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부터 글로벌 학회 줄줄이…임상·기술수출 이슈 부각 기대
갈수록 약화되는 시장 파급력은 변수…“실질적 성과 동반해야”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

[메디코파마뉴스=이효인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의 하락세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지난 2년여간 상승세를 주도했던 코로나19 이슈가 사실상 수명을 다한 데다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미국의 긴축 행보가 본격화되고 있는 터라 성장주 중심의 제약바이오 섹터가 반등의 실마리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하반기 줄줄이 예고돼 있는 글로벌 학회에서도 시장의 주목을 받을 만한 굵직한 R&D 성과들이 도출되지 못하면 지금의 조정 장세는 올해 내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글로벌 불확실성 증가로 국내 증시 전반이 휘청이고 있는 가운데 제약바이오 섹터 역시 바닥을 모르고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슈를 발판 삼아 시장 영향력을 빠르게 키워왔지만 기대치에 부합하는 성과가 부재했고, 미국의 금리 인상 여파로 그간 증시를 지탱해 왔던 풍부한 유동성의 회수가 본격화된 것이 이 같은 결과를 만들어 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올해 137조1,810억 원(1.3 종가)으로 시작했던 코스피 의약품 지수 시가총액은 현재 119조6,730억 원(5.11 종가)으로 –12.8% 하락했고, 같은 기간 코스닥 제약 지수 역시 50조1,220억 원에서 40조10억 원으로 –20.2%가 감소했다.

이처럼 큰 폭의 조정을 받은 배경에는 역설적이게도 지난 2년간 제약바이오 섹터의 상승세를 주도한 코로나19가 자리 잡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상당수 업체들이 지난해 대비 더 나은 실적 지표와 개별적으로 추진 중인 연구·개발 결과물을 속속 내놓고 있지만 시장이 요구한 것은 코로나19 사업의 결과물이었다는 것.

즉 코로나19 테마주로 지목된 업체의 주가 상승은 코로나19 이슈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성과는 실망스러웠고, 새롭게 제시된 호재는 이를 상쇄할 수 있을 만한 파급력을 가지고 있지 못했다는 얘기다. 코로나19 사업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와 실망감이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상황이 이런 만큼 제약바이오 섹터에 대한 전망은 대체적으로 밝지 못하다. 그간 큰 손실을 본 투심의 마음을 돌릴 만한 모멘텀이 마땅치 않은 데다 지난 2년처럼 리스크 감수에 따른 높은 수익률을 더 이상 기대하기도 어려워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올해 하반기에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중반부터 시작된 조정 장세가 현재까지 이어지며 코로나19로 야기된 거품이 상당 부분 걷힌만큼 호재 여부에 따라 저가 매수세가 들어올 여지가 생겼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하반기 제약바이오 주요 글로벌 학회가 반등의 계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6월 유럽류마티스학회(EULAR), 미국당뇨학회(ADA),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미국바이오협회 컨퍼런스(Bio-USA), 7월 미국치매학회(AAIC), 미국망막학회(ASRS), 8월 세계폐암학회(WCLC), 9월 유럽종양학회(ESMO), 유럽소아내분비학회(ESPE), 유럽당뇨학회(EASD), 10월 미국안과학회(AAO), 11월 면역종양학회(SITO), 미국류마티스학회(ACR/ARHP), 미국간학회(AASLD), 12월 미국혈액학회(ASH), 미국뇌전증학회(AES) 등이 줄줄이 예고돼 있는데 여기서 긍정적인 임상 결과나 기술수출 등의 호재가 여러 건 나오면 침체된 제약바이오 섹터 분위기를 개선하는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

증권가 관계자는 “글로벌 악재에 따른 세계 경제 위축 우려가 국내 증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성장주 중심의 제약바이오 섹터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면서 “다만 지난 2년간 쌓였던 코로나19 관련 거품이 지금은 상당 부분 해소된 터라 반등의 기초는 마련됐다고 볼 수 있다. 안정적인 실적과 함께 하반기 주요 글로벌 학회에서 R&D 성과를 기대해 볼 수 있는 낙폭 과대 기업을 중심으로 변화의 움직임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하반기 기대주로 주목받는 기업들마저도 실망스러운 결과물을 내놓는다면 제약바이오 섹터의 침체기는 더 길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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