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너 없이 자회사 통한 독자적 영업·마케팅 활동에 판관비 부담↑
실적 개선 단기적 해결책 부재…지지부진 주가 흐름 지속 가능성↑
엑스코프리 美 직판 효율성 확보, SK바이오팜 가치 제고 ‘핵심키’

▲ SK바이오팜 CI
▲ SK바이오팜 CI

[메디코파마뉴스=이효인 기자] SK바이오팜에 대한 시장 기대치가 갈수록 낮아지는 모양새다. 주가는 연중 최저점 언저리를 맴돌고 있고, 증권가도 목표가를 낮춰잡고 있다. 재작년 7월 코스피 상장 당시 ‘따상상’을 기록하며 제약바이오 투자 열풍의 중심에 섰던 것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다. 미국 시장 직접 진출로 크게 주목을 받았던 핵심 사업의 성장세가 단기간에 뚜렷하게 확인되지 않으면 지금과 같은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에 변화가 찾아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SK바이오팜의 주가 하락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지난 15거래일(5.31~6.22) 동안 상승한 날은 단 이틀(6.3/6.21)에 불과하고, 이 여파로 상장 이후 처음으로 7만 원대 벽이 무너지기도 했다.

최근 국내 증시가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공포로 휘청이면서 SK바이오팜의 주가 역시 타격을 받았다는 게 중론이다. 그러나 핵심 사업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도 하락세에 한몫했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SK바이오팜의 사업 중추는 재작년 5월 미국에 출시된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최초로 신약 개발 전 과정과 FDA 허가 및 현지 판매까지 모두 독자적으로 진행한 터라 시장의 관심은 폭발적이었다. 공모가가 4만9,000원이었는데 상장 4일 만(2020.7.7)에 장중 26만9,500원까지 주가가 치솟은 것이 이를 방증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이러한 열기는 서서히 식어갔다. 자회사인 미국 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가 엑스코프리의 현지 영업·마케팅을 전담하면서 판관비가 2019년 2,026억 원, 2020년 2,635억 원, 2021년 3,014억 원으로 매년 급증, 실속 측면에서 큰 점수를 받지 못해서다.

향후 몇 년간 이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SK바이오팜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을 낮추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도래하면서 대면 영업·마케팅 활동이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고, 이는 곧 판관비 증가로 귀결될 수밖에 없어서다. 실제로 증권가에서는 올해 판관비가 3,200억 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여기에 엑스코프리의 적응증 확대와 신규 시장 진출을 위한 임상 관련 비용도 SK바이오팜의 실적 개선에 상당 기간 걸림돌이 될 것으로 지목되고 있다. 실제로 이 회사는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 소아와 성인의 뇌전증성 전신발작 및 소아 부분발작에 대한 임상 3상, 중국, 일본, 한국 등 아시아 3국에서 성인 부분발작에 대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상황이 이런 만큼 SK바이오팜이 외형 성장과 내실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일이 소요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다만 판관비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 내 직판 체계의 효율성이 제고된다면 현재의 냉각된 분위기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평가다.

증권가 관계자는 “미국 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의 영업·마케팅 조직 활용 폭이 사실상 엑스코프리 단일 품목에 집중돼 있어 SK바이오팜이 판관비 지출의 효율성을 단기간에 제고하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당장의 실적보다는 신규 시장 진입과 적응증 확대를 위한 임상 종료 이후의 성장 잠재력에 초점을 맞춰 투자에 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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