.

현재 업계에 따르면 AACR 참가 기업으로는 유한양행, 한미약품, 에이비엘바이오, 레고켐바이오, 지놈앤컴퍼니, 박셀바이오, 티움바이오, 에스티큐브, 네오이뮨텍, 바이젠셀, 에이비온, 파멥신,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큐리언트 등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지난해 감사보고서 검토 결과, 감사의견 거절 등으로 증시로부터 퇴출 위기에 처한 기업도 나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까지 공개된 감사의견 부적정 기업 38개사 중 7곳 이상이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드러났다.

감사의견 부적정(한정·부적정·의견거절) 기업 중 의료기기 및 바이오 지분투자 등을 포함한 제약 바이오 관련 기업으로는 오성첨단소재, 인트로메딕, 피에이치씨, 지티지웰니스, 지나인제약이 지난해 비적정 감사의견을 받았다. 또 코스온, UCI는 2년 연속 비적정 의견을 받았다. 첫 비적정 의견을 받은 경우 개선 기간 1년을 부여받는다. 이 기간 거래는 정지되며 2년 연속 비적정 의견을 받은 상장사는 개선기간 종료 이후 기업심사위원회에서 상장폐지를 심의·의결하게 된다.

이번 주 주목할 증시 이벤트로는 7일(현지시간) 발표될 美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 내용이다. 예상보다 더 매파적인 연준위원들의 성향이 나올 경우, 금리 압박에 따라 제약바이오주의 변동성은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 주간 증시 리뷰

지난주 국내 증시는 미국의 고용지표와 국채 금리를 주시하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휴전 협상 가능성으로 인해 직전 주와 마찬가지로 소폭 상승으로 마감했다. 미국 다우존스 지수가 0.12% 빠지면서 약보합으로 마감했지만 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지수는 전주 각각 0.36%, 0.63% 올라 거래를 마쳤다.

제약바이오주 역시 눈치보기 장세가 펼쳐지며 코스피 의약품지수와 코스닥 제약지수는 각각 0.14%, 0.18% 하락해 횡보 장세를 이어갔다.

개별 종목으로 보면,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주간 34.97% 급등한 화일약품이었다. 정부가 대규모 대마 재배 단지 조성을 검토할 계획이라는 소식이 대마 합법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작용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산업용 대마 생산 전 주기 안전관리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연구 용역을 추진한다는 것이 배경으로 작용한 것. 앞서 화일약품은 지난해 4월 의료용 대마를 활용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카나비스메디칼의 지분 49.15%(취득액 29억 원) 취득한 바 있다.

동성제약도 뇌신경질환 치료제로 대마유래성분(카나비노이드 성분함유)을 이용한 신약개발을 2017년부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7.48% 올랐다.

케어젠은 회사가 자체 개발한 혈당 조절 건강기능식품 원료인 '디글루스테롤' (Deglusterol)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규건강기능식품원료(NDI) 승인을 획득했다는 소식에 30.53% 급등했다.

이수앱지스는 혁신 신약으로 개발 중인 알츠하이머 신약 ‘ ISU203’ 의 원활한 개발과 라이센싱을 위해 공동개발자인 경북대에게 43억 원을 주고 전용실시권을 확보했다는 소식에 21.75% 올랐다.

파멥신은 알엔에이진과 mRNA 치료제의 공동연구개발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15.92% 상승했고 지난 1일 허준 단독 대표 체제로 바뀐 삼아제약은 10.17% 오르며 강세를 나타냈다.

이외에도 씨티씨바이오(주간상승률 13.35%↑), 애니젠(9.78%↑), 엔케이맥스(9.46%↑), 앱클론(8.68%↑), 테고사이언스(8.36%↑), 메디톡스(7.81%↑) 등도 7% 이상 오르며 한 주를 마감했다.

반면, 경남제약은 유상증자로 인한 추가 상장이 매물 압박으로 작용하면서 15.5% 급락했다. 추가된 상장 주식수는 1천80만주로 전체 상장 주식수의 35% 비중이다. 발행가액은 2,540원이며 지난 1일 이 회사의 주가는 3,080원이다.

휴젤은 메디톡스가 보툴리눔 균주와 제조 공정 등 영업비밀을 도용해 제품을 개발·생산했다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소송을 제기했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해 13.97% 떨어졌다.

이외에도 한국비엔씨(11.22%↓), 신풍제약(9.81%↓), 바이오니아(9.31%↓), 에스티팜(8.03%↓), 피씨엘(7.76%↓), 국전약품(7.56%↓), 휴마시스(7.39%↓) 등이 내림세를 보였다.

한편, 수급과 관련해서는 지난주 거래소에서 개인은 매수, 외국인은 매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개인이 약 8,800억 원을 사들이면서 저가 매수가 유효했다. 반면 외국인은 8,000억 원 규모를 팔아치운 것으로 확인됐다. 코스피 의약품 업종에서도 개인이 450억 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은 680억 원을 매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 이번주 주목 기업

4월, 굵직한 글로벌 학회가 예고돼 있다. 유력 항암 파이프라인을 보유 중인 유한양행에 주목할 만하다. 최근 이 회사의 유력 파이프라인들이 소개되면서 제2의 ‘렉라자’ 출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어서다.

특히 이 회사가 지난해 1,783억 원을 R&D(연구개발)에 쏟아부으면서 전통제약사로는 가장 많은 돈을 R&D 투자에 집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수출로 인한 마일스톤이 유입되면 R&D에 재투자되면서 신약 성과를 이루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실제로 2020년 유한양행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당시 기술료 수취가 한몫했다. 얀센, 베링거인겔하임, 길리어드 사이언스, 프로세사 파마수티컬社 등으로부터 계약금과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합해 총 1,556억 원을 수취한 것이다. 이어 지난해 회사는 519억 원을 추가로 수취했고 4분기에는 NASH(비알콜성지방간염) 치료제 기술료 등으로 133억 원을 장부에 올렸다.

특히 지난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를 국내 개발 31호 신약으로 허가받으면서 상업화에 성공해 주목받고 있다. 회사는 앞서 지난 2018년 얀센과 최대 12억 달러(약 1조3,300억원) 규모의 '레이저티닙'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 회사는 오는 8일(현지시간)부터 열리는 미국암학회(AACR, 8~13일)에서 면역항암제로 개발 중인 ‘YH32367(ABL105)’과 ‘YH29407’의 전임상 연구 결과를 포스터로 발표할 예정이다. 또 다른 물질의 기술수출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YH32367은 유한양행과 에이비엘바이오가 공동연구 중인 약물로 HER2 발현 종양세포에 특이적으로 결합해 T면역세포 활성수용체인 4-1BB의 자극을 통해 면역세포의 항암작용을 증가시키는 항암제로 유방암, 위암, 폐암 등 다수의 고형암에서 기존 항암 치료에 내성을 보이는 환자를 위해 개발되고 있는 이중항체다.

회사 측에 따르면 다양한 HER2 발현 종양 전임상 실험에서 대조항체 대비 유의적으로 우수한 항암 효능을 나타냈고, 전임상 독성시험에서도 안전성이 확인됐다.

특히 YH32367과 유사한 기전을 지닌 경쟁 약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부작용 및 우수한 항암 효능이 예상돼 향후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항암 치료제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이 약물은 국내외에서 본격적인 임상을 앞두고 있다.

지난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시험 승인신청(IND) 서류를 제출하고 하반기 임상 1상 시험 개시를 목표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게다가 호주에서도 임상 1상 시험 진행을 계획하면서 글로벌 신약으로의 가능성까지 염두하고 있다.

또한 저분자 면역항암제로 개발중인 YH29407도 IDO-1(종양미세환경 내 면역억제인자효소) 의 이미 알려진 다른 저해제들과 대비해 우수한 약동력학 및 약효 프로파일을 보이는 결과가 동물 실험을 통해 입증됐다는 내용이 공개될 예정이다.

여기에 최근 유한양행이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으로 파로스아이바이오와 ‘AI 기반 KRAS 저해제’ 에 대한 기술이전 및 공동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하면서 KRAS 저해제 신약개발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KRAS는 종양의 성장과 증식에 관여하는 암 유발 유전자로 최근 빅파마인 암젠이 KRAS 단백질의 G12C 돌연변이를 타깃하는 약물인 ‘소토라십’을 개발해 비소세포폐암에서 허가를 받아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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