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슈 소멸, 대·내외 악재…‘옥석 가리기’ 본격화
장기조정 장세 속 반등 동력은 실적 호조와 R&D 성과

▲ (왼쪽부터) 한미약품, 대웅제약 사옥 전경(출처: 각사 제공)
▲ (왼쪽부터) 한미약품, 대웅제약 사옥 전경(출처: 각사 제공)

[메디코파마뉴스=이효인 기자] 증시 전반이 좀처럼 조정 장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몇몇 대형 전통 제약사가 확연한 반등 시그널을 보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대·내외 악재 속에서도 견고한 사업 역량을 입증한 것이 추세 전환의 원동력이 됐다는 분석이다. 최근 실적과 성장성이 적절하게 균형을 이룬 기업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만큼 이를 겸비한 대형사의 주가 상승세는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국내 제약바이오 섹터에서 터줏대감 역할을 하고 있는 한미약품과 대웅제약의 주가 반등세가 뚜렷하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지난 2년간 지속돼 온 유동성 파티가 막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내실과 미래가 담보된 기업들이 재조명 되고 있는 현 시장 분위기가 이 같은 결과를 만들어 냈다는 평가다.

실제로 이들 두 기업의 주가는 제약바이오 업체 대다수가 올해 주가 최저점을 맞본 1월 말(1.27) 이후 완연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미약품의 주가는 지난 1월 27일 23만3,000원까지 떨어졌지만 현재는 31만2,000원(4.29 종가 기준)으로 33.9% 올랐고, 대웅제약 주가 역시 같은 기간 12만7,000원에서 18만3,000원으로 44.1%가 상승했다. 제약바이오 섹터 전반이 소폭 반등 후 등락을 반복하는 박스권에 장기간 갇혀 있는 것과는 확실히 대조되는 모습이다

이처럼 두 기업이 여타 업체와 결이 다른 행보를 보이는 배경에는 탄탄한 사업 역량이 자리잡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코로나19 사업에 집중한 업체에 대한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뀌고, 대·내외 투자 여건이 위축되면서 대형 우량주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것.

특히 일정 수준의 실적 성장세와 R&D 성과를 모두 기대해 볼 수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느냐가 최근 투심의 주요 투자 판단 기준이 되면서 이에 부합하는 한미약품과 대웅제약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미약품은 올해 1분기(연결 재무제표 기준) 자회사 북경한미의 호실적과 주력 품목 등의 선전으로 3,211억 원의 매출과 387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8%, 29.1% 증가한 수치로 이는 시장 컨센서스를 웃도는 양호한 성적표다.

여기에 경구용 항암제 ‘오락솔(2분기)’ 영국 승인, 호중구감소증치료제 ‘롤론티스(9월)’, 비소세포폐암치료제 ‘포지오티닙(11월)’ 미국 승인, 비알콜성지방간염 치료제 ‘LAPS Triple Agonist(GLP/GSG/GIP)’, ‘LAPS Dual Agonist(GLP/GCG)’의 임상 2상 중간결과 발표 등 기대되는 연구·개발 이슈도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상태다.

대웅제약 역시 비슷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전문의약품을 필두로 일반의약품, 건강기능식품, 의약외품 사업 등이 고르게 성장하며 1분기(별도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6%, 32.6% 늘어난 2,722억 원, 268억 원을 달성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분기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는 기염을 토했다.

아울러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 시장에 진출한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의 현지 성장세가 본궤도에 올라 실적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자체 개발 신약인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정 출시 등이 예고돼 있는 터라 외형 확대는 물론 내실 강화도 향후 몇 년간 이어질 것이란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국내 전통 제약사 빅5 중 올해 52주 신고가(4.29 기준 18만6,500원)를 새롭게 쓸 유력 후보군으로 꼽히는 이유다.

증권가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슈 소멸과 대·내외 투자 여건 악화로 일정 수준의 실적과 성장이 담보되는 대형사로 투자금이 이동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면서 “최근 한미약품과 대웅제약의 주가 상승세가 유지되고,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잇따라 상향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때문에 제약바이오 섹터 전반이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더라도 이들 기업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메디코파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