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국내 빅3 제약기업 2022년 1분기 실적 해부
유한양행, 영업익 줄었지만 뜯어보니 ‘기대 이상’ 성적표
녹십자, 1Q 어닝 서프라이즈…영업익 전통제약사 ‘최다’
종근당, ‘자누비아’ 매출감소 우려 날리고 견고한 실적

[메디코파마뉴스=김정일 기자] 국내 대형 제약사들의 1분기 실적이 윤곽을 드러냈다. 기업별로 조금씩 희비는 갈렸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위드·앤데믹화 되면서 진해·거담제·항생제·감기약 등의 내수 판매고 호조에 따라 대부분 외형 성장에 성공하며 전반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다.

이 같은 추세대로라면 코로나 사태에서 벗어나 올해,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 모두 가능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메디코파마뉴스>는 각사 잠정실적치 및 증권가 자료를 근거로 유한양행, GC녹십자, 종근당 3곳의 2022년 1분기 성적을 해부하고 올 실적을 전망했다.

≫ 유한양행, 수익성 감소 불구 뜯어보니 ‘기대 이상’ 성적표

▲유한양행 본사(사진 제공=유한양행)
▲유한양행 본사(사진 제공=유한양행)

유한양행은 올해도 외형과 내실 모두 합격점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사는 앞서 지난 2020년 2분기 357억 원의 영업이익을 낸 이후 턴어라운드에 성공, 지난해에도 연간 매출 1조6,878억 원(전년 比 4.2%↑), 영업이익 486억 원(42.3%↓)을 기록하면서 만족할 만한 성적표를 받았고 올해도 그 추세는 이어지는 분위기다.

이 회사의 연결기준 1분기 매출은 4,109억 원으로 전년보다 8.4% 성장했다. 다만, 이 기간 영업이익은 61억 원으로 전년 139억 원에 비해 56.1%가 줄어든 수익성 감소가 나타났다.

비록 수익성이 떨어졌지만, 이는 전년 기술료 수익 140억 원의 감소로 인한 역기저 효과가 뒤따랐고 이와 함께 반려동물 신제품과 프로바이오틱스 신제품 ‘와이즈바이옴’ 브랜드를 홈쇼핑에 안착시키는 과정에서 마케팅 비용 증가에 따른 광고선전비가 91억 원이 증가한 것이 영업이익 감소가 나타나게 된 요인으로 풀이된다. 결국, 뜯어보면 기대 이상의 성적이란 평가다.

이 회사의 매출 성장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전 사업 부문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여줬다. 일반의약품(OTC) 부문은 전년보다 15% 성장했고 전문의약품(ETC) 7.7%, 생활유통사업부 19.1%, 해외사업부 65% 등 모두 고른 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일반의약품 부문이 비타민·영양제류를 중심으로 시장 파이를 키워가면서 매출이 전년 대비 15% 성장한 423억 원을 기록, 외형 성장에 힘을 보탰다. 실제로 유산균 ‘엘레나’는 30.9% 성장한 52억 원의 판매고를 올렸고 간판 품목인 소염진통제 ‘안티푸라민’은 15.6%가 늘어난 60억 원을 기록했다.

전문의약품 부문에서도 에이즈(HIV) 치료제 ‘빅타비’ 137억 원(5.9%↑), B형간염 치료제 ‘베믈리디’ 113억 원(45.9%↑) 등이 비교적 높은 성장을 나타냈고 특히 코로나19 앤데믹 효과로 호흡기 치료제 ‘코푸시럽/정’이 79억 원의 매출로 235%가 성장했다.

주목되는 점은 이 회사의 실적도 기대되지만, 올해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한 신약 파이프라인 다각화가 더 기대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유한양행은 지난해 1,783억 원을 R&D에 쏟아부으면서 전통제약사로는 가장 많은 돈을 R&D 투자에 집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도 R&D로 364억 원이 사용됐다.

올해 임상 중간발표도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있는 만큼 향후 추가적인 기술료 수입도 열어놨다. 폐암 신약 '렉라자정'(성분명 레이저티닙)의 경우 6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얀센의 리브리반트주(성분명 아미반타밉)와 병용임상 데이터가 업데이트 될 예정이고 AOS(아시아 종양학회)에서 단독 2차 치료제 및 3분기 단독 1차 치료제 임상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여기에 알레르기 신약 후보물질 ‘YH35324’의 연내 임상1상 결과발표도 기다리고 있다.

한편, 유한양행의 올해 예상 매출은 많게는 전년 대비 약 10.8% 성장한 1조8,700억 원, 영업이익은 800억 원을 웃돌 것으로 분석됐다.

≫ GC녹십자,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영업익 전통제약사 중 ‘톱’

▲ 사진=GC녹십자 전경(출처: GC녹십자 홈페이지)
▲ 사진=GC녹십자 전경(출처: GC녹십자 홈페이지)

GC녹십자는 GC셀, GC녹십자엠에스 등 자회사 실적에 힘입어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연출했다. GC녹십자 개별기업의 실적도 호성적으로 여기에 자회사까지 실적이 개선되면서 올해 외형과 내실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의 올 1분기 매출은 연결기준 4,169억 원으로 전년동기보다 48%나 성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8배가 늘어난 418억 원의 이익을 낸 것이다.

앞서 2020년 3분기 분기 역대 최대 매출(4,657억 원)을 기록하고 본격적인 실적 점프를 예고하면서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 회사의 작년 매출액은 1조5,378억 원으로 전년보다 2.2%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737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6.6% 증가했고 순이익은 1,370억 원으로 53.4% 늘어났다. 전통제약사 가운데 당기순이익으로 1,000억 원을 넘긴 곳은 녹십자가 유일하다.

올해도 1분기 영업실적으로만 보면 전통제약사 중 가장 많은 418억 원의 이익을 거뒀다. 영업이익률로만 보면 10.03%로 역대 1분기 기준 최근 10년 내 가장 높은 이익률이다. 이 같은 호실적 배경엔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가 일본 ICV제형 등 수출 확대로 전년보다 2배나 증가한 183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자체 개발 품목인 고지혈증치료제 ‘다비듀오’, 호중구감소증치료제 ‘뉴라펙’ 등이 각각 84%, 21% 성장하며 처방의약품 부문에서 958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점이 눈여겨 볼 포인트로 작용했다.

여기에 자회사인 GC셀이 높은 성장으로 우수한 성적표를 받아 회사 성장에 원동력이 됐다.

GC셀은 검체검진사업 성장과 바이오물류 사업의 확장으로 1분기 매출 838억 원, 영업이익 361억 원을 기록하면서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영업이익만도 작년 연간 영업이익 363억 원에 달하는 수준이다. 녹십자엠에스도 코로나19 진단키트 사업 호조에 따라 매출 439억 원을 기록하며 93.4%의 성장세를 보였고 영업이익도 31억 원으로 86%가 늘었다. 또 녹십자웰빙도 12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보다 2배가 늘어난 수치를 보였다.

주목할 점은 GC녹십자의 뒷심이다. 이 회사의 매출 성장과 실적 개선이 본격 시동 걸리면서 2분기 이후도 고속 성장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도 녹십자는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유통 및 SK바이오사이언스의 독감백신 중단에 따른 반사이익이 예상되고 있다. 올해 역대 최대 물량 수주가 확정된 남반구 독감백신 해외 실적은 650억 원 이상으로 2분기에 반영될 예정이다.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의 올 수출 확대도 전망된다. 지난해 9월 중국 판매 허가를 받은 이후 헌터라제가 녹십자의 새로운 캐시카우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혈액제제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주’(IVIG-SN 10%)도 주목할 만한 폼목이다. 현재 이 약은 코로나19 사태로 늦어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오창공장 혈액제제 생산시설 현장 실사를 기다리는 중으로 실사가 완료될 경우 판매 허가가 유력시되고 있다.

한편, 올해 녹십자의 예상 매출은 전년보다 10.5% 성장한 1조7,000억 원, 영업이익은 1,200억 원대(62.8%↑)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종근당, 가장 견조한 실적…올해도 ‘낙관론’ 우세

▲종근당 본사 전경 (사진제공 : 종근당)
▲종근당 본사 전경 (사진제공 : 종근당)

종근당은 올 1분기 별도기준 전년보다 8.8% 성장한 3,380억 원의 매출과 8.5% 늘어난 243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시장의 눈높이에 부합했다. 이 회사는 올해도 진폭 없이 가장 단단한 실적을 낼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사실 종근당은 최근 몇 년간 가장 뚜렷한 실적 상승을 거둔 대형 제약사 중 한 곳이다. 앞서 이 회사는 2020년에도 1조3,030억 원의 매출로 20.7%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바 있다. 이 기간 영업이익도 1,239억 원으로 당시 전통 제약사 가운데 유일하게 1,000억 원 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또 지난해에도 연결기준 1조3,436억 원의 매출(전년대비 3.1%↑)을 올리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다소 쪼그라든 948억 원에 그쳤는데도 당초의 눈높이를 웃돌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는 종근당이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인 1,635억 원을 R&D 비용에 투자하고도 큰 타격을 보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당장의 이익보다는 미래 투자를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 올리는 생존전략을 택한 것이다. 종근당이 현재 진행 중인 신약 연구 파이프라인 개수는 25개에 달한다.

올해도 희귀유전질환 샤르코마리투스병 ‘CKD-510’의 프랑스 임상1상 완료, CKD-506은 특발성 폐섬유화증 적응증으로 하반기 해외 임상2상 진입이 예상되고 있으며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개발 중인 이중함암항체 신약 ‘CKD-702’의 임상1상 종료도 예정된 만큼 임상 파이프라인 가치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의 1분기 실적 성장은 전문의약품 부문의 상승세가 원동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으로 도입품목인 위식도역류질환제 ‘케이캡’이 282억 원의 매출로 18.9% 성장했고 전년보다 56.7%가 늘어난 골다공증치료제 ‘프롤리아’가 216억 원을 기록하면서 성장 동력이 됐다.

여기에 뇌혈관개선제 ‘글리아티린’ 179억 원(전년比 6.7%↑), 고혈압치료제(베타차단제) ‘딜라트렌’ 113억 원(15.5%↑), ‘텔미누보’ 93억 원(6.9%↑) 등도 회사 성장에 힘을 보탰다. 또 휴마시스로부터 도입한 진단키트도 107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도움이 됐다.

다만, 이 회사의 최대 매출 품목으로 MSD에서 도입한 당뇨약 ‘자누비아’는 지난해보다 17.7% 줄어든 329억 원의 판매고를 기록해 부진했다. 이는 한국MSD가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급여 확대를 목적으로 자누비아 등 15품목의 약가를 자진 인하(인하율 6%)하면서 유통재고 수요도 줄어 지난해보다 매출이 줄어든 까닭이다. 자누비아의 경우 2분기부터는 유통 수요가 정상화 되면서 어느 정도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종근당의 올해 예상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5.7% 증가한 1조4,200억 원, 영업이익은 1,200억 원을 달성할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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