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복지부·식약처·질병청 31명 재산 변동 현황 해부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차상훈 이사장 182억으로 1위 등극
42억원 신고한 정은경 청장, 3대 부처 수장 중 최상위권 차지
재테크 성공 한국보육진흥원 나성웅 원장, 전년대비 46% 증가

지난해 부동산, 주식 등 자산 가치가 급등하면서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질병관리청 고위공직자의 평균 재산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대유행 사태 장기화 속에서도 이들은 1인당 평균 2억 원 이상 재산이 불어난 것이다.

6일 <메디코파마뉴스>는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최근 공개한 ‘2022년 공직자 정기 재산 변동사항’에서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질병관리청 소속 고위 공무원 31명의 재산 변동 현황을 분석한 결과, 31명의 평균 재산은 29억 원으로 전년대비 7.20%(2억 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직자윤리법 제6조와 제10조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행정부 소속 정무직과 고위공무원, 국립대 총장, 광역·기초단체장, 시·도 교육감, 광역·기초의원 등은 재산변동사항을 기한 내 신고하고, 공직자윤리위원회는 신고기간 만료 후 1개월 이내에 관보 또는 공보에 공개해야 한다.

관보에는 지난해 1년 동안 대상자 본인과 가족 명의의 변동된 재산사항을 기재한다. 공개재산 목록으로는 토지와 건물·예금·증권·귀금속(500만 원 이상) 등이 해당한다. 고가 옷이나 명품가방은 신고대상이 아니다.

그렇다면 보건의료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질병관리청 소속 고위공무원들의 재산 현황은 어떻게 될까.

분석 결과, 3개 부처 31명 고위공직자 평균 재산은 29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2억 원(7.20%) 늘어났다. 24명(77.42%)은 지난해보다 재산이 증가했으며, 7명(22.58%)은 감소했다.

보건의료 분야 관련 부처 소속 고위 공무원 중 가장 많은 재산을 보유한 사람은 182억 원을 신고한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차상훈 이사장이다.

차 이사장의 재산은 예금이 67억 원으로 가장 비중이 컸고 유가증권이 50억 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 외에도 차 이사장은 토지 42억 원, 건물 22억 원 등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차 이사장은 전체 조사 대상에서도 351억 원을 신고해 1위를 차지한 이강섭 법제처장의 뒤를 이어 2위를 기록할 정도로 상당히 많은 재산을 소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3개 부처 소속 고위공직자 재산 2, 3위는 한국보건의료연구원 한광협 원장과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권순만 원장이 차지했다.

한광협 원장은 총 120억 원의 재산을 신고했는데 전년 대비 5억 원(4.00%) 늘어난 수치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예금이 84억 원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건물 29억 원, 증권 5억 원, 토지 1억 원 등을 보유하고 있었다.

권순만 원장도 지난해보다 2억 원(1.73%) 늘어난 91억 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권 원장은 전세금과 주식 매각금 등이 포함된 예금 46억 원이 가장 비중이 컸으며, 이어 건물 41억 원, 증권 8억 원 순이었다.

≫ 정은경 질병청장, K방역 수장들 중 가장 많은 재산 보유

그렇다면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 대유행 사태 최일선에서 선봉장을 맡고 있는 복지부 권덕철 장관과 식약처 김강립 처장, 질병청 정은경 청장의 재산 현황은 어떻게 될까.

K방역 수장들 중에서는 정은경 청장이 가장 많은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 청장은 총 42억 원의 재산을 신고했는데 전년대비 5억 원(12.29%)이 불어났다. 정 청장의 재산은 예금이 21억 원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건물 12억 원, 증권 5억 원, 토지 2억 원 등을 보유했다.

특히, 정 청장은 부동산으로 3억 원에 달하는 재산이 증가했다. 부부 공동 소유의 서울 용산구 브라운스톤 남산아파트(10억 원)가 공시지가 변동에 따라 1억 원이 상승한데다 이번에 처음 신고한 모친의 광주광역시 동구 학동 평화멘션 건물(2억 원)의 공시가격이 그대로 반영됐다.

김강립 처장은 지난해 15억 원보다 4억 원 증가한 19억 원을 재산으로 신고했다. 전년대비 26.35% 증가한 수치다.

김 처장의 재산은 건물 12억 원, 예금 6억 원 등으로 단출했지만 본인이 소유한 아파트와 부친 명의의 아파트의 공시지가 변동금 3억 원이 반영되면서 재산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18억100만 원의 재산을 신고한 권덕철 장관은 전년대비 4,100만 원(2.25%) 쪼그라들었다.

권 장관의 재산은 부동산이 13억 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예금 8억8,000만 원 순이었다. 하지만 일부 채무 변제 등으로 예금이 전년보다 2,400만 원이 줄어든데다 신규대출로 채무가 소폭 증가하면서 전년보다 재산이 감소했다.

≫ 20% 이상 재산 늘어난 공무원 5명…한국보육진흥원 나성웅 원장 46% ‘급증’

3부처 고위 공직자 31명 중 20% 이상 재산이 늘어난 공무원도 5명에 달했다.

한국보육진흥원 나성웅 원장은 10억 원의 재산을 신고했는데 전년대비 3억 원이 증가한 것으로 45.96% 늘어난 수치다.

나 원장의 재산은 예금이 5억 원, 부동산 4억 원 등으로 이뤄져 있다. 이 중 나 원장의 명예퇴직수당과 퇴직수당 증가분 등이 예금에 반영되면서 2억 원이 늘어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김선민 원장의 재산도 전년대비 30.42% 급증했다. 12억 원에서 16억 원으로 무려 4억 원이 늘어난 것이다.

김 원장의 재산이 늘어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김 원장 부부가 모친에게 각각 1억5,000만 원을 증여받으면서 재산이 순식간에 불어난 것이다.

보건복지부 박민수 기획조정실장과 한국보건의료정보원 임근찬 원장도 20% 이상 재산이 불어났다.

박민수 기조실장은 8억 원에서 2억 원이 늘어난 10억 원의 재산을 신고했는데 증가율만 29.38%에 달했다.

박 실장은 모친의 연립주택 전세계약 갱신과 본인의 오피스텔 전세 계약 등으로 부동산에서만 7억 원에서 9억 원으로 급증했다.

임근찬 원장의 재산도 1년 동안 23.58% 늘어났다. 10억 원이었던 재산 13억 원의 재산을 신고했는데 증가율만 23.55%였다. 임 원장 역시 공시지가 변동금이 반영되면서 부동산에서 대부분의 차익이 발생했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최근 2년 동안 공시지가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속되면서 공시가격이 급등했다”며 “이에 따라 고위공직자들 역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전체 재산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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