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2022년 1분기 중소제약바이오 영업외 손익 해부
중소사 10곳 중 8곳 영업이익 개선…영업 외는 7곳이 적자
금리차 ‘이자’는 손실 ·‘환율차’ 외화 이득…영업외 '각자도생'

▲ 유토이미지 사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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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코파마뉴스=김정일 기자] 국내 중소제약사들의 올 1분기 영업실적은 코로나19 엔데믹화로 실적 개선이 뚜렷했다. 하지만 영업 외 측면에서는 얘기가 달랐다. 조사대상 10곳 중 8곳에서 영업이익이 기록된 반면 영업 외 부분에서는 10곳 중 7곳에서 손실이 난 것이다.

<메디코파마뉴스>는 국내 주요 상장 제약바이오기업의 1분기 보고서를 통해 영업 외 손익 항목 현황을 분석한 결과, 중소 제약사(1분기 매출 500억 원 미만) 40개 기업 가운데 27곳에서는 손실이 난 것으로 드러났다. 영업 외 적자를 기록한 곳이 10곳 중 7곳인 셈이다.

조사대상 중 영업 외 부문에서 가장 많은 이익을 낸 곳은 팜젠사이언스로 1분기에만 709억 원의 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관계사인 엑세스바이오의 지분법 적용에 따른 이익으로 발생한 것이다. 이 회사의 영업이익이 32억 원의 불과했던 만큼 관계사 투자로 뜻밖의 돈을 벌어들인 셈이다.

이어 대한뉴팜은 라이트팜텍(원고)과의 일명 백옥주사로 알려진 수분앰플 ‘루치온’의 독점판매계약과 관련한 소송에서 지난 3월 대법원이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면서 우발 손실로 잡았던 89억 원의 충당부채를 환입 할 수 있었다. 결국 영업 외 측면에서 81억 원의 이익을 더 냈다.

이와 함께 화일약품(8억 원), 대봉엘에스(6억 원), 경보제약(5억 원), 일성신약(4억 원), 대한약품(2억 원), 중앙백신(2억 원), 고려제약(1억 원), 신일제약(1억 원), 동성제약(1억 원), 안국약품(1억 원) 등이 영업 외에서 이익을 냈다.

반면, 경남제약(-35억 원), 동구바이오제약(-22억 원), 삼일제약(-14억 원), 삼성제약(-11억 원), 유유제약(-8억 원), 경동제약(-8억 원), 한국유니온제약(-8억 원) 등은 영업 외 부분에서 재미를 보지 못했다.

이외에도 CMG제약(-5억 원), 부광약품(-4억 원), 이연제약(-4억 원) 비씨월드제약(-4억 원), 국전약품(-3억 원), 신풍제약(-3억 원), 바이넥스(-2억 원) 서울제약(-2억 원), 현대약품(-2억 원), 삼천당제약(-2억 원), 메디톡스(-2억 원), 진양제약(-1억 원), 조아제약(-1억 원), 알리코제약(-1억 원) 등이 이익을 내지 못했다.

≫ 중소 제약사, 이자 부담 가중…이자비용이 이자수익 5배

자금운용 측면에서 외부에서 빌려다 쓴 돈에 대한 이자 비용이 돈을 금융기관에 예치하거나 빌려준 대가로의 이자 수익을 압도했다. 실제로 40개 중소제약사 가운데 25곳에서 순이자 지출이 더 많았고 이자수익은 21억 원이었던 데 반해 이자비용은 102억 원에 달하면서 이자손실 규모가 이자수익의 5배에 달했다.

순이자(이자수익에서 이자비용 차감) 측면에서 기업별로 보면, 삼일제약이 17억 원의 순 이자지출로 부담이 가장 큰 기업이었다. 이어 메디톡스(-8억 원), 유유제약(-8억 원), 한국유니온제약(-8억 원), 팜젠사이언스(-6억 원), 비씨월드제약(-6억 원) 등도 현금 운용 측면에서 새어나간 이자가 많은 곳으로 나타났다. 최근 금리가 인상되고 있는 시점에서 추세대로라면 연간 25억 원 정도의 이자 부담이 발생하게 되는 셈이다.

반대로 이자로 재미를 본 곳도 있었다. 대봉엘에스는 4억 원의 순이자수익을 올렸다. 일성신약(3억 원), 경동제약(2억 원), 신풍제약(2억 원), CMG제약(2억 원), 이연제약(2억 원) 등도 이자로 수익을 만든 곳 들이었다.

금리차로 이자 손해를 봤다면 수출에 강점을 둔 일부 제약사들은 환율로 재미를 봤다. 최근 환율이 급등하면서 외화를 통한 이익 규모가 늘어났다는 뜻이다. 서울외국환중개 기준 미국 달러의 매매기준율은 지난해 5월 31일 1,116원에서 1년이 지난 지난달 30일 기준 1,256.9원으로 12.6%가 상승했다.

실제로 외환 거래가 있는 38개 중소제약사 가운데 28곳에서 외화거래의 처분(환산)으로 인한 이익이 더 많았고 환이익은 35억 원이었던 데 반해 환손실은 7억 원에 그쳐 이익은 손실의 5배에 달했다.

가장 큰 폭의 외화 이익을 챙긴 곳은 원료제약사인 에스티팜이었다. 외환으로만 8억 원의 이익을 냈다. 이 회사는 신약 원료의약품이 주력 제품으로 세부적으로는 RNA 치료제의 주원료인 올리고(Oligonucleotide)와 저분자 신약 CDMO 그리고 제네릭 CMO 사업을 통해 수출액이 1분기 320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87%에 달했다. 환율변동에 따른 민감도 분석에 따르면 에스티팜은 환율 10% 상승 시 45억 원의 이익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함께 CMG제약(환차손익 4억 원), 세운메디칼(3억 원), 국제약품(2억 원), 대한약품(2억 원), 일성신약(2억 원), 동성제약(2억 원), 중앙백신(2억 원) 등도 환에서 이익을 봤다.

반면, 진양제약(환차손익 -3억 원), 국전약품(-3억 원), 현대약품, 대한뉴팜, 삼천당제약 등은 환에서 다소의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 관계사 지분 투자도 실적 가르는 변수로

중소 제약사들이 지분 투자한 관계사나 종속회사 등의 재무손익에 따른 지분법 이익과 처분이익은 크지는 않았지만 몇몇 기업에서는 시선을 끌었다.

대표적으로 팜젠사이언스는 관계사의 지분법으로만 총 716억 원의 이득을 취했다. 팜젠사이언스는 엑세스바이오의 지분 25.26%(지분 주식수 917만1,729주)를 투자 보유하고 있는데 엑세스바이오가 코로나19 진단키트 수혜로 올 1분기에만 2,855억 원의 순이익을 거두면서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됐고 이에 따라 투자 지분율만큼 733억 원의 이익이 팜젠사이언스의 손익에 반영됐다.

이외에도 안국약품(지분법 손익 +3억 원), 신풍제약(+1억 원), 국제약품(+1억 원)은 이익을 안았다. 반면, 부광약품(–4억 원), 경동제약(-4억 원), 이연제약(-3억 원) 등은 다소 손실을 봤다.

한편, 삼성제약은 보유한 상장 투자주식의 주가 하락에 따른 손해를 입었다. 보유한 젬백스(97만145주 보유)의 주가가 15% 하락해 26억 원의 손실을 본 것이다. 다만 이 손해는 플래스크(143만8,738주 보유)를 통해 15억 원을 이득 봐 손실 규모를 12억 원 대로 줄였다.

이 외 조사대상 기업들은 기타 영업 외 항목 중 배당금으로 인해 10곳에서 약 8억 원의 이익을 취했다. 여기에서는 경동제약이 5억 원을 받아 배당금으로 가장 많이 받았다. 또 임대료 수입과 관련해서는 14곳에서 7억 원의 임대수익이 발생했다.

반면 기타 지출 항목 중에서는 기부금이 19곳에서 13억 원이 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환경의 어려움 속에서도 사회적 공헌을 했다는 것인데 대표적으로 이연제약(기부금 지출 3억 원), 유유제약(3억 원), 경동제약(2억 원), 비씨월드제약(1억 원), 신신제약(1억 원) 등이 기부 행렬에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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