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 오는 8월 공급 목표…화이자도 변이용 백신 준비 중
초기 바이러스 기반 제품 가치 하락 불가피…시장 재편 가능성↑
토종 백신 탄생해도 사업성은 ‘글쎄’…“기술력 확보에 의미둬야”

▲ 유토이미지 사진 제공
▲ 유토이미지 사진 제공

[메디코파마뉴스=이효인 기자]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인 국내 업체의 설 자리가 갈수록 좁아지는 모양새다. 오미크론 변이에 특화된 새 백신 탄생이 임박하면서 초기 바이러스를 기반으로 한 백신의 가치 하락이 불가피해 보이기 때문이다. 향후 글로벌 백신 시장도 변이용 백신으로 서서히 재편될 가능성이 커 토종 백신 개발 동력은 갈수록 약화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국내 업체가 상용화에 성공하더라도 사업성보다는 기술력 확보에 의미를 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까닭이다.

미국 바이오기업 모더나가 오미크론 변이를 타깃으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mRNA-1273.214’를 연내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CEO) 스테판 방셀은 최근 규제당국의 승인에 앞서 새 백신을 생산하고 있으며 오는 8월부터 공급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모더나가 지난 22일(현지시각) 발표한 800여 명 대상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새 백신은 하위 변이인 BA.4와 BA.5에 대해서도 중화항체를 생성했다. 코로나19 초기 바이러스는 물론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서도 모두 면역반응을 도출하는 새로운 예방 옵션 등장이 눈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모더나의 강력한 경쟁자인 화이자·바이오엔테크도 현재 오미크론 변이용 백신을 준비하고 있다. 기존 코로나19 백신 시장에 조만간 변화의 바람이 불어올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는 배경이다.

상황이 이런 만큼 국내 개발사의 향후 행보에도 자연스럽게 시선이 쏠리고 있다. 새 백신 탄생이 상용화를 목전에 두고 있는 업체에는 사업성 측면에서 영향을 줄 수 있고, 현재 임상을 한창 진행 중인 곳에는 개발 중단과 지속에 대한 고민을 안겨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개발 업체를 바라보는 시장 분위기는 비관론이 팽배한 모양새다. 오미크론 변이 등장으로 1세대 백신의 예방 효과가 크게 퇴색한 상황인 데다 이미 다수의 제품이 나와 있는 만큼 상업화 문턱을 넘더라도 토종 백신이라는 상징성을 얻는 것 외에 실질적인 실익을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전 세계 접종 완료 인구 비율(Our World in Data/2022.6.22 기준)이 61.3%, 1회 이상 접종 비율이 67%에 달하고, 1세대 백신의 글로벌 수급이 안정화에 접어든 점도 토종 백신의 상업적 가치를 평가절하 하는 요인으로 대두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2세대 백신 공급이 본격화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고, 엔데믹에 따른 기존 백신 수요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들며 토종 백신에 대한 기대감을 여전히 내려놓고 있지 않다.

그러나 이 목소리는 갈수록 힘을 잃어가고 있다. 국내 업체들의 임상 속도가 대부분 더뎌 개발 성공 여부나 상용화 시점을 점치기 어렵고, 안전성과 효과성 데이터를 충분히 축적해 놓은 기존 제품의 자리를 뺏어올 정도로 제품 경쟁력이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도 명확하게 해소되지 못하고 있어서다.

약업계 관계자는 “여러 기전의 1세대 백신이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데다 팬데믹 초기 공급 부족의 문제도 사실상 해결이 된 상태라 비교우위가 불확실한 후발주자가 자리를 잡기는 쉽지 않다”며 “특히 엔데믹을 대비한 변이 맞춤형 백신 등장이 가속화되면 초기 바이러스를 기반으로 한 백신의 필요성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런 만큼 개발을 포기하는 국내 업체가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고, 사업성에 대한 시장 기대감 역시 빠르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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