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곳 중 6곳 임직원 증가…고용 한파에도 ‘일자리 창출’ 기여
코로나 수혜 씨젠・SD바이오센서・삼바 등 일제히 채용 늘려
직원 늘리기 올해도 계속…삼바・삼진 공채, 한미・동아 수시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메디코파마뉴스=박애자 기자] 코로나19 대유행 사태가 장기화로 접어들면서 채용시장이 얼어붙었지만 제약바이오업계는 오히려 임직원 수를 늘리며 위기를 타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약바이오업계는 올해도 인력 채용을 늘리며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려는 모습이다.

11일 <메디코파마뉴스>는 제약비이오기업 106곳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한 2020년도와 2021년도 사업보고서의 임직원 현황을 분석했다.

지난해 제약바이오기업 106곳 중 64곳(60.38%)은 직원 수가 증가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도 불구하고 10곳 중 6곳은 고용을 늘린 셈이다.

106곳의 직원 수는 2020년 5만3,179명에서 지난해 5만6,402명으로 3,223명(4.57%) 증가했다.

≫ 코로나19 수혜기업, 채용 확대로 ‘일자리 창출’ 기여

대다수의 제약바이오기업들은 지난해 수시로 인력을 채용했는데 특히, 코로나19 수혜기업을 중심으로 직원 수가 급증했다.

실제로 코로나19 진단키트로 그야말로 ‘잭팟’을 터트린 씨젠은 지난해에만 454명(73.70%)의 대규모 인력을 채용했다. 이에 따라 임직원 수도 616명에서 1070명으로 늘어났다.

특히 이 회사는 신종 감염병 사태 이전인 2019년 임직원 수는 314명에 불과했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은 2년 동안 3배 가까이 인력을 늘린 것이다.

씨젠의 직원 수 증가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코로나19 진단키트로 사세를 확장했으나 이 사업만으로는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 회사는 포스트코로나시대를 대비해 생명공학 전문 인력뿐만 아니라 정보기술(IT), 소프트웨어(SW), 기계공학, 수학, 산업공학, 기업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분야의 인력을 채용하며 사업 확장에 나섰다.

씨젠과 함께 대표적인 진단키트 기업인 에스디바이오센서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도 2020년 287명에 불과했던 직원 수는 지난해 422명으로 135명(47.04%) 늘어났다.

바이오업계의 쌍두마차 중 하나로 손꼽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시설 확충과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공격적으로 직원을 늘리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한 해 동안 전년대비 1,073명의 인력을 채용했는데, 2020년 2,886명에서 지난해 3,959명으로 37.18% 증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이후 CDMO 사업으로 각광받으면서 현재 3개의 바이오의약품 공장이 모두 가동 중이다. 특히, 지난 2018년 18만 리터 규모의 3공장이 본격적으로 운영되면서 실적 향상은 물론 인력 채용까지 확대했다.

여기에 더해 올해 하반기부터 단일 공장으로 세계 최대 규모인 4공장(생산량 25만6,000리터)이 부분 가동을 앞두고 있는 만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력 충원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코로나19 백신으로 주목받고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도 가파르게 직원 수가 늘어났다.

2019년 이 회사의 직원 수는 470명이었으나 1년 만인 2020년 827명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후에도 인력 확충은 계속됐는데 2021년에 1001명으로 174명을 충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CMO) 계약과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으로 급성장했다. 실제로 2020년 2,256억 원이었던 매출이 지난해 9,290억 원으로 4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이 외에도 코로나19 수혜기업으로 손꼽히는 진원생명과학(41명→56명, 36.59%↑), 바이오니아(476명→639명, 34.24%↑) 등이 적극적으로 인력을 늘렸다.

전통 제약사 중에서는 HK이노엔과 종근당, 대웅제약의 채용 규모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

HK이노엔의 지난해 말 직원 수는 1,662명으로 전년보다 126명 늘어났다. 종근당 역시 같은 기간 2,270명에서 2,436명으로 7.31%(166명) 증가했으며, 대웅제약도 1,415명에서 1,510명으로 95명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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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인력 채용 확대 올해도 계속

제약바이오업계의 직원 채용 확대는 올해도 계속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제약주권’이 강조되고 있는데다 정부의 제네릭의약품 규제 강화로 기업들이 신약 개발 회사로 체질 개선에 나서면서 연구 및 영업 인력을 적극적으로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많은 인력을 늘렸던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올해도 대규모 인력 확대를 예고했다.

이미 이 회사는 지난 1월 ▲연구 ▲마케팅 ▲영업 ▲경영지원 ▲생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총 100명 이상을 공개 채용했다.

보령도 제약영업 직군 신입사원 공채를 시행했으며, 차바이오텍과 CMG제약을 비롯한 차바이오그룹 계열사들도 연구개발, 글로벌 전략기획, 영업·마케팅, 건설, 홍보, 인사 분야 등의 경력직 공개 채용을 진행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최근 연구개발직(생물, 의약학, 화학·화공, 통계)과 경영지원직 등 공개 채용에 나섰다.

동아쏘시오그룹과 JW그룹, 휴온스그룹, 조아제약, 신풍제약, 한미약품, 삼진제약 등도 수시 채용으로 인력을 충원했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제약주권’이 주요 아젠다로 떠오른데다 제네릭의약품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제약바이오 업계도 신약 개발 회사로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며 “이에 따라 연구 인력 등 대규모 인력 채용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더욱이 차기 정부에서는 제약바이오산업을 5대 메가테크 중 하나로 선정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히면서 대기업에서도 앞다퉈 이쪽으로 뛰어들고 있는 만큼 당분간 제약바이오업계의 인력 채용은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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