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브리반트/렉라자 병용요법 굵직한 3상 연구 기대 모아
타그리소 직접 비교 MARIPOSA·타그리소 실패 후 MARIPOSA-2
리브리반트 피하주사 개발도 병용요법…핵심 적응증 방증

▲ 사진=유한양행 렉라자정(왼쪽), 얀센 리브리반트(오른쪽)
▲ 사진=유한양행 렉라자정(왼쪽), 얀센 리브리반트(오른쪽)

[메디코파마뉴스=최원석 기자] 본격적인 국내 시장 진입을 알린 얀센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의 순항에 유한양행이 웃고 있다. 현재 리브리반트 적응증은 범위가 협소하지만, 향후 기대되는 핵심 적응증에는 유한양행의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필수적으로 함께하기 때문이다.

한국얀센은 최근 기자간담회를 통해 EGFR 엑손20 삽입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지난 2월 허가된 리브리반트의 국내 출시를 알리는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리브리반트는 EGFR와 MET를 동시에 표적해 신호전달 기능을 방해하는 기전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통해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고 사멸을 유도한다는 설명이다.

승인 적응증인 EGFR 엑손20 삽입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은 그간 별도의 치료제가 없는 분야였다. 환자 수는 극소수지만, 기존 치료제의 효과가 떨어져 치료환경에 미충족 수요가 있었다.

리브리반트는 임상 1상인 CHRYSALIS 연구의 코호트 분석 결과를 기반으로 허가를 획득했다. 백금기반 화학요법으로 치료 중이거나 치료 후 질병이 진행된 EGFR 엑손20 삽입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81명에 대한 평가에서 리브리반트 단독요법 치료는 객관적반응률(ORR) 40%, 완전반응률(CR) 4%를 보였다. 이 분석의 추적기간 중앙값은 9.7개월이었다.

이 연구결과로 리브리반트는 지난해 미국식품의약국(FDA)와 유럽의약국청(EMA) 승인에 이어 올해 국내에서도 해당 적응증의 허가를 획득했다.

이 허가에 대해 조병철 연세의대 교수(연세암병원 폐암센터장)은 “리브리반트의 등장으로 기존 치료제에 제한적인 효과를 보이던 EGFR 엑손 20 삽입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리브리반트의 순항은 유한양행에게 희소식이다. 현재 리브리반트 적응증은 유한양행의 렉라자와 관계가 없지만, 향후 리브리반트의 주력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적응증에는 렉라자가 모두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메디코파마뉴스>는 글로벌에서 이뤄지고 있는 주목할 만한 리브리반트와 렉라자 병용요법 임상 연구에 대해 알아봤다.

≫ 타그리소 직접 비교 MARIPOSA 임상 3상, 2024년 종료 예정

현재 글로벌 EGFR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시장은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가 장악하고 있다.

주축 임상에서 아시아인에 대한 결과 문제로 국민건강보험 급여권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국내에서도 가장 영향력이 큰 EGFR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볼 수 있다.

MARIPOSA 연구는 이런 타그리소와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을 직접 비교하는 3상 연구다. 이 연구는 EGFR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1,000명 참여를 목표로 지난 2020년 시작됐다.

전체 환자는 타그리소/위약군, 렉라자/리브리반트군, 렉라자/위약군으로 무작위 배정해 결과를 판단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1차 평가변수는 최대 42개월의 추적기간 동안 무진행 생존기간(PFS)이다. 타그리소와 직접 비교하는 임상이기에 세계적 시선이 쏠린다.

렉라자/위약군이 타그리소/위약군 대비 비열등한 결과만 나오더라도 시장 전체의 판도를 바꿀만한 결과이지만, 만약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이 타그리소/위약군 대비 개선을 끌어낸다면 이는 표준요법의 변화를 의미할 수 있다.

특히 타그리소가 아시아인에게 효과가 떨어지는 결과를 얻은 만큼 국내에서는 더 기대가 큰 임상 연구이기도 하다. 이 연구의 완료는 2024년 4월로 계획돼 있어 이르면 올해부터 중간 데이터가 속속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

≫ 타그리소 실패 후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 효과 확인 MARIPOSA-2 임상 3상

현재 EGFR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이 타그리소 치료를 진행할 때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내성이다.

1세대 TKI인 이레사(성분명 게피티닙), 타쎄바(성분명 엘로티닙), 2세대 TKI인 지오트립(성분명 아파티닙), 비짐프로(성분명 다코미티닙)을 사용할 경우 내성이 발생하면 T790M 변이를 확인한 뒤 타그리소를 사용하는 후속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타그리소를 사용한 뒤에는 후속치료 옵션이 아직 없어 화학치료제 외에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타그리소의 후속치료 가능성을 모색하는 임상 3상도 진행하고 있다.

MARIPOSA-2로 명명된 이 연구는 타그리소 치료 후 내성이 생겼거나 반응하지 않는 환자 500명을 대상으로 렉라자/리브리반트에 화학요법(페메트렉시드+카보플라틴)을 더한 병용요법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계획됐다.

참여 환자는 렉라자/리브리반트+화학요법군, 리브리반트+화학요법군, 화학요법군으로 무작위 배정된다.

이 연구의 1차 평가변수 또한 PFS이며 추적기간은 최대 17개월이다. 결과에 따라 타그리소의 후속 요법의 탄생도 기대할 수 있다. 연구는 2021년 11월 시작했으며 종료점은 2023년 5월이다.

≫ 리브리반트 피하주사 제형 개발도 렉라자 병용요법으로…주력 적응증 방증

현재 허가받은 리브리반트는 정맥주사 제형이다. 정맥주사는 환자가 병원에 방문해 병상에서 수 시간에 걸쳐 투여해야하기 때문에 편의성이 떨어지고 비용도 높아진다.

이에 정맥주사 형태의 치료제들은 피하주사로 개발을 모색한다. 병상 마련 없이 단기간에 투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리브리반트도 피하주사 제형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미국국립보건원(NIH) 임상정보 사이트 클리니칼트라이얼에는 리브리반트의 피하주사 제형 개발을 위한 임상 계획이 게시됐다.

해당 임상 계획은 EGFR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64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위약군 없이 렉라자/리브리반트군, 렉라자/리브리반트 피하주사 2개군(On-Body Delivery System 혹은 재조합 히알루로니다제)으로 구분해 아미반타맙의 혈청 농도를 확인한다.

이 연구에서 피하주사 제형이 정맥주사와 동등성을 입증한다면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수 있다. 투여의 단순화와 투여 시간 단축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를 EGFR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으로 진행한다는 것은 리브리반트의 주력 적응증이 무엇인지를 가늠케 한다.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업계 관계자는 “아직 국내에는 3세대 TKI의 EGFR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급여가 시작되지 않고 있다. 여전히 1·2세대 TKI 사용량이 떨어지지 않고 있는 배경”이라며 “경쟁 제품이 등장한다면 협상 진행도 속도를 낼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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