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디바이오센서·씨젠, 52주 신저가 언저리…엔데믹 ‘직격타’
2년간 쌓은 현금자산 투자 계획…시장 의구심 걷어낼 ‘핵심키’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메디코파마뉴스=이효인 기자] 엔데믹이 가속화되면서 진단키트 대장주들의 주가가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올해 초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에 따른 수혜 기대감으로 잠시 반등하나 싶었지만 이내 상승 동력을 잃고, 다시 하락 추세에 빠져들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이끌 중장기 신성장 동력을 제시하지 못하면 현재의 시장 분위기를 전환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평가다. 이들이 지난 2년간 쌓아 올린 막대한 현금 자산을 앞으로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향후 주가 흐름을 가를 핵심키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까닭이다.

코로나19 진단키트 대장주인 에스디바이오센서와 씨젠의 주가 하락세가 심상찮다. 제약바이오 섹터 전반이 최악의 흐름을 보였던 올해 1월이 지난 후 정부가 확진자 진단 체계를 PCR 검사에서 신속항원검사 중심으로 재편하며 최대 수혜주로 떠올랐지만 반등은 잠시뿐이었다.

실제로 올해 5만4,400원(1.3 종가)으로 시작했던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주가는 진단 체계 변경 시행일인 지난 2월 3일 7만8,600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반등은 여기까지였다. 이후 하락세가 지속되며 현재(4.28 종가) 주가는4만5,150원에 머물러 있다. 석 달이 채 안되는 기간 동안 무려 42.6%가 하락한 것이다.

씨젠 역시 행보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난 1월 27일 5만2,600원까지 내려앉았던 주가가 2월 3일까지 3거래일 동안 20.3% 뛰어오르며 순식간에 6만원(6만3,300원) 고지를 넘어섰지만 현재(4.28 종가) 주가는 3만9,250원으로 38%가 빠진 상태다.

중소형 진단키트 관련 업체들도 반짝 상승 후 고전하기는 마찬가지다. 휴마시스, 수젠텍, 진매트릭스, 랩지노믹스 등도 반짝 급등 후 하락 패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신속항원검사 이슈가 진단키트 관련 업체에겐 단기성 상승 재료에 불과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진단키트주에 대한 이 같은 시장 평가가 지나치게 박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동안 주목을 받아왔던 코로나19 테마주 중에서 가장 의미있는 실적 성과를 꾸준히 낸 영역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는 이에 동의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엔데믹 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온 만큼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이후를 대비한 구체적인 청사진이 제시돼야 한다는 것. 한마디로 실적 지속성에 대한 시장의 의문부호를 명쾌하게 해소하고 있지 못하다는 얘기다.

또 진단키트 업체들이 그간 쌓아온 현금 자산을 토대로 중장기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더라도 주가 흐름이 단기간에 상승세로 돌아서지는 않을 것이란 의견도 상당하다. 사업 영역 확대나 생산시설 확충 등을 결정하더라도 본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새로운 캐시카우로 성장할 수 있을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에스디바이오센서가 최근 이탈리아 의료기기 업체 ‘리랩’과 독일 체외진단기기 유통 업체 ‘베스트비온’, 브라질 진단 기업 ‘에코디아그노스티카’ 등을 잇달아 인수하고, 충북 증평 공장과 인도 공장 증설 계획을 발표했음에도 주가 흐름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이 이를 방증한다.

증권가 관계자는 “주식 시장은 당장의 실적도 중요하지만 미래 성장성에 상당한 가중치를 둔다”면서 “진단키트주가 반등하기 위해서는 엔데믹 이후의 실적 지속성과 새로운 투자가 성공으로 귀결될 것이라는 신뢰를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현재 상황을 봤을 때 지난 2년 대비 실적 하락은 불가피해 보이고, 투자 성과도 단기간에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 만큼 지금의 조정세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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